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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1-25 조회수 : 474

<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 > 
 
복음: 마르코 16,15-18 
 
우리를 위해 열려있는 그리스도의 구원소명 
 
 
로마에서 유학할 때 프랑스 파리에서 교구 유학생들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비행기로 가지 않고 봉고차를 빌려 아침 일찍 출발하였습니다.
로마에서 파리까지는 쉬지 않고 달려 차가 막히지 않아도 12시간은 족히 운전을 해야 하는 거리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서로 바꿔가며 운전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먼저 운전을 시작한 한 신부가 끝까지 피곤하지 않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운전할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파리까지 혼자 운전을 하여 도착하였습니다.
아마도 로마에서 파리까지 운전을 쉬지 않고 했다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신부는 파리에서 기다리던 다른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영웅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 장시간을 혼자 운전하는 희생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또 대단한 일을 해 낸 것에 대해 자신도 매우 만족해하였습니다. 
 
그러나 함께 온 저희들은 약간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는 운전을 할 수 있었는데도 하나도 도움을 주지 않은 사람들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성취감을 조금 줄이면서 저희들에게도 그 영광이 조금은 돌아오게 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오늘 성 바오로 회심 축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바오로는 교회를 박해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없애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이 철저하게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유태인으로서 바리사이파 사람으로서 또 성전에서 공부한 사람으로서 그리스도교는
여전히 자신들의 전통 종교에 반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회를 박해하기 위해 다마스커스로 가던 도중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은 “왜 나를 박해하느냐?”라고 묻습니다.
누구시냐고 하는 질문에 “나는 네가 박해하는 나자렛 사람 예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시지 않으십니다.
당신 육체를 지니시고 하늘로 승천하셨습니다. 
 
바오로가 박해하던 것은 교회였지 예수님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교회를 당신 자신과 동일시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니아스에게 나타나시어 그에게 안수해 주고 세례를 주고 죄를 용서받도록 이끌어 주라고 하십니다.
하나니아스는 바오로에게 가서 안수를 주고 세례도 줍니다. 
 
“일어나 그분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며, 세례를 받고 죄의 용서를 받으십시오.” 
 
왜 예수님은 직접 그를 개종시키시고 독자적인 당신 제자의 길을 걷게 하지 않으셨을까요?
예수님은 바오로를 하나니아스로 대표되고 있는 교회로 보내실 따름입니다.
당신이 모든 것을 다 하시려고 했다면 교회를 세우실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포도나무 비유에서 “너희는 나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하십니다.
만약 바오로에게 주님의 빛이 비추어지지 않았다면 그가 개종하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도 아버지께서 불러주시지 않으면 당신께 올 수 없다고 하신 것입니다. 
 
바오로는 이 일 때문에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면 누구도 구원받을 수 없음을 굳게 믿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알아야 할 또 한 가지는 바오로의 구원을 위해 은총을 교회를 통해서 내린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은 인간 모든 죄를 위한 하나의 완전한 보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실 힘이 없어보이자 키레네 사람 시몬에게 대신 십자가를 지도록 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보속이 감소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에게 당신 수난의 영광을 함께 나누어 주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으시지만, 우리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하시지 않으십니다.
그래야 우리가 당신의 공로를 나누어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키레네 사람이나 하나니아스는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여 그 부활도 함께 누리게 되는 상징이고, 또 그리스도의 복음전파에 동참하여 그 영광도 함께 누리게 되는 우리들의 상징입니다. 
 
만약 그들이 예수님을 대신해 십자가를 지게 되지 않았거나, 바오로에게 안수와 세례를 주지 않았다면 우리가 어떻게 그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도 그리스도의 구원소명에 참여하여 그 분의 영광 또한 함께 나누어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 분은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지만 우리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하기를 원치 않으신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합시다. 
그리고 우리들도 그리스도의 복음전파에 초대받고 있음도 잊지 말아야하겠습니다. 
 
또한 봉사하면서 다른 사람이 그 봉사에 참여하려고 한다면 언제든 그 역할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열린 마음도 가질 줄 알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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