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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2-16 조회수 : 611

땅에 속한 사람과 하늘에 속한 사람은 하는 일로 명확히 구분된다 
 
 
예수님께서 오늘 당신이 하늘에서 오신 분임을 증언하는 것은 요한뿐만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오늘은 특별히 당신이 하시는 일이 당신을 증언한다고 하십니다. 
“나에게는 요한의 증언보다 더 큰 증언이 있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완수하도록 맡기신 일들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이다.”(요한 5,36) 
 
당연히 하늘의 사람과 땅의 사람은 하는 일이 다릅니다. 완전히 땅에 붙어있는 것들을 생각해볼까요?
식물들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그 식물들은 오로지 자신이 살려고만 합니다.
자기가 살려고 땅의 영양분을 빨아먹습니다. 아무리 인간이 벼를 키우려고 심어도 피와 같은 것들이 날아와 자랍니다.
밭에는 잡초들이 자랍니다.
땅에 속한 것들의 일은 ‘생존’뿐입니다.  
 
동물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무리생활하기는 하지만 그 목적 역시 생존입니다.
물론 관계 안에서 오는 소속감이나 행복은 어느 정도 식물이나 미생물, 모기와 같은 존재와는 차이가 납니다.
동물들은 그래서 약간은 땅에서 하늘로 올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높이 하늘로 오를 수 있는 존재는 인간입니다. 인간은 어느 정도까지 하늘에 사시는 창조자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바로 부모입니다.
부모에게 자녀는 모기와 같습니다.
부모를 통해 자기 생존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부모는 그런 자녀를 위해 자기 살과 피를 내어주며 자녀들을 살립니다. 
부모는 창조자이기 때문입니다. 
 
창조자는 하늘이고 하늘에 속합니다.
하느님은 완전히 하늘에 속한 분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당신이 하늘에서 오셨다고 말씀하실 때 이렇게 증언하시는 것입니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루카 7,22-23) 
 
예수님은 온전히 당신 자신을 내주셔서 인간을 회복시키시고 살리십니다. 
완전한 양식이 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부모이고 그래서 하늘에 속하십니다. 
 
저도 스물다섯 살까지는 제가 살려고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성당에 다녀도 나의 생존을 위해 다닌 것입니다.
그러나 신학교에 들어오면서는 다른 이들의 생존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물론 잘 안되었습니다.
내가 하늘에 속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먼저 필요했던 것이 ‘믿음’이었음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우와한 비디오’에 ‘지체 장애인 아빠가 택시 운전대를 잡는 사연’이 소개되었습니다.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로 온전히 걷지 못하는 아빠가 있습니다.
소아마비를 앓는 아내와 같이 두 아이를 낳았습니다.
장애 때문에 쉽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던 이 부부는 나라에서 나오는 보조금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딸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에게 말할 때, “우리 아빠는 매일 집에서 논다”라고 말하는 것을
아내를 통해 듣게 됩니다.
이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아빠가 양발을 쓸 수 없어도 다른 집처럼 일하기를 바랐습니다.  
 
아빠도 아이들을 위해 일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그는 양발 없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택시 운전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운전면허 시험을 보았습니다.
일곱 번이나 낙제하였지만, 여덟 번째는 성공합니다.
그리고 택시 운전을 하다 보니 사람을 만나기를 좋아하는 그 성격대로 아이들도 좋아하고 아내도 좋아하는 가장이 되었습니다.
이분의 마음 안에는 ‘아빠라면 그래야 한다!’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아빠임을 잊는다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직 창조자라는 믿음만이 나를 하늘에 속하게 합니다. 
 
또 ‘해발 1000미터 정상까지 아들 업고 등산하는 아빠’라는 비디오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아빠는 “힘들다. 근데 해야 한다.
아들 대신 뛰는 거니까!”라고 말하며 아이들 업고
매일 1,000미터가 넘는 산을 오릅니다.
게다가 휠체어를 밀며 마라톤을 하는 아버지도 있습니다.
마라톤을 완주하고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을 때 아이는 웁니다.
자기를 위한 아빠의 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빠의 피로 자녀의 자아가 죽고 자녀도 아빠처럼 남을 살리는 삶을 살게 됩니다.  
 
다른 게 없습니다. 땅에 속한 존재였다고 하늘에 속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하늘의 일, 곧 생명을 회복하는 일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 일은 내가 창조자라는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내 힘으로 하려고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내가 죽고 그리스도가 되었다고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이도 아버지가 될 수 있다고 믿어야 창조자가 되고 자녀를 살리는 부모가 됩니다.
이 때문에 왜 내가 죽었고 그리스도가 되었음을 믿어야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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