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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1-03 조회수 : 580
잃어버린 양을 구하는 법: 먼저 나에게 음식을 대접하게 하라! 
 
  
 
유튜브 ‘SBS STORY, TV 동물농장’, ‘걸어 다니는 흰머리수리?’에 맹금이지만 소심쟁이 백설이가 나옵니다.
백설이는 하늘의 제왕이라 불리고 사냥의 명수 맹금류지만 날려고 하지 않습니다.
걸어만 다닙니다.
사람의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랍니다. 미꾸라지와 같은 살아있는 것들은 보기만 해도 질겁을 합니다.
먹이를 보고 도망 다닙니다.  
 
백설이가 이렇게 된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인간에게 길러졌기 때문입니다.
워낙 약하게 태어나서 사육사가 먹이를 집어주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열다섯 살이 되어서도 본인이 인간인 줄 알고 걸어 다니기만 하는 것입니다. 
 
맹금류를 팔 위에 앉힐 때는 보통 소가죽으로 만든 장갑을 사용하는데 백설이는 워낙 인간을 해칠 마음이 없어서 맨살에 올려놓아도 살포시 앉아있습니다.
본인이 인간과 인간 세상에 속한다고 믿게 된 것입니다.  
 
백설이를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자연에 속한 자신과 비슷한 것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동물농장에서도 매를 이용하여 사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백설이도 들썩들썩하더니 동물을 사냥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보지 못해서 못 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연에 다니는 것들을 잡아서 먹게 되고 고공비행도 성공합니다.  
 
사람이 주는 음식을 먹으면 사람에게 속합니다. 자연이 주는 음식을 먹으면 자연에 속합니다.
음식이 나오는 출처가 자신이 속할 세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식사하십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는 과정이라고 하십니다.  
 
왜 죄인들이 주는 음식을 예수님께서 받아 드셔야 할까요?
그 이유는 먼저 죄인들의 세상에 속해야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그리스도의 세상에 속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유튜브 ‘우와한 비디오’, ‘신원 조회 불가, 어느 날 산속에서 홀연히 나타난 할머니의 정체는?’에서는
40년간 이름도 출생신고도 되지 않은 산속에서 지내는 한 할머니가 나왔습니다.
그 할머니는 남들이 먹다 버린 만두나 귤껍질 등을 삶아서 드시며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제작진들은 그분을 자신들의 세상으로 끌어와야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할머니에게 그런 음식 먹으면 안 된다고, 자신들이 맛있는 것을 사드리겠다고 설득합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제작진을 내쫓습니다.
자신의 세상과 그들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서 마치 사람이 새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소원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제작진은 먼저 할머니의 마음을 열어야 했습니다. 그 추운 겨울에 텐트를 치고 침낭에서 자며
할머니와 대화를 시도하고 필요한 것들을 도와주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장 좋은 쌀과 김치로 밥을 지어서 제작진들에게 주었습니다. 
 
제작진들은 어쩌면 짐승에게는 적당한 그 음식을 받아먹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로써 제작진들이 자신과 다를 바가 없음을 믿게 됩니다.
그러자 제작진의 세상에도 내려갈 용기가 생깁니다.
그렇게 할머니는 입원하여 치료받으십니다.  
 
‘우와한 비디오’에 보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세상에 갇혀 있는 분들을 우리 세상으로 끌어내는 이야기가 여러 편 소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 우리 집을 뺏으려 한다! 365일 화장실에서 생활하는 여인’과 같은 것입니다.
여기서도 할머니는 누군가 자기 집에 독가스를 주입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항상 마스크를 하고 열한 달 넘게 화장실에서만 생활합니다. 
 
이분을 다시 거실로 끌어내기 위해 제작진은 습기가 많고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할머니 어깨도 주물러드리고 이야기도 들어줍니다.
할머니는 제작진이 고마운지 화장실에서 라면을 끓여주십니다.
제작진은 화장실에서 할머니가 주시는 음식을 받아먹습니다.
이때 할머니는 제작진이 당신과 다를 바가 없음을 믿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도 그들의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믿게 됩니다. 
 
결국 할머니는 거실로 나가서 정식으로 그들에게 밥상을 차려줍니다.
예수님께서 죄인들이 주는 음식을 드시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셔서 우리가 제공하는 음식, 곧 미사 때 봉헌되는 빵과 포도주를 받으십니다.
먼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속하시고 죄인들 안에 들어오셔서 우리와 다를 것이 없는 인간임을 믿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마치 아브라함이 멜키체덱에게 소득의 십분의 일을 봉헌했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가 가진 선악과를 봉헌해야 합니다.
내가 봉헌하는 것을 그분이 받는 것을 보아야만
그분이 나와 다르지 않음을 믿게 됩니다.
마치 엠마오로 내려가던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성경을 가슴 뜨겁게 해석해 준 것에 고마워서
음식을 대접해드리기 위해 자신들의 집에 초대한 것과 같습니다.
우리도 정성스러운 봉헌으로써 주님을 우리 안에 초대하고 음식을 대접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엔 그분의 세상에 속하기 위해 그분이 주시는 양식을 먹어야 합니다.
이것이 성체와 성혈입니다.
이 성체와 성혈을 영함으로써 우리는 이제 그분의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그분처럼 될 수 있음을 믿게 됩니다.
그분이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되실 수 있는 것을 믿는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도가 될 수 있음을 믿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믿을 때 그분의 세상에 속하게 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께서 잃어버린 양을 찾는 방식이고 우리가 세상에서 똑같이 실천해야 하는 사랑의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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