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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3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0-31 조회수 : 630

같은 생각을 이루어, 나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 주십시오. 
 
복음 선포자들의 가장 큰 위로 
 
 
얼마 전에 제가 주기적으로 만나오던 신자들 한 팀 내에 분열이 생겨서 서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두 팀에서 각자 저를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두 팀을 다 만날 힘이 나지 않습니다.
몇 년 동안 만나온 것이 허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저도 어쩔 수 없이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라 저를 만나는 사람들이 그 복음을 받아들여 주님의 뜻 안에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볼 때, 제가 그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싶은 열의가 더 솟구치게 됩니다. 
 
필리피서는 복음을 전하는 바오로 사도의 기쁨이 어디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지 잘 알려줍니다.
당시 필리피인들 사이에서 온전한 사랑이 아닌 이기적인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는 이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복음을 전하는 이들 중
“어떤 이들은 시기심과 경쟁심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필리 1,15)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또 그들은 바오로를 시기해서 자신의 입지를 더 굳히려고 “이기심이라는 불순한 동기”로 복음을 전합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그런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가식으로 하든 진실로 하든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니, 나는 그 일로 기뻐합니다. 사실 나는 앞으로도 기뻐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복음선포자들의 자질을 판단할 권리는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악을 선으로도 바꾸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그저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에 기쁨을 두어야합니다. 
 
이렇게 “뜻을 같이하고 같은 사랑을 지니고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이룬” 사람들이 많아짐을 보는 것이 복음을 전하는 이들이 받는 보상, 즉 기쁨인 것입니다. 
 
지난 한 달 정도 강의가 많아 조금 피곤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그 일정을 모두 소화한 지금,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뿌듯함이 올라옵니다. 
 
‘사제는 사제를 필요로 한다’라는 책 제목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향해 앞으로 달려가다 보면 조금은 지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방향으로 열심히 달리는 누군가를 보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위로가 되고 힘이 됩니다. 
 
제2차 대전 중 한 어린 영국 군인이 총에 맞아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동료가 그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을 물었습니다.
그는 먼저 어머니에게 “아들은 고통 없이 기쁘게 죽었습니다”라고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자신이 다니던 교회의 주일학교 교사에게  
“선생님의 가르침 덕으로 저는 그리스도인으로 편하게 눈을 감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그 병사는 어머니에게 말을 전하고 그 선생님을 찾았는데 그 선생님은
“사실 저는 주일학교 교사를 하다가 지쳐서 그만 두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씨 뿌리는 사람에겐 추수만큼 큰 위로가 없습니다. 
복음선포자에겐 그 복음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큼 큰 힘을 주는 것이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위로해준다는 것이 오히려 저에겐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이들을 기쁘게 해 주는 유일한 방법은 그 전한 복음으로 같은 주님의 뜻과 생각을 품은 동료 복음 선포자로 태어나는 것을 보여주는 것뿐입니다. 
 
복음 선포자의 가장 큰 위로자는 자신이 낳은 또 다른 복음 선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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