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행복을 위해: 가끔은 다 내려놓고 잠시 나무 위로 올라가 봅시다
로맹 가리(Romain Gary)는 세계 3대 문학상인 콩쿠르상을 2회 수상한 경력을 가진 유일한 인물입니다.
본래 콩쿠르상은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지만 로맹 가리는 다른 필명으로 두 번을 받았습니다.
그렇게나 명예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많은 영예를 안았지만 1980년 권총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가 집필한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한 ‘새벽의 약속’ 줄거리입니다.
로맹은 어렸을 때 거짓말 잘하기로 유명한 유대인 홀어머니 밑에서 컸습니다.
어머니는 로맹에게 “너는 커서 위대한 인물이 될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대사가 될 것이고, 유명한 작가가 될 것이고, 전쟁영웅이 될 것이라 했습니다.
밀수품을 판다는 것을 마을 사람들로부터 신고당해 그는 아들을 데리고 마을 한 복판에서
아이가 반드시 영웅이 될 것이라 소리쳤습니다. 로맹은 그때 가장 괴로웠던 순간이지만 그 이후로 정말 어머니 뜻을 이뤄드려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그 비웃음이 미래의 로맹 가리를 만들었습니다.
로맹은 자신이 좋아하던 그림 그리기를 어머니 뜻에 맞지 않아 포기하고 법학을 공부하러 파리로 옵니다.
어머니는 그곳에서도 말 수완을 발휘해 건물주가 됩니다.
하지만 아들은 아무리 글을 써도 읽어주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군대에 들어가서 장교가 되기로 합니다.
그것도 제대로 안 됩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300명 중 유일하게 자신만 소위로 진급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거짓말로 아들이 잘나가고 있다고 사람들에게 소문내고 다닙니다.
로맹은 어머니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당뇨로 쓰러져가면서도 자신을 위해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무언가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가 성공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계속 아들에게 용기를 주는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로맹은 점점 미쳐가며 모기를 잡겠다고 총을 쏴서 감옥에 갇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기대대로 잠을 자지 않고 책을 썼으며 전쟁에서 영웅이 될 일을 찾았습니다.
비행기 조종사였던 그는 복부에 총을 맞고 조종사는 눈이 보이지 않음에도 큰 공을 세워 드 골 장군에게 훈장까지 받게 됩니다.
또한 군복무하며 쓴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며 어머니의 꿈을 모두 이뤄드립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어머니께 편지로 써 보내는데도 어머니의 편지는 계속 글을 쓰고 영웅이 되라는 격려뿐이었습니다.
몇 년 만에 어머니를 찾은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니가 3년 전에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신 것입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격려하기 위해 250통이나 되는 편지를 써 놓고 사람에게 부탁하여 계속 그것을 붙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로맹은 어머니의 뜻을 다 이뤄주고도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행복하다고는 했지만, 66세에 자살했습니다.
그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어머니가 행복이라 말하던 것을 그대로 믿은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을 알까요? 모두가 돈과 쾌락과 명예만 좇으며 지금은 그것이 없어서
고통스러운 것이라 착각합니다.
오늘 복음은 세관장 자캐오의 이야기입니다. 자캐오는 이 세상에서 돈이 최고라 여기던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자기 자신에게 솔직했습니다.
그것이 행복이 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무에 올랐습니다.
더 행복할 무언가를 찾았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서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을 버리면 행복하다고 외치셨습니다.
그는 예수님께 매료되었습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서 죄인들과 어울리는 것은 못마땅해합니다.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루카 19,1)
하지만 자캐오는 죄의 고통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미 많은 죄를 지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루카 19,8)
바리사이들은 말할 것입니다.
“죄를 지어 그리스도를 만나는 게 낫다면, 그 죄 때문에 피해 본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중에 갚는 게 무슨 소용인가? 그들이 이미 고통으로 죽었을 수도 있는데.”
하지만 예수님은 여전히 죄인들의 편을 들어주십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 19,9-10)
사실 바리사이들도 죄를 지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자캐오와 달랐던 것은 죄가 행복하지 않음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로맹도 끝까지 어머니가 요구하던 길이 행복이 아님을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어머니에게 감사했습니다.
자신에게 자존감을 심어주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내가 나를 쓰레기로 여긴다면 확실히 쓰레기가 되지.”(『밤은 고요하리라』, 로맹 가리)
하지만 그러한 자존감은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자존감도 수준이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행복은 행복이 아니라는 하느님 자녀로서의 자존감을 가져야 합니다.
자캐오는 이것을 찾을 줄 알았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이 행복이 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차피 죄를 짓습니다.
그 죄를 지으며 행복한가, 행복하지 않은가를 살펴야 합니다.
나의 감정에 솔직해야 합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로보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마약을 배워 나이가 들어서도 그것을 끊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뛰어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망가진 인생을 살았습니다.
영화도 망치고 여자도 떠나고 감옥에도 여러 번 들락거렸지만, 마약을 끊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가 마약을 끊게 된 계기가 있는데, ‘치즈버거의 맛’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어느 날 자신이 좋아하는 치즈버거를 먹는데 치즈버거의 맛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는 마약과 치즈버거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그 순간 가진 마약을 모두 바다에 던져버렸습니다.
그가 마약 대신 치즈버거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아이언맨은 탄생할 수 없었습니다.
자캐오는 돈을 좋아하는 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았습니다.
자기를 섬기는 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자기 집에 모시고 그분의 뜻으로 자기 뜻을 죽이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하지만 가리옷 유다는 돈을 좋아하는 마음이 고통의 시작임을 알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죄를 지어도 돈이 행복이란 생각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죄를 많이 지어야 죄가 고통임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 행복이고 무엇이 고통인지 알려고만 하면 알 수 있습니다.
빨리 깨달을수록 덜 죄를 짓고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맞이할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세상을 바라보면 왜 저렇게 아웅다웅 살았는지 이상하게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봅시다.
그러면 “무엇을 하면 행복할 거다”가 아니라
“무엇을 하든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행복을 찾다 보면 그리스도를 만나게 됩니다.
더 행복하려는 사람만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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