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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0-19 조회수 : 571

참 행복의 비밀: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 
 
 
서울에서 클럽을 운영하며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겨온 영수(황정민).
운영하던 가게는 망하고 애인 수연(공효진)과도 헤어지고, 설상가상으로 심각한 간경변까지 앓게 됩니다.
영수는 도망치듯 시골 요양원 ‘희망의 집’으로 내려갑니다.  
 
여기에서 8년째 요양원 ‘희망의 집’에서 살며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 은희(임수정)를 만납니다.
숨이 차면 죽을 수도 있는 중증 폐 질환 환자지만 은희는 밝고 낙천적입니다.
자신의 병에 개의치 않고 연애에도 적극적인 은희는, 첫날부터 자꾸만 신경 쓰이던 영수에게 먼저 다가갑니다. 
 
죽음을 몹시도 두려워하는 영수는 아픈 것도 무서운 것도 없어 보이는 은희에게 의지하게 되고,
손을 잡고, 밤을 함께 보내면서 보통의 커플들처럼 그렇게 행복한 연애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요양원을 나와 함께 살기로 합니다.  
 
1년 뒤. 은희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영수는 마냥 행복한 은희와는 달리 둘만의 생활이 점점 지루해집니다.
궁상맞은 시골 생활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병약한 은희 옆에 있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이때 영수 앞에 때마침 서울에서 수연이 찾아오고 서울 생활로 돌아오라고 합니다.
영수는 은희를 떠나 서울로 갑니다. 은희는 힘들지만, 영수를 놓아줍니다.  
 
영수는 서울에서 수연과 행복할 것 같았지만, 역시 행복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또 술과 담배를 합니다.
그리고 다시 간이 몹시 안 좋아져 입원합니다.
그리고 은희가 죽어간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병원을 찾은 영수는 은희의 죽음을 봅니다.
은희는 영수를 보고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렇게 영수는 진짜 행복은 은희와 있을 때였음을 깨닫고 한없는 눈물을 흘립니다.  
 
왜 은희는 영수에게 수연보다 더 큰 행복을 줄 수 있었을까요? 죽음이 목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사랑에서 옵니다.
그런데 제대로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은 내어줌입니다.
죽음이 없으면 갖는 사랑을 하고 죽음이 있으면 주는 사랑을 합니다. 
 
죽음을 전제하면 모아들이는 삶이 아닌 내어주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행복한 것입니다.
모아들이는 늪이 되느냐, 내어놓는 옹달샘이 되느냐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사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달렸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항상 죽음을 준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유는 양식을 충실히 내어줄 수 있는 집사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 찾아오시는 날이 죽음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예수님께서 찾아오실 수 있습니다. 곧 오늘 우리가 죽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죽음을 옆에 둔 사람만이 양식을 종들에게 내어줄 수 있는 것입니다.
죽음을 옆에 두지 않는 사람은 먹고 마시고 종들을 때립니다.
그런 사람은 사랑받지 못하기에 행복하지도 못하고 나중엔 구원받지도 못합니다.  
 
죽음이나 멸망에 관한 것은 두려움을 자아내기 때문에 우리가 좋아하는 주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무일도 끝기도에서 매번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는 사람만이 다음 날에도 이웃을 참으로 사랑할 수 있는 옹달샘과 같은 삶을 살게 합니다. 
 
사랑을 많이 받아야 행복합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우리가 태어날 때 우리만 울었고 다른 모든 사람은 웃었듯이, 우리가 죽을 때 우리는 웃고 다른 모든 사람이 울게 살라고 하셨습니다.
죽을 때 웃으려고, 곧 오늘 밤에 잠자면서 웃으려고 하는 삶이 종말을 사는 삶입니다. 
 
죽음을 옆에 두지 않으면 참으로 내어줄 수 없고 그러면 사랑받을 수 없어서 행복할 수 없고
구원도 받지 못함을 잊지 맙시다.
항상 오늘이 마지막이라 여기고 살아갑시다.
그래야 행복하고 영원한 생명도 누리게 됩니다.
이렇게 하도록 그리스도께서 인간이 죽어도 부활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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