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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3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8-31 조회수 : 823

루카 4,38-44 
 
새벽에 일어나 기도할 때 이것 회복에 집중하세요 
 
 
‘금쪽같은 내 새끼’ 111회에 엄마에게 반항하면서도 엄마를 좋다고 말하는 예쁜 쌍둥이 자매가 나왔습니다.
엄마는 이혼한 상태이고 아빠는 일주일에 한 번 와서 아이들과 놀아줍니다. 
아이들은 엄마와 사는 것을 원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들보고 공부하라고 해놓고는 자신은 시끄럽게 피아노치고 어떤 때는 술에 취해 늦게 돌아옵니다.
아이들에게 해줄 만큼 해준다고 생각하지만 보통 사람이 볼 때는 엄마가 아이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않고 소통할 줄도 모른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아이들이 동물 흉내를 많이 낸다는 것입니다.
개 소리도 하고 고양이 소리도 합니다.
엄마와 동물의 소리로 소통하고 싶어 합니다. 이는 엄마도 동물이고 자신들도 동물에 불과하다는 믿음이 있음을 말해줍니다.
사람은 정체성대로 사는데 아이들의 정체성은 인간도 아닌 동물이라 믿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회생활을 하더라도 동물의 수준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정체성은 부모로부터 받습니다.
아이들은 엄마의 감정과 정체성을 물려받습니다.
엄마가 자신을 동물처럼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엄마는 부모에게 학대받으며 컸습니다.
부모가 맞벌이했는데 엄마가 퇴근해 1차로 아이를 때렸습니다.
그다음 아빠가 퇴근해 2차로 때렸습니다.
아무 이유가 없었다고 합니다.
남동생과 강아지 한 마리가 자신들의 울타리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강아지와 소통해야 했습니다.
금쪽이 엄마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동물이었어요.” 
 
이 믿음을 자녀도 받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모르게 우리 자신을 규정합니다.
이것이 정체성입니다.
이 정체성은 부모로부터 받습니다.
하지만 자녀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교육하더라도 아이들은 낮은 자존감으로 살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시몬의 장모의 열병을 치유해 주시고 악령을 쫓아내시며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떠나지 말아 달라고 붙잡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루카 4,43) 
 
여기에서 예수님께서 어떤 내용의 복음을 선포하셨는지 나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병자들을 치유하고 악령을 내쫓으셨다는 내용입니다.
이것이 곧 복음 선포입니다. 
 
복음은 하느님 나라, 곧 에덴동산이 다가왔다는 선포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으면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병들고 배고픈 이에게 지금 당장 하느님 나라의 행복은 소원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먼저 육체적이고 영적인 병부터 고쳐주시며 그것이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이라
전하고 계신 것입니다.  
 
복음이 영적인 것이라고 해서 육체적인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병자를 고쳐주고 악령을 쫓아내고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말로 전하는 복음은 그다음이 되어야 합니다.
행복하게 해 주기 전에 전하는 복음은 그 사람 안으로 스며들지 못합니다.
아무리 맞는 이야기일지라도 잔소리에 불과하게 됩니다. 
 
이웃을 위해 어떤 복지도 주지 않는 교회는 그렇게 세상에 잔소리만 하는 교회로 전락하게 됩니다.
교회는 자신의 주위에 가난한 사람이 없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복음을 전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이태석 신부가 성당보다 병원과 학교를 먼저 짓겠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이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수님은 새벽에 기도하러 가셨습니다.
새벽에 무슨 기도를 하셨을까요?
‘주님의 기도’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분이 가르쳐준 기도는 주님의 기도밖에 없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내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줍니다.
이 정체성으로 병도 고쳐주고 복음도 전하셨던 것입니다.
내가 먼저 하느님이 되고 신자들을 하느님이 되게 하는 것이 사제의 역할입니다. 
 
제자들이 새벽에 물 위를 걸어오시는 그리스도를 만났을 때 베드로처럼 자신도 물 위를 걷겠다고 해야 합니다.
이 정체성이 회복되어야 나중에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올바른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와한 비디오’에 홍역으로 코가 녹아내린 할머니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마에는 못이 박혀있습니다.
사람들은 할머니에게 이젠 기술이 발달했으니 코 이식수술을 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비용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3차에 걸친 대수술을 해야 해서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할머니는 자녀들에게 부담 주기 싫어서 처음엔 수술하기를 꺼립니다.
하지만 막내아들 결혼식에 온전한 모습의 어머니로 참석하고 싶다는 생각이 이 험난한 길을 갈 용기를 주었습니다.
결국 피가 잘 통하지 않아 1년에 가까운 4차의 대수술 끝에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다고 하십니다.  
 
할머니는 아들의 결혼식 때문에, 엄마라는 온전한 정체성을 되찾고 싶으셨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고난을 참아 받으셨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기도해야 하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기 위해 당신 자신을 거룩하게 하신다고 하십니다.
어떤 삶이 거룩한 삶일까요? 나 자신을 그리스도로 믿고 사는 게 거룩한 삶입니다.
하지만 그 믿음을 회복하는 일은 대수술을 하는 것처럼 힘이 듭니다.
그렇더라도 끝마치고 나면 날아갈 듯이 기쁩니다. 
 
복음을 전하는 이들이 새벽에 일어나 기도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특별히 새벽에 기도하면서 하느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먼저 회복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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