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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8-25 조회수 : 863

 
하느님은 전능하시면서 왜 우리에게 일을 시키시는가?  
 
 
‘금쪽같은 내 새끼’에 아이들이 엄마를 극도로 미워하고 반항하고 때리고 심지어는 발에 오줌까지 싸는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48화에 보면 10살 아이가 10개월째 등교 거부하며 어머니 속을 썩이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혼자 있을 때 공부를 집에서 합니다.
공부하기는 하는 데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 싫은 것입니다. 
 
전에 나왔던 이지현 씨의 아이도 그랬습니다.
둘 다 공통점은 이혼가정이라는 것입니다.
남편이 없어서 엄마는 아빠 없는 아이라는 소리를 듣게 하지 않으려고 잔소리를 많이 합니다.
아이는 잔소리 듣고 무언가를 하기를 원치 않는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 하고 싶은데 하고 나면 다 엄마가 하래서 한 것이 됩니다.
그러니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엄마처럼 하고 싶은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깨어있으라고 하십니다. 주인이 하인들에게 제때 양식을 주라는 소명을 주고 떠났다면 주인이 돌아왔을 때 양식을 주고 있는 이들은 깨어있는 종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종들입니다.
종은 명령받고 파견받습니다.
우리도 명령받았습니다. 
파견받았다면 소명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일어나서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명령을 되새기지 않는다면 나를 주님의 종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분명 이웃에게 양식을 주라고 파견받았습니다. 양식은 은총과 진리를 말합니다.
은총은 살과 피를 내어주는 희생이고 진리는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일입니다.
이 두 일을 할 기회를 분명 주실 것이고 우리는 하느님의 종으로서 이 소명을 수행해야 언제 죽더라도 하늘나라에 갈 수 있는 깨어있는 사람이 됩니다.  
 
문제는 왜 우리에게 일을 시키시느냐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전능하신 분이시니까 당신이 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왜 우리에게 일을 시키시고 시험하시는 것일까요? 그래야 우리가 하느님 자녀가 되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은 부모에게 봉사하면서 자녀임을 완전히 믿게 됩니다.
그래서 자녀는 부모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지시하며 자신 때문에 자녀가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자녀는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자녀가 부모에게 봉사하게 해야 합니다.  
 
2010년 한 여성이 치명적인 자동차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되었습니다.
당시 임신 4개월 때였습니다.
다행히 태아는 건강한 상태였습니다.
이후 그녀는 제왕절개 시술이 가능해질 때까지 5개월간 집에서 남편의 보살핌 속에 누워 있었고,
9개월이 되자 병원으로 옮겨져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산모는 상태가 더 안 좋아졌습니다. 의사들은 산모는 회복하기 어려우니 준비하라고 말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를 지키던 가족들도 다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그녀를 지키는 이가 한 명 있었습니다.
바로 그의 아들이었습니다.
아기는 엄마의 머리맡에 앉아 시간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서툰 말투로 대화도 건네며 단 한 번도 칭얼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항상 웃는 얼굴이었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는데 이도 제대로 나지 않은 아기가 엄마의 병원 음식을 씹어 자기 입으로 엄마의 입에 넣어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치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먹여주는 것처럼 행동하던 2013년 5월, 아기가 작은 소리로 엄마를 부를 때 엄마가 눈을 떴습니다. 
 
중국 장롱샹 씨의 기적 같은 이야기는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에 기사화 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인터뷰에서 엄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때야 3년의 세월이 지났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제 머리맡에서 미소 짓는 아기가 제 아들이라는 사실도 그제야 알게 됐고요.” 
 
의사들은 의아해했습니다.
혼수상태에 빠진 엄마는 음식을 겨우 삼킬 수만 있었고 씹지 않은 것들은 소화를 시키지 못했습니다.
아기가 어떻게 이것을 알고 음식을 씹어 엄마의 입속에 넣어주었을까요?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본성적으로 부모를 넘어서려는 욕구를 느낍니다.
태어난 아기도 엄마를 돌보는 것에서 행복을 찾습니다.
그러니 부모는 더 낮아져서 자녀가 자신에게 봉사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녀들도 부모처럼 온전한 인간임을 믿고 성장하게 됩니다.
하느님도 우리를 당신 자녀로 만들기 위해 당신에게 봉사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혜인 씨는 지적 장애인입니다.
그런데 아기가 생겼습니다.
부모도 반대했고 주위 시선도 나빴습니다.
그래도 이혜인 씨는 예쁜 딸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그 딸아이가 복덩이입니다.
엄마를 자신이 돌봅니다. 지켜줍니다.
아침 일어날 때부터 씻고 옷을 입고 출근하기 위해 도시락을 싸는 것까지 모두 자신이 관여합니다. 엄마가 학교에서 청소하는 일로 적은 돈을 벌어올 때까지, 연서는 집에서 혼자 밥 차려 먹고 설거지까지 다 해 놓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퇴근하는 오후 2시쯤 되면 밖에 나가 엄마를 기다립니다.
마치 오래 못 본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엄마에게 안깁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다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 같으면 왜 자신이 그런 부모를 만나서 이런 아이답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하는지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연서는 자기가 엄마를 돌보아 줄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기뻐합니다.
자신이 인간으로서 충분한 어른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해 준 사람이 엄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엄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 해 주는 게 사랑이 아닙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약해지고 낮아져서 자녀가 부모를 위해 일하고 봉사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고 그렇게 진짜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하느님께서도 우리가 당신 자녀가 되도록 하느님의 일을 맡기셨습니다.
이것이 선교를 위해 생명의 양식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이 소명을 통해 우리는 주님 자녀가 됩니다.
그러니 오늘도 주님께서 어떤 소명으로 우리를 파견하셨는지 묻고 우리가 하느님을 도울 수 있는 존재임에 크게 기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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