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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8-19 조회수 : 927

마태오 22,34-40 
 
사탄이 방해하는 첫 번째 기도: 식사 전 기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모든 계명 중의 첫째는 하느님 사랑이고 두 번째는 이웃 사랑이라고 말씀해주십니다.
그렇다면 사탄은 인간이 이 계명을 지켜 천국에 들어가는 것을 질투 나서 보고 있지 못할 것입니다.
사탄이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 첫 번째로 방해하는 기도가 무엇일까요?
이것만 하지 못하게 하면 인간이 계명을 지키게 하지 못하는 데 거의 다 한 것이 됩니다.  
 
지금의 멕시코에서 번성하였던 아스테카 문명이 있습니다. 이 문명은 상당히 발달한 지식을 가졌었습니다.
단 하나 문제가 있다면 사람을 죽여서 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그 인육을 자기 백성들에게 먹이는 일도 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조사에 따르면 황의 생일 때 500만에 가까운 백성을 먹이기 위해 20~30만 명의 사람을 죽였다고 하니 끔찍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물론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남자 한 명당 가격이 5천만 원이나 했다고 하니 백성들은 임금에게 감사해야 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임금이 주는 음식에 감사하면서 왕이 하는 행위 또한 인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자신들도 자녀들에게 타인을 해치며 그로부터 얻은 획득물을 주어 먹여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내가 먹는 것을 주는 대상에 감사하면 그 대상이 하는 일을 긍정하는 것이 되고 그러면 그가 하는 사랑이라는 것도 그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가족 사랑이라고는 하지만 인간사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참사랑이 이루어지려면 이런 시스템을 허물어뜨리고 다른 존재에게 양식을 받아먹어야 합니다.
당시 스페인 정복자 코르테스(Cortes)가 멕시코에 도착하였습니다. 군인은 600명 정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600명으로 사냥에 최적화된 500만의 아스테카인들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말린체(Malinche)입니다.
말린체는 귀족 집안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지만 새엄마가 유산을 자기 아들에게만 물려주려 했기에 말린체를 몰래 노예로 팔아넘겼습니다. 
 
말린체는 언어 습득 능력이 뛰어나서 결국 코르테스의 통역관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아스텍어, 마야어는 물론이요 스페인어까지 능통하였습니다.
그녀는 코르테스에게 자신이 협조하면 나중에 사람을 잡아서 제물로 바치는 그런 문화를 없애달라고 청하였습니다.
코르테스는 그녀에게 그것뿐만이 아니라 스페인 귀족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말린체는 아스테카의 제물 사육장으로 사용되는 수많은 부족에게 스페인에 협력하면 더는 사냥당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설득합니다.
그렇게 많은 부족들이 코르테스와 연합하게 되었고 덕분에 코르테스는 아스테카 문명을 허물어뜨릴 수 있었습니다.
말린체는 원주민으로서 공식적으로 첫 번째 세례를 받고 첫 번째 메스티소(원주민과 스페인계 혼혈)를 낳았으며 첫 번째 스페인 귀족이 됩니다. 
 
자신이 그렇게도 증오했던 사람을 잡아 바치고 그것을 먹는 문화를 당신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고 주시는 하느님의 체제로 변화시키려 했던 인물입니다. 이것이 사랑일 것입니다. 
 
사탄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해 주님께 감사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성체성사를 통해 그렇게 내어주시는 양식이 당신의 살과 피임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식사할 때 주님께 감사하는 사람은 사랑이 곧 자신의 살과 피를 양식으로 내어주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고 이웃을 사랑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사탄은 “이건 네 부모님이 고생해서 주신 거야!”, 혹은 “네가 번 것으로 네가 먹는 거야!”라고 자신과 인간에게 감사하게 만듭니다. 자신에게 감사하는 사람은 자아에 감사하는 것이고
뱀의 시스템을 긍정하게 됩니다.
부모에게 감사하는 사람도 부모의 부족한 면까지도 그 음식에 감사하며 받아들이게 됩니다.  
 
사랑은 하나의 시스템입니다. 밥을 주는 게 사랑입니다.
그런데 그 밥이 자신의 살과 피일 수 있다면 그 밥을 주는 이은 창조자입니다.
창조자만이 자신 안에서 양식이 솟아납니다. 피조물은 타인을 죽여서 그것을 가져다줍니다.
그것에 감사하면 그 시스템을 긍정하고 또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성체성혈을 믿고 영해야 하는 이유이고 식사 전 기도 때, 마치 작은 미사를 거행하는 것처럼 주님께 감사하며 먹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식사 전 기도를 마치 성체를 영할 때의 그 마음으로 하고 식사한다면 그 사람이 이웃을 사랑하는 모습은 그리스도를 닮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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