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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8-02 조회수 : 1236

최고 능력 발휘의 법칙: “오라고 명령하십시오!” 
 
 
IMF를 간신히 벗어난 때 우리나라에서 고용 창출 효과만 43만 명, 직접적인 부가가치 창출 효과
6조 3257억 원이나 되었던 하나의 사건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바로 2002년 월드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월드컵 공동 개최 결정을 받은 것은 1996년이었습니다.
그때는 기쁨에 가득 찼었지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듬해인 1997년 IMF 외환 위기가 터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월드컵을 치를 수 있을지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해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성적표는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에 5-0으로 진 것을 비롯하여, 부끄럽기 이를 데가 없었습니다.  
 
다급해진 축구협회는 암스테르담으로 히딩크에게 우리나라가 16강에 가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어림없는 소리라고 생각한 히딩크는 외환 위기를 겪는 우리나라에 두 가지의 거의 불가능한 제안을 합니다.  
 
조건 1. 해외 원정 훈련을 계속하면서 강팀들과 평가전을 할 예산이 필요하다. 
당시 약 120억 원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조건 2. 대표팀 선수들을 아무 때나 데려와서 훈련할 수 있게 해 달라. 이것도 역시 무리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열흘 만에 축구협회에서 O.K. 찍어버립니다.
이때 히딩크 감독의 반응은 “어라?”였습니다. 
‘오…. 아니 이걸 열흘 만에 결정할 수 있는 거야? 이 사람들은 뭐지?’ 
 
이렇게 자신에게 순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감독직을 수락합니다. 
먼저 그가 한 것은 선수들 길들이기입니다. 자신에게 순종하는 선수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후배 관계 없애려고 합니다.
가장 영향력 있었던 홍명보, 안정환 선수 따돌립니다.
이 둘은 겸손한 모습으로 월드컵을 뛸 수만 있게 해 달라고 최선을 다해 연습합니다.  
 
그리고 축구협회의 입김을 잠재우는 일입니다. 선수 23명 뽑는데 50명 불러 경쟁시킵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덜 주목 받는 선수들인 박지성, 김남일, 이을용, 최진철 같은 선수들을 선발하고
축구협회와 상의 없이 바로 언론에 공표합니다.  
 
하지만 평가전은 대부분 5-0으로 패하였고, 심지어 100분 토론에서 월드컵 본선도 얼마 안 남았는데 히딩크 감독을 경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쟁을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축구협회가 자신을 믿어줄 것을 알았습니다.
결국 본선이 얼마 남지 않아 유럽 최강팀 영국과 프랑스와 평가전을 가집니다.
영국과는 1-1, 프랑스와는 2-3으로 지기는 했지만 거의 이길 뻔하였습니다.
그리고 4강이라는 신화를 이루어낸 것입니다 
 
축구협회와 선수들이 히딩크 감독에 순종할 수 있는 마음을 갖지 못했다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불가능했을 것이라 봅니다.
누군가의 능력을 끌어올리려면 히딩크 감독은 그들이 먼저 자신의 명령에 순종해야 함을 알았습니다. 
 
오늘 물 위를 걸은 베드로가 예수님께 어떻게 말했는지를 살펴봅시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 14,28) 
 
그냥 걸어도 되겠지만, 그는 물 위를 걸으려면 그 능력이 있는 분에게 순종해야 함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먼저 명령을 해 주십사고 청한 것입니다. 이 겸손이 그를 유일하게 물 위를 걸은 사람으로 남게 했습니다.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뜻을 품고 있는 ‘한진그룹’. 창업자 고 조중훈 회장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최고의 물류기업’이라는 꿈을 이룬 인물입니다.
하지만 후손들이 일으킨 여러 사건에다 코로나까지 겹쳐 국가대표 항공사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어쨌건 조 회장은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통해 엄청난 외화를 벌어 재벌 반열에 듭니다.
당시 항공 공사는 적자로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베트남 전쟁에서 막대한 외화를 벌어온 조중훈 회장밖에는 이 회사를 인수할 방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중훈 회장은 세 번이나 거절합니다.  
 
하지만 어느 날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조 회장을 부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국적기를 타고 외국 나가는 게 소망입니다.” 
 
처음에는 절대 이 부실 공기업을 떠맡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들어갔던 조 회장은 대통령에게 순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대한항공’으로 키운 것입니다. 
[참조: ‘한국 최고 부자였던 재벌의 꿈, 그리고 후손들의 막장 드라마, 한진 그룹 이야기 ’, 유튜브 채널, ‘일사에프’] 
 
만약 대통령이 직접 불러서 그렇게 거의 명령조로 일을 시켰는데 잘못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대통령에게 책임이 클 것입니다.
따라서 그런 상황에서는 명령에 순종하는 게 좋습니다.
힘들고 어려우면 도와줄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성공하게 됩니다.
따라서 명령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대우그룹은 재계 4위까지 올라섰지만, IMF로 공중분해 되었고 김우중 회장은 죄인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그분도 나라와 기업과 젊은이를 위해 고생만 한 사람입니다.
다만 잘못한 게 있었다면 나라의 정책에 혼자 반기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설사 그것이 맞는 말일지라도 결국 기업은 나라 안에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는 구조조정에 대한 정책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책상물림 관료들이 뭘 압니까?”
비록 옳은 말이기는 하였으나 자기 생각이 너무 커지자 권력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혔고 결국 기업이 파산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물 위를 걷고 싶다면 물 위를 서게 해 주는 분이 누구인지 보고 일단은 그 명령에 순종할 줄 알아야 합니다.
명령해 달라고 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물 위에서 계속 걸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끊임없는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하는 연속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오라고 명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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