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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3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7-31 조회수 : 1365

더 가질수록 더 불안해지는 이유 

 

 

빅뱅의 지 드레곤은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춤 실력과 랩 실력으로 지금까지 꺾이지 않는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는 가수입니다.

아마 청소년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화려함 이면에는 외로움과 공허함이 가득합니다.  

 

한국 콘서트와 일본에서 진행한 지 드레곤 인터뷰의 요약본입니다. 

“저는 여러분들 덕분에 너무 좋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상당히 어릴 적부터 꿈이었고, 계속해서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까 제가 지금 꿈속에서 살고 있다는 기분이 너무 좋은데, 뭐가 꿈인지 현실인지 잘 모르겠는 그런 기분이 가끔 들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뭐가 현실이고 뭐가 꿈인지, 그런 것이 헛갈리는 순간이 엄청 많이 와요.

방송적으로 잘 안되는 것들도 다 경험해 봐야 하는 것들인데 너무 좋은 경험만 하고, 계속 좋은 인생을 살아와서….

어…. 미쳐가는 것 같아요. 외로워요. 많이 외로워요. 그냥 인생이 너무 외로워요. 

 

그러니깐 화려해서 너무 외로워요.

며칠 전에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다가 제가 스스로 편지를 쓴 적이 있는데 제가 조금 읽어드릴게요. ‘잘하고 있고, 다 잘 될 거야, 니가 그렇게 만들고 있어. 그런데 너도 좀 쉬어라.

널 위해 살아. 니가 없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지 않아, 다 알아서 돌아가는 거니깐. 자연을 보렴. 인간은 정말 작은 존재란다.

오버하지 말고, 일단 올해만 버텨보자.’”  

 

4개월 동안 진행된 월드 투어가 끝난 이후 그는 갑자기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켭니다.

원래 라이브를 하는 사람도 아니었던지라 팬들은 매우 의아했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콘서트가 끝나고 오랜만에 한국 집에 왔는데 아무도 없고 외로워서 라이브를 켰어요.” 

 

이는 지 드레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얼마 전 BTS도 데뷔 9년 만에 잠시 쉬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전엔 음악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짜내야 하는 삶에 너무 지친 것입니다.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며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게 맞나? 싶어 무섭기도 하고 정답인지 고민이 많았어요. 내가 쉬고 싶다고 하면 미워하실까 봐 사실은….” 

 

오늘 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찾아와 형이 유산을 가로챘다고 자신에게도 좀 나누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돈을 갖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며 부자의 비유를 해주십니다.

부자가 곡식을 두기 위해 곳간을 확장하지만 결국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며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 15) 

 

예수님은 모든 탐욕은 결국 생명을 유지하려는 마음에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모든 욕구는 ‘생존 욕구’라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죽는 게 두려워서 돈을 모읍니다.

그러다 돈이 많으면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돈은 죽음과 함께 썩어버립니다.

돈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돈과 쾌락과 명예는 가지면 가질수록 공허하게 합니다.  

 

예전에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작업하는 인부들이 작업 중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큰돈을 들여 아래에 그물망을 설치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물에도 떨어지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인부들이 떨어졌던 것은 생존을 월급에 의존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돈이 생명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생존을 책임져주는 그물망이 있으면 오히려 돈도 더 잘 벌립니다.

우리가 먼저 찾아야 할 것은 그물망이지 돈이 아닙니다.

돈에 의지할수록 그물망이 필요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물망을 설치하기 전까지는 돈을 많이 받을수록 더 불안하게 되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은 그물망 앞에서 돈을 청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만 의지하면 돈은 저절로 오게 됩니다.

안 오더라도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게 이젠 생존을 위한 문제가 아니라 놀이가 됩니다.

그런데도 세상 대부분은 예수님께 나아오면서도 아직도 재물에 의존하고 그런 것을 청하러 옵니다. 

 

영원한 생명을 책임져주실 분 앞에서 단 몇 년을 책임질 재물을 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만 원만 달라고 하며 부모는 그런 역할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모 자체가 안전망입니다.  

 

김준호 씨는 인하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과에 진학하여 공부하다가 군에 입대했습니다.

군복무 19개월이 되던 10월 어느 날 부대에서 관물대 위에 올라가 물건을 정리하다가 실수로 땅바닥에 떨어져 크게 다쳤습니다.

척추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경추를 크게 다쳐 전신마비 환자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절망적인 신체장애를 탓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됩니다.

그러자 입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은 사람의 자세입니다.  

 

그는 네 가지가 감사하다고 합니다.

첫째는 내가 전신마비 환자가 되었기 때문에 주님을 영접하고 믿게 된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고,

둘째는, 군대에서 다쳤기 때문에 치료비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을 하느님께 감사한다고 합니다.

셋째는 원호병원에 입원하는 중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하는데, 아내는 그때 병원의 실습생이었습니다.

넷째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구필화가(입으로 그리는 화가)가 된 것이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인당이라는 화명으로 붓을 입에 물고 글씨나 그림을 그렸고, 1981년도에는 세종문화회관 전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하느님께서 내게 베푸신 은혜를 생각할 때마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감사가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일단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그 감사는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 줄 안전망을 만났을 때 나옵니다.

세상 것에 집착하지 맙시다. 

 

그런 것들은 다 생존을 위해 내가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에 의존할수록 공허하고 불안하고 외로워집니다.

우리는 그런 공허함의 늪에 빠지며 인생을 허비하지 않도록 영원한 생명의 안전망을 쳐놓고 살 수 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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