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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7-27 조회수 : 1407

 
“어떻게 하면 저도 예수님 음성을 들을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은 하느님 나라의 또 다른 비유입니다. 밭에 묻힌 보물과 귀한 진주의 두 비유가 나옵니다.
핵심은 내가 하느님 나라를 위해 무엇을 희생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나라를 얻느냐, 얻지 못하느냐가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영화 ‘탑건-매버릭’에서 톰 크루즈는 탑건 생도들의 교관으로 나옵니다.
어느 나라에서 핵 개발하고 있어서 그 시설을 파괴하는 임무를 맡은 것입니다. 
 
탑건 팀은 그동안 졸업생도 중 천재라고 자부하는 최고의 조종사 12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6명을 선별해 작전에 투입합니다. 
그런데 12명의 탑건 졸업생들은 자만심이 대단합니다.
자신들은 누구든 이길 수 있고 어떤 작전이든 수행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그만큼 실력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작전은 그 영광만큼이나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우선 톰 크루즈는 그들의 실력을 좀 보자고 합니다.
그들이 편대로 나뉘어서 톰 크루즈를 공격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감 있게 지면 팔굽혀펴기 200번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12명 모두 톰 크루즈에게 격추됩니다.  
 
그제야 그들의 표정이 바뀝니다.
이 작전에 ‘진심’이게 된 것입니다.
진심이라는 말은 자신들의 노력을 투자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전에는 그냥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그들은 모두 황천길로 가야 했을 것입니다.
톰 크루즈는 그들의 생명을 위해 목숨을 건 훈련을 하도록 그들 마음가짐을 바로 한 것입니다.  
 
저에게 어떤 분이 “신부님, 저도 신부님처럼 예수님 음성을 듣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래, 너 나에게 많이 주었니? 난 네게 다 주었다!”라고 하는 이 음성은 25년이 지난 지금도
저의 삶에서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분들이 진심인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하.사.시. 10권을 다 읽었고 다시 읽고 있었으며, 성체조배를 많이 했고, 단식까지 했으며, 제 책상에는 피 흘리는 예수님의 사진들만 걸려있었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들어왔을 때는 정말 진심이었습니다.
목숨까지 바치는 게 아깝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런 진심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목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다시 그런 십자가의 고통으로 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이것이 진심입니다.  
 
진심이란 내가 얻으려고 하는 것을 위해 내가 얼마나 투자할 수 있는지에 달렸습니다.
사랑하면 모든 것을 바칩니다.
성체가 바로 하느님의 진심입니다.
하느님은 아드님을 죽여서 그 살과 피를 우리에게 주십니다. 이것이 진심입니다.
이 진심에 우리가 얼마나 우리 자신을 포기합니까?  
 
저는 평일 미사도 다만 1,000원이라도 봉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진주를 얻기 위해 그만큼도 투자하지 않으면서
성체를 영하면 효과가 있을까요? 없습니다. 은총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은총은 비와 같습니다.
내가 비워지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봉헌이 없는 성체성사는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박은빈 배우는 5살 때부터 지난 25년간 쉬지 않고 연기 생활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억이 넘는 이 대작의 주인공 역을 제안받았습니다.
하지만 박은빈 배우는 몇 번이고 못 하겠다고 고사하였습니다.
장애인에게 자칫 상처를 주는 연기를 할 수도 있고 촬영하는 사극도 있었고 자신이 없었던 것입니다.
박은빈 배우는 자신이 이 캐릭터를 위해 쏟아야 할 노력이 얼마나 고될지를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제작사도 진심이었습니다.
일정을 1년을 미룬 것입니다.
오직 박은빈 배우를 위해 일정을 1년을 미룬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커다란 손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할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는 박은빈 배우의 진심에 자신들도 진심으로 응답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 엄청난 흥행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중 하나인 ‘조던 피터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지식인으로서 하느님을 믿느냐는 말에 지식인처럼 대답합니다. 
“저는 그런 질문이 싫습니다.
그냥 신이 있는 것처럼 산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부활이 있느냐고 물으면….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몇 년 뒤 자신도 아프고 아내도 아파서 커다란 고통을 겪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 중에 믿음을 갖게 됩니다.
지금은 아주 독실한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말합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를 완전히 믿는 것이 두렵습니다.” 
 
이것이 진심입니다.
두려워야 합니다.
예수님도 십자가 앞에서 두려웠습니다.
아버지의 진심에 당신의 진심을 돌려드리는 일은 곧 십자가의 죽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 나라를 위해 우리가 십자가의 죽임을 당할 수 있느냐고 물으십니다.
우리는 두렵습니다.
하지만 딱 우리가 바칠 수 있는 양만큼만 하느님 나라의 행복이 허락됩니다.
이 진심 없이 신앙생활 하면 아무런 효과도 없고 하느님 나라도 차지하지 못합니다. 
 
조금씩이라도 가진 것을 바쳐봅시다.
그분은 진심이셨습니다.
이제 우리의 진심만이 남았습니다.
그분의 성체 앞에서 ‘난 어떻게 보답해 드려야 할 것인가?’를 항상 생각하며 두려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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