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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7-24 조회수 : 1468

뇌물과 선물 구분법 
 
 
영화 ‘선생 김봉두’(2003)의 내용입니다.
김봉두 선생은 촌지를 밝히는 못된 선생님입니다.
아이들을 차별합니다.
그러다 봉변당합니다.
이런 사실이 공공연하게 밝혀지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방탕한 생활과 아버지 병원비 때문에 학교를 그만둘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는 사정하여 아무도 가기 꺼리는 폐교 직전의 강원도 산골 학교에서 몇 년 지내기로 합니다.  
 
도시에서 촌지를 받던 것과는 사뭇 다른 시골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다섯 아이의 부모가 차려주는 술자리도 고급 주점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담배 살 곳도 없습니다.
어떤 할아버지에게 담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찾아갔지만 양담배만 찾다가 물벼락을 맞습니다.  
 
다섯 아이 중 양소석이란 아이는 아버지가 없고 어머니도 정신이 온전치 못하여 밥도 제대로 못 먹습니다.
선생님은 자신이 먹던 라면을 그 아이에게 나누어줍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여 아이들에게 급식을 주게 됩니다.  
 
이에 아이들이 자습만 시키는 선생님에게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김봉두 선생은 이것을 놓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봉투 하나씩 주며 편지와 감사의 마음을 채워오라고 합니다.
부모님과 꼭 상의해서. 그런데 그 안에 든 것은 아이들의 진심 어린 마음과 더덕과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더는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한 김 선생은 산골에서 탈출할 계획을 세웁니다.
아이들의 장점들을 하나하나 발견하여 아이들을 다 도시로 전학시키면 학교가 폐교될 것이고
그러면 자신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장점을 찾아 발전시켜 주는 선생님에게 감동합니다.
부모들도 감사해합니다.
그런데 이런 소식을 듣고 도시에서 부잣집 아이가 이사를 옵니다.
그 부모는 선생님에게 촌지를 줍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 물들어버렸는지 그 촌지가 썩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 돌아가지 않자 김봉두 선생은 자신을 짜증 나게 하는 아이들의 손바닥을 때립니다.
서울에서 이사 온 아이가 시골 아이들을 깔보며 그들 탓을 하자 싸움이 붙습니다.
서울 아이의 엄마는 이게 알아서 해 주는 것이냐며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을 탓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유 없이 선생님에게 맞았음에도 선생님 편을 들어줍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봉투에 써 왔던 편지를 다시 꺼내 읽어봅니다.
순수하게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각성합니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에게 물들어갑니다.
자신들이 아끼는 것들을 선생님에게 가져다 바치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소석이는 자신이 일해서 번 3만 원을 선생님 집 문에 꽂아둡니다. 
김봉두 선생은 소석이를 찾아가서 종아리를 때립니다.
그리고 안아줍니다.
자신 때문에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이 타락해가는 것을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폐교 결정이 내려집니다.
눈물의 졸업식을 하고 마을 사람들은 돈을 모아 진정으로 감사의 표현을 합니다.
안 받으려고 했지만, 성의를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병환에 있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도시에서 촌지를 주었던 부모나 학생들은 선생님을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지만, 강원도 시골에서 있던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만이 선생님에게 조문을 옵니다.
김봉두 선생은 아버지의 영정사진 앞에서 아이들을 자랑스러워합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선물입니다. 우리가 받는 선물에는 선물을 주는 이의 예언이 들어있습니다.
“당신은 누구다”라는 말이 쓰여있는 것입니다. 촌지를 주는 사람들은 “당신은 쓰레기야. 돈을 줘야 내 자녀 잘 봐줄 거 아냐?”라는 마음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선물을 받으면 정말 쓰레기가 됩니다.
이런 선물을 ‘뇌물’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뇌물을 줄 수도 있고 뇌물을 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김봉두 선생처럼 타락한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나를 인정해주기 위해 주는 선물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고 그저 고마워서 주는 선물이 있습니다.
이 선물은 “당신은 존귀한 사람입니다”란 믿음이 들어있고 이것을 받으면 존귀한 사람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그런 존재로 믿게 하시기 위해 주시는 선물이 있는데 이것이 ‘성령’이십니다.  
 
오늘 복음은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째 부분은 주님의 기도를 알려주심이고,
둘째 부분은 벗이 왔다고 빵 세 덩이를 잠자는 친구에게 귀찮게 청하는 내용이며, 세 번째 부분은 성령을 청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세 부분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좋은 사람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인정받아야 합니다.
하느님께 인정받아야 합니다.
아담과 하와는 인정받았습니다.
에덴동산을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오히려 덜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 교만해졌고, 더 육욕에 빠졌으며, 더 소유하려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님께서는 그 은총을 거저 주지 않으시고 청하기를 원하십니다.
이것이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만약 밥을 안 주면 주인을 무는 개가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물리는 게 두려워서 개에게 음식을 준다면 이는 그 개를 겸손하게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더 소유욕-식욕-지배욕에 빠지게 만듭니다.
따라서 주인에게 간절히 청하기 전까지는 주인이 주면 안 됩니다.
갑과 을이 바뀌면 개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로 성령의 선물을 청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령으로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그러하셨듯이 청빈-정결-순명의 세 빵을 갖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이 세 개의 빵을 갖지 못하면 친구이신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모실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꾸준히 하느님 아버지께 성령을 청해 복음삼덕을 키워야 합니다.  
 
기도는 먼저 하느님 나라를 구하는 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성령으로 이루어지는 나라입니다.
성령으로 삼구가 죽고 복음삼덕이 피어난 에덴동산과 같은 마음이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 나라에 그리스도께서 사십니다.
그러려면 내 동산을 망치는 세속-육신-마귀를 죽여야 하는 데 그 가장 좋은 방법은 주님의 기도를 끈질기게 바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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