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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6-16 조회수 : 1699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방법 

 

 

오늘은 예수님께서 ‘주님의 기도’를 알려주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미 알고 계시니까, 그냥 이 기도만 하라고 하십니다.

무슨 뜻일까요? 

 

알래스칸 맬러뮤트 샐리는 8살입니다. 샐리에게는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두 보호자를 물어 손에 상당한 상처를 입혔습니다.

그래서 샐리 견생 한 번도 털을 깎거나 목욕을 시킨 적이 없습니다.

또 밥을 먹을 때 먹여주려면 손을 물려고 하고 그렇다고 주인이 사라지면 먹으려 하지 않습니다.

주인이 퇴근할 때까지 한 입도 먹지 않습니다. 

 

남자 주인은 이 아이가 자신들보다 서열이 높은 줄 알기에 더 높은 서열의 셰퍼드를 데려와서

서열을 정리해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샐리는 이 밖에도 주위 경계가 너무 심하여 음식을 배달시키지도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하울링을 2~3시간씩 합니다.

새벽에도 그래서 주위 사람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강형욱 조련사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더니 조심스럽게 샐리는 착한 개 같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주인이 못됐다는 뜻이 됩니다. 주인은 개에게 너무 잘해주려 합니다. 

그러나 자기 입장에서 잘해줍니다.

자기 손으로 음식을 주려 하고 자기가 빗질을 하며 자기가 목욕시켜주려 합니다.  

 

강 훈련사는 개의 입장이 되어 개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청합니다.

샐리는 4개월 정도 키워주던 주인이 키우는 것을 포기해서 입양한 아이입니다.

그러니까 처음 부모에게 버려진 아픔을 겪은 것입니다.

그 와중에 새로운 부모가 목욕과 빗질을 시켜줄 때 살짝 물렸습니다.

알래스칸 맬러뮤트는 물이 묻으면 바로 얼어버리는 추운 곳에 적응되어 있기에 물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이때 남자 주인은 신문지를 말아 버릇을 고치겠다며 개의 엉덩이를 마구 때렸습니다.

그때 트라우마가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빗도 몽둥이로 인식하고 으르렁댔던 것입니다.  

 

샐리를 데려왔을 때 이미 지금의 샐리 나이만큼 먹은 맬러뮤트가 한 마리 더 있었습니다. 둘리였습니다.

둘리는 처음부터 자신들이 키웠기에 매우 얌전한 개였습니다. 먹이를 줘도 주인 손을 다치지 않게 잘 먹었습니다.

그런데 둘리가 먼저 무지개 다리를 건넌 것입니다.

샐리는 또 친구를 잃었습니다.

주인들은 아침에 출근하면 저녁까지 돌아오지를 않았습니다.

또 버려지는 게 두려워 계속 하울링을 했던 것입니다.  

 

강 훈련사는 저녁만이라도 샐리를 거실로 들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이 방침에 잘 따릅니다.

샐리는 거실로 들어와서 주인이 주는 음식을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샐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멋진 집도 아니고 주인과 함께 주인의 공간에서 머무는 것이었습니다.

주인이 자기를 새끼로 여겨주기를 바란 것입니다.

그런데 주인은 샐리가 원하는 것보다는 샐리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행복감을 맛보려 했습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이와 같을 것입니다.

내가 상대에게 잘해주려 해도 상대는 그것을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무언가 다른 것을 원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해 주는 것에 상대가 만족하기만을 바랍니다.

이러한 강요적인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샐리가 밥을 먹으면 그냥 주위에서 지켜보면 됩니다.

내가 음식을 주고 있다는 만족감을 얻기 위해 내가 주는 것을 받아먹을 때까지 개를 변화시키려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나중에 내가 원하는 것을 샐리도 해주게 됩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생각합니다.

내가 주님께 드리는 기도와 희생, 봉사, 선행 등을 주님께서 당연히 기뻐하실 것이라 여깁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다른 것을 원하고 계실 수 있습니다.

먼저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주님의 마음이 주님의 기도에 들어있습니다.

먼저 주님의 기도를 하면 주님께서 나의 모든 것을 들어주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마태 6,7-9) 

 

‘어미 판다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숲속에 판다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판다는 눈만 내리면 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산골에 눈이 일주일, 열흘 내리면 판다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나무 위에만 있었습니다.  

 

나무 위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곰을 숲속의 다른 동물들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비가 토끼에게 물었습니다.

“판다는 왜 그렇게 미련해? 왜 밥도 먹지 않고 나무 위에만 있어?” 

토끼가 말했습니다.

“너는 기껏해야 네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이해할 뿐이야.

판다의 마음을 모르면서 판다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마!” 

 

토끼가 나비에게 들려준 판다의 이야기는 참 슬펐습니다.

판다가 살던 동굴에는 예쁜 새끼 판다들이 있었습니다. 

 

어미 판다는 눈이 내리면 남겨진 자신의 발자국 때문에 사냥꾼들로부터 새끼 판다들이 위험할까 봐 동굴에서 나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기 판다들이 며칠째 굶고 있자 어쩔 수 없이 먹이를 구하러 나갔다가 급히 동굴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반겨줄 아기 판다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 어미 판다의 발자국을 거꾸로 따라온 사냥꾼들이 아기 판다들을 잡아간 것입니다.

그날 이후 어미 판다는 눈이 내리면 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이미 아기들은 사라지고 없지만, 그 마음의 상처를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발자국을 남기지 않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그렇게 나무 위에서 견디고 있었습니다. 

 

위 이야기에서 어미 판다에게 모든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동물은 토끼밖에 없습니다.

토끼는 어미 판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자기 마음을 내어놓았습니다.

내 마음을 줄 수 있을 때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개들이 주인이 쓰다듬어 주는 것을 좋아할까요? 어쩌면 허락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받은 것이 있으니까. 그것은 주인이 원하는 일입니다.

개들은 그냥 주인이 밥만 주고 옆에 있어 주기만 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유튜브 채널 ‘포크포크’에 아버지의 날, 새아빠에게 입양신청서를 내민 9살 의붓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일라의 친아버지는 그녀가 갓난아기 때 떠나 영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날, 그런 마일라에게 든든한 아버지의 역할을 다해준 웨인에게 마일라의 편지는 이렇습니다.  

 

“아빠가 언제 제 삶에 찾아오셨는지 기억하지 못해요. 전 그저 갓난아기였거든요.

하지만 아빠와 자란 건 기억해요.

늘 보호받고, 안전하게 느끼며 저를 보살펴 주셨죠.

제 친아빠는 그래 주지 못했거든요.

그래도 괜찮아요. 왜냐하면 신께서 아빠를 보내주셨기 때문이에요.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우리 가족과 함께해 주셨고 항상 우리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보호가 필요하면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경우에도 항상 저와 함께해 주셨죠.

아빠는 항상 본인보다 저와 엄마를 우선시했어요. 

 

아버지의 날은 제게도 매우 특별한 날이에요. 왜냐하면 아빠를 아빠라고 부를 수 있으니까요.

아빠에게도 특별한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공식적으로 해요. 아빠는 아빠가 될 자격이 있어요.

아빠, 절 입양해 주시겠어요?” 

 

제르뚜르다 성녀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내 뜻을 따라주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나도 네 뜻을 따라주기로 결심했다.”

이 말을 깊이 새깁시다. 주님의 뜻은 주님의 기도에 다 들어있습니다.

먼저 그것을 청합시다. 그러면 주님께서 내 모든 청을 들어주실 것입니다.  

 

아무도 내가 원하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내가 타인이 원하는 것에 관심 갖기 전까지는. 마음을 얻는 법은 마음을 주는 것뿐입니다. 

 

주님께 내 마음을 드리는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내가 주님의 기도를 정성껏 바쳐 주님의 마음을 알아 들일 수 있다면, 주님께서도 내 마음을 알아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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