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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5-25 조회수 : 2003

요한 16,12-15 
 
성령이 충만하면 성경해석이 잘 될까? 
 
 
오늘 복음은 말씀을 전해 주시는 ‘성령님의 역할’에 관한 내용입니다.
먼저 예수님은 제자들이 당신 말씀을 지금은 온전히 감당할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요한 16,12) 
 
만약 그리스도의 말씀을 온전히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다면 성령의 역할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령으로 충만하여서 하시는 말씀은 성령이 충만한 사람만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어떤 가톨릭 잡지에 글을 쓸 때, “예수님은 유다 한 명도 회개시킬 수 없으셨다”라고 써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편집자분이 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님은 유다인 한 명도 회개시킬 수 없으셨다”로 바꿔서 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결국 유다인 한 명도 회개시키지 못한 분이 되신 것입니다.  
 
성령님은 하느님이시기에 하느님의 말씀을 온전히 이해하십니다.
이해한다는 말은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성령께서 하시는 일은 그저 아드님한테서 들으신 말씀을 당신 생각을 첨가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 전하시는 것입니다.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요한 16,13) 
 
하느님이신데도 말씀에 한마디도 더하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인간이 무엇이기에 말씀에 자기 생각을 덧붙일 수 있겠습니까? 어쩌면 말씀을 해석하게 만드는 장본인은 분열을 일으키려는 사탄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 역사상 최고의 반전이라 불리는 ‘유주얼 서스팩트’는 주인공이 자신을 심문하는 경찰을
끊임없이 해석하게 만듭니다.
그런 해석을 통하여 잘못된 방향으로 결론을 내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범인은 해석하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또 최고의 반전 영화는 ‘식스 센스’입니다. 여기서도 주인공은 끊임없이 상황을 해석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정작 죽은 유령임을 깨닫지 못합니다. 정작 자신이 유령임을 깨닫게 되는 때는 해석하는 대상이 아닌 해석 당하는 대상이 되었을 때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감히 해석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 말씀에 해석 당하는 대상입니다.
감히 성령께서도 말씀을 해석하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말씀을 해석할 수 있겠습니까?
해석하려는 것은 말씀 위에 서는 교만한 행위입니다.
사람도 해석할 수 없는 인간이 어떻게 말씀을 해석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감히 해석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 말씀에 해석 당하는 대상입니다.
감히 성령께서도 말씀을 해석하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말씀을 해석할 수 있겠습니까?
해석하려는 것은 말씀 위에 서는 교만한 행위입니다.
사람도 해석할 수 없는 인간이 어떻게 말씀을 해석할 수 있겠습니까? 
 
성경 말씀을 해석하려 시도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분열이 일어납니다. 해석은 호해를 낳고 분열을 낳습니다.
개신교에서는 예수님께서 교회를 베드로의 믿음 위에 세우셨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렇습니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태 16,18) 
 
여기 어디에도 베드로의 믿음 위에 교회를 세운다는 말이 없습니다.
베드로 위에 세운 것입니다.
이처럼 말씀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게 어렵습니다.  
 
또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느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2-23) 
 
또한 그들은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때 행하신 성찬례가 예수님의 진짜 살과 피가 아니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1코린 11,24) 
 
몸과 같이 여기라거나 그냥 예식만 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화되는 예식을
거행하라는 명령이셨습니다.  
 
또 그들은 진리의 기둥이 성경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다르게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늦어지게 될 경우, 그대가 하느님의 집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교회로서, 진리의 기둥이며 기초입니다.”(1티모 3,15)
성경은 성경이 아니라 베드로 위에 세워진 교회가 진리의 기둥이며 기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성모님을 하느님처럼 섬긴다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어떻게 인사하였습니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성모님은 세례를 받지 않았음에도 은총이 가득하신 분이셨고 주님께서 함께 계신 분이셨습니다.
이는 에덴동산에서 죄를 짓기 이전의 상태를 말합니다. 또한 그분은 주님의 어머니이십니다.  
 
친구의 어머니도 공경해야 하는데 주님의 어머니를 공경하는 게 무슨 잘못일까요?
예수님께서 당신 어머니께서 여인 중에 가장 복되신 분으로 공경받으시는 것을 질투하실까요?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서 성모님께 공경을 올렸고 이것은 태중의 아기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못했습니다.  
 
왜 “말씀만으로!”란 기치를 들고 가톨릭에서 떨어져 나갔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말씀을 있는
그대로 전해 주지 못할까요? 성령으로 충만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경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성령께서는 하느님이시지만 말씀을 받아
있는 그대로 전해 주십니다.
이것처럼 해야 합니다.
말씀은 해석할 대상이 아니라 믿을 대상입니다.
믿고 순종할 대상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한 아버지가 죽으며 밭에 보물이 있으니 파서 갖는 사람이 임자라고 두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그 밭은 돌이 많아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버려진 밭이었습니다. 두 아들은 보물을 찾기 위해 계속 밭을 팠습니다.  
 
보물이 나오지 않자 첫째는 아버지가 자신들을 속였다고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돌밭을 파는 일을 멈추었습니다.
그래도 둘째는 열심히 팠습니다.
보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돌을 다 걷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씨앗을 뿌리니 정말 엄청난 수확하게 되었습니다.
몸도 좋아지고 돈도 많이 벌었습니다.  
 
왜 아버지의 말에 대한 두 아들의 의견이 달랐을까요? 첫째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해석했습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올까요?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해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분명 자신에게 좋은 일임을 알고 순종하였습니다.
하지만 첫째 아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믿지 않았고 그래서 말씀을 해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오류에 빠졌습니다.
반면 둘째 아들은 말씀에 순종하였고 그 보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령께서는 말씀하시는 분을 믿게 만들어 그 말씀에 순종하게 합니다.
순종하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그대로 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아들은 자녀에게 똑같이 말할 것입니다. 밭을 파 보면 보물이 나올 것이라고.
이렇게 하나도 첨가하거나 빠지지 않습니다. 성경은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으로 이해되는 것입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먼저 말씀을 믿고 순종합시다. 
그러면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 깨달음이 가장 완전한 해석입니다. 해석이라기보다는 ‘이해’입니다.
한 말씀에 여러 해석이 나온다면 그것은 진리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여러 개의 해석이 가능한 말을 하여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을 분열시키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성경 해석 문제로 갈라진다면 그건 사탄에게 속는 것일 수 있습니다. 
 
성령이 가장 충만한 곳이 교회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진리의 기둥입니다.
내가 진리의 기둥인 것처럼 성경을 해석하여 옳고 그리고를 하면 안 됩니다.
내가 말씀의 심판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이 우리를 심판하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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