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복음: 10,1-10
나는 양들의 문이다
낯선 사람의 목소리는 달콤하다 한 고등학교의 축구감독인 마이크 슬러터 감독은 2002년 시즌 때 그가 ‘평생 단 한 번뿐인 팀’이라고 부르던 축구 부원들을 데리고 주 우승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밤 주전 선수들을 비롯한 16명의 선수들이 미성년자로서 음주한 사실이 적발되어 체포되었습니다.
평소 슬러터 감독은 선수들에게 술이나 담배, 마약으로 문제를 일으키면 팀에서 제명시킬 것이라고 말해 왔기 때문에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결국 그는 선수들을 모두 제명시켰습니다.
슬러터 감독은 그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결국은 책임의 문제입니다.
선수들은 규칙을 어겼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나는 언제나 너희를 사랑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너희가 여기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단다.” 그날 팀은 63대 0으로 패했습니다.
선수들은 슬러터 감독의 결정에 불만을 가졌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성장하고 나서는 감독을 참 고마워 할 것입니다.
더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슬러터 감독은 누가 봐도 참 좋은 수장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선택에서 자신의 명예가 아닌
선수들의 미래를 더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나를 위하는 목소리는 어떤 때는 듣기 싫거나 거북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짜증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소리를 하시는 분들이 오히려 나를 사랑하고 내가 믿을 분들인 것입니다.
반대로 달콤한 것부터 먼저 제시하는 사람들은 나를 속이거나 이용하려는 강도들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솝우화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창고에 꿀이 흘려져 있었습니다.
이 꿀 냄새를 맡고 파리들이 몰려와 핥아 먹었습니다.
그런데 꿀맛이 어찌나 좋던지 파리들은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날개며 발이 꿀이 묻게 되어 영영 헤어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또 CS 루이스의 우화 ‘사자와 마녀와 옷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악한 마녀가 아주 똑똑한 소년 에드먼드를 죽이려고 사용한 도구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터키 사탕’입니다.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향기로운 사탕인데 한번 먹어본 사람은 그 달콤함에 빠져 그것을 먹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사탕 속에는 사람이 느끼지 못할 만큼 아주 적은 양의 치명적인 독약이 들어있습니다.
터키 사탕은 달콤한 맛으로 사람을 서서히 죽음의 골짜기로 몰아가는 무서운 독약인 것입니다.
양들은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습니다.
그러나 낯선 사람의 목소리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 달아납니다.
우리는 목자의 목소리와 낯선 자의 목소리를 구별해 낼 수 있습니까?
일반적으로 처음엔 거칠고 나중엔 부드러운 목소리가 참 목자의 목소리입니다.
그러나 처음엔 달고 나중엔 쓴 목소리는 낯선 자의 목소리이고 우리를 파괴시키려는 도둑이며 강도의 목소리인 것입니다.
악의 유혹은 언제나 달콤함과 화려함으로 치장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듣기 좋은 소리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가 진정 나를 사랑하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송현이라는 사람이 쓴 <어느 쥐의 유언>이라는 시를 마지막으로 읽어보며 우리도 참 목자가 아닌 강도들의 목소리에 따라가는 일이 없도록 결심합니다.
“내 말 귀담아 듣거라.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들은 저마다 다른 무서움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그 중에서 무서움의 형식을 감추고 있는 무서움이 가장 무서운 무서움이다.
내 말 잘 알아듣거라. 고양이와 쥐덫이 가장 무서운 것이 아니다.
고양이는 언제나 고양이로 있고, 쥐덫은 언제나 쥐덫으로 있으니, 내 나이가 되면 고양이쯤이야 차라리 같이 늙어가는 이웃일 수도 있고, 쥐덫쯤이야 내 슬기의 시험대 정도로 그친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고양이도 아니고 쥐덫도 아니고, 무서움을 다채롭게 위장한 쥐약이다.
쥐약의 외형은 탐욕의 혀끝과 코끝을 유혹하기 위해 자연스럽고 믿음직스럽고 우호적이고 헌신적이다.
그러나 쥐약의 외형이 어떻거나 간에 쥐약은 쥐약이다. 이 바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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