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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4-14 조회수 : 1791

누군가를 변화시키려면 당신의 머리를 그 사람 발 밑에 놓으십시오 
 
 
오늘은 예수님께서 성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날입니다.
베드로는 강력히 반발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요한 13,8)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주시는 것은 단지 몸의 더러운 부분을 없애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의 때를 씻어주시는 것입니다.
정결하게 하여 주님 앞에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그런데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요한 13,11)라고 하십니다.
이스카리옷 유다를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는 왜 깨끗해질 수 없었을까요? 자신 발밑에 들어온 예수님의 머리를 밟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밑에 들어오실 만큼 낮아지셨기에 어떤 제자들은 자신의 발을 더는 쓰지 못하게 되었지만, 유다는 자기 발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예수님을 밟은 것입니다. 
 
발은 자아를 나타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뽑은 이들을 나는 안다. 그러나 ‘제 빵을 먹던 그가 발꿈치를 치켜들며 저에게 대들었습니다’라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져야 한다.”(요한 13,18) 
 
신랑은 신부를 정결하게 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 방법은 자기 머리를 아내의 발밑에 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모든 가진 것을 아내에게 주어 아내가 집을 나가라면 거지가 되어야 합니다.
아내가 그렇게 하지 못할 때 아내는 정결해집니다.
이것이 누군가를 깨끗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물론 유다와 같은 아내는 그런 남편을 내쫓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남편의 의무는 이것입니다.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택배회사를 지원했을 때 아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유통업에 종사하는 정우철(30) 씨는 1년 중에 한 4개월은 너무 바빠서 5시간 이상 잘 수 없는 처지입니다.
항상 새벽에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오고 아내는 육아에 너무 지쳐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몰래카메라로 아내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먼저 아내를 카페로 초대합니다.
그리고 남편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서 몸이 안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진실입니다.
9년 동안 열심히 해 왔고 그래서 묻습니다.   
 
“내가 일을 그만두면 어떻게 할 거 같아?” “자기 건강 때문에 그런 거니까…. 같이 있는 시간도 많겠네.”
“일을 하긴 해야 하는데.” “모아둔 돈 있으니까 괜찮아. 일 바로 하지 말고 쉬고 생각해.” 
 
자신을 배려하는 아내에게 오히려 미안해집니다. 아내도 남편이 건강검진 해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온 것도 몰랐던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남편이 잠깐 자리를 뜨고 택배회사에서 취직이 결정되었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다시 자리에 돌아온 남편이 코로나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다고 말합니다.
아내는 남편 혼자 짐을 짊어지게 한 것 같아 정말 미안합니다. 아내는 울면서 말합니다. 
 
“자기가 나한테 말하기까지가 힘든 거지. 수아 좀 더 크면 같이 일하자.”
“애 키우며 어떻게 일까지 해.” “다 그렇게 해. 우리가 안 그랬을 뿐이야.” 
 
남편은 자기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합니다. 편하게 해주겠다고 결혼했으니까.
아내는 지금도 아주 편하니까 쉬운 일 함께 나눠서 하자고 합니다.  
 
사실 그동안 아내는 육아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우울증은 무언가에 대한 불만입니다.
그런데 이제 남편에게 감사하게 됩니다.
남편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고 자신이 너무 무심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혼자서 다 감당하려고 하지 마.” 남편도 아내의 진심에 눈물이 터집니다.
아내의 산후우울증으로 아내가 자신을 조금은 원망하는 것으로 여겨왔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나를 내려놓고 누군가의 처신에 자신을 맡기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몰래카메라인 것을 알고 아내는 이렇게 말합니다. 
 
“남편한테 신경을 못 써서 많이 미안했어요. 건강검진 가는 것도 몰랐는데 그냥 다 미안했어요.
남편이 이렇게 우는 걸 처음 봐서. 진짜 힘들었구나!”
[출처: ‘갑자기 일을 그만둔 남편, 그리고 아내의 한마디’, 유튜브 채널, 엔스크린] 
 
죽을 고생 하고 아내에게 다 내어주어 자신의 처신을 아내에게 맡겨야 아내가 변화합니다.
물론 그것을 위해 남편도 변합니다.
요한복음은 이것을 ‘파스카’라 합니다.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가는 방법이 이것입니다.  
 
물론 요즘에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아내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결혼했으면 남자는 아내에게 자신의 목숨을 맡겨야 합니다.
이것이 남편의 의무입니다.
저는 남편이 아내를 돈으로 복종시키려는 것을 보면 옳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버는 것도 다 가져다주고 재산 명의도 다 아내에게 돌려야 합니다.
그래야 아내가 생각합니다.
내가 남편을 밟을 수 있을 때 밟지 않게 되면 그것이 아내가 깨끗해지는 길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셔서 인간의 발을 씻어주는 것만도 대단한데 이스카리옷 유다의 발에
짓밟히기까지 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은 이렇게 우리를 정결하게 해주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 우리 발꿈치 밑에 당신 머리를 놓으시고 우리 처신에 당신을 맡기신 것입니다.
이 놀라운 신비를 깨달으면 말로만 상대를 바꾸려 하는 일은 멈출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아내는 악처로 유명하였습니다. 남편이 다른 이들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 아내는 소리쳤고 심지어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물을 머리에 부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천둥이 치면 비가 오는 법이지!”라고 하며 자신의 처지를 아내에게 맡겼습니다.
아내가 변하고 안 변하고는 아내의 몫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나라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을 썼습니다. 악법도 법이라며 나라의 처신에 자신을 맡겼습니다.
충분히 도망쳐서 다른 나라에서 잘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나라의 처신에 자신을 맡겼습니다.
변하고 안 변하고는 나라에 달려있습니다.
다만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 건너가는 방법으로 이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아내가 깨끗해졌다는 말은 남편에게 순종한다는 말입니다.
배우 정은표 씨 아내는 가정이 힘들 때 혼자 아르바이트하였습니다. 
한 달 30만 원 월급으로 1년 이상을 버텨야 했습니다.
그러면 무능한 남편 탓을 할 수도 있고 이렇게까지 된 것이 자신의 노력이라 여길 수도 있을 텐데
항상 남편에게 순종합니다.
아이들이 아빠의 말에 순종하지 않으려 한다면 자신이 나서서 아이들을 순종하게 합니다.
남편 먼저 챙기고 남편이 돌아오면 가장 먼저 나가 안아줍니다.
이렇게 한 것에는 물론 정은표 씨가 자신의 모든 것을 가족을 위해 바친 덕도 있습니다.
분명 그렇게 깨끗해졌을 것입니다. 
 
요즘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다고 하면 큰일 나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생명을 바치고 아내는 그런 남편에게 순종해야 하는 것이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그 신비 안에서 알려주신 관계의 진리입니다.
그러면 자녀는 저절로 잘 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에덴동산에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에덴동산은 삼위일체 하느님, 곧 아버지의 희생, 그리고 아드님의 순종으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성령의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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