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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3-09 조회수 : 1771
3월9일 [사순 제1주간 수요일]  
 
루카 11,29-32 
 
지혜가 있다면 부활을 믿을 수밖에 없는 이유  
 
 
오늘 복음의 핵심 단어는 ‘지혜’입니다. 
지혜가 없는 이들은 예수님께 표징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표징이 있으면 믿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지혜가 없어서 당신을 믿지 못할 것이라 하십니다.
지혜가 있어야 ‘회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며 ‘요나’의 표징밖에 남지 않았음을 말씀하십니다. 
요나의 표징이란 요나가 물고기 속에서 사흘 동안 있었던 것처럼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고 사흘 만에 부활할 것이란 표징입니다.
니네베 사람들은 ‘회개’하고 믿었습니다. 
그래도 유대 지도자들은 믿지 않습니다.
이들은 무엇이 행복인지 알 수 있는 지혜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혜’란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사실 지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정확히 정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먼저 지혜는 ‘선택’과 관련됨을 알아야 합니다. 더 행복한 것을 선택할 줄 아는 게 지혜입니다.
따라서 믿음으로 가는 길에서 믿는 게 더 행복한지, 안 믿는 게 더 행복한지 구별할 수 있는 것을 지혜라 합니다.
이런 면에서 믿음을 표징으로 가지겠다는 이들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요나의 표징을 말씀하시는데, 이는 ‘죽음과 부활’에 관한 믿음을 나타냅니다.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믿는 게 좋을까요, 안 믿는 게 좋을까요?  
 
한 건물의 입구에서 꽃을 파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얼굴에 주름이 많고 옷차림도 허름했습니다. 
그러나 밝은 표정으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한번은 건물의 주인이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무슨 좋은 일이 있으시나 보지요. 표정이 항상 밝아 보여요.”
그러자 할머니가 대답했습니다.
“제 걱정을 트럭에 담으면 아마 100대 분량도 더 될 것입니다.”
부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런 밝은 표정을 지을 수 있습니까.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할머니는 부자에게 행복한 삶의 비결을 들려주었습니다. 
 
“내게 특별한 비결이 하나 있어요. 저는 고통이 닥치면 예수께서 무덤에 머물러 계셨던 사흘을 생각하면서 사흘 동안 기다립니다. 
사흘 뒤에는 어김없이 걱정이 해결됩니다. 
지금 걱정이 사흘 뒤면 사라질 거라 믿는 거죠.” 
 
할머니는 지혜로운 분이십니다. 
왜냐하면, 부활을 믿기 때문입니다.
이는 표징을 보고서 믿는 게 아닙니다. 
경험으로 체득하신 것입니다.
부활을 믿는 게 행복한지, 안 믿는 게 행복한지.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가만히 놔두면 사흘 뒤면 사라질 걱정을 지금 붙들고 있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 이유는 지혜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혜롭지 못하니 믿음이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교도관으로 29명 사형수의 사형집행 모습을 지켜본 박효신 장로의 간증과 같습니다.
그는 29명 사형수의 사형집행을 지켜보았는데, 예수님을 믿는 13명과 믿지 않는 16명의 사형대 앞에서의 모습이 확연히 달랐다고 합니다. 
 
부활 신앙이 있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찬송가를 부르며 두려움 없이 죽음으로 나아갔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다른 종교나 참선한 이들은 여지없이 주저앉고 오줌을 싸고, 그런 것도 하지 않은 이들은 온갖 저주를 퍼부으며 강제로 사형집행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자신만 본 것이 아니라 함께 있던 모든 사람이 체험하는 것이라 자신이 그렇게 말해도 누구도 반박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사형 집행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를 기다리는 각양각색의 죽음입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부활 신앙이 있는 그리스도를 믿고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그냥 살다가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 혹은 자신의 힘으로 죽음의 공포를 이겨볼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증거를 대보라고 말해보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증거는 믿어보면 알게 됩니다.
죽음 앞에서 여유로울 수 있는 자신의 모습에 믿기 잘했다고 여길 것입니다.
하지만 지혜가 없는 자들은 이 두 행복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으므로 안 믿는 것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도 행복하지 않고 마지막 때도 불행하며 내세에서도 좋은 심판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이 지혜의 눈을 멀게 만드는 장본인은 무엇일까요? ‘자아’입니다.
자아는 자신을 믿게 만듭니다. 
그러면 눈이 멉니다. 
자아가 커지면 시야가 좁아집니다.  
 
뱀이 하와를 유혹할 때, 하와가 뱀을 유혹할 때. 모든 유혹에서 항상 그것을 따르면 좋은 점만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더 큰 좋지 않은 점을 보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혜로운 사람일까요? 분명 전쟁을 해서 얻는 게 있습니다.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데 그것을 통해 돌파구를 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잃는 것이 얼마나 많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자기 나라를 국제적 왕따로 만들고 끝내고 싶어도 자존심 때문에 전쟁을 끝낼 수도 없습니다.
자신 때문에 목숨을 잃고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을 보며 그 양심의 가책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할까요?
참 멍청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우리도 이런 실수를 많이 합니다. 
자아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지혜는 믿음으로 가는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리고 지혜의 눈을 가리는 것이 자아입니다.
이제는 지혜의 눈을 넓힐 방법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지혜와 지식’의 차이점을 알아야 합니다. 
 
스웨덴 영화 ‘오베라는 남자’(2005)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43년 다닌 직장에서도 해고된 오베라는 남자가 살 의욕을 잃고 자살만 생각하는 순간 따듯한 이웃들을 만나며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고받고 살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어머니를 일찍 잃고 아버지도 사고로 돌아가시는 비극 속에서도 사랑하는 아내를 얻었고 또 그 아내가 교통사고 다리를 잃고 유산까지 하게 됩니다.
그러나 재기하여 훌륭한 학교 교사가 되었고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오베는 너무 무뚝뚝하고 사람을 싫어해서 이웃이 없었지만, 결국 매일 죽으려고 하는 터에 많은 사람을 살립니다. 그는 말합니다. 
“이게 사는 맛이구나!” 
 
오베는 자신의 장례식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초청하라는 편지와 함께 평안히 눈을 감습니다.
죽지 않으려고 할 때는 혼자였으나 죽으려고 할 때는 수많은 이웃이 생겼습니다.
장례식장은 발 디딜 틈이 없게 이웃이 몰려왔습니다.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고 죽으려고 하면 살 것입니다.
그는 편안하게 저승에서 아내를 만납니다.  
 
이것이 부활을 꿈꾸는 사람의 삶입니다. 
무엇이 행복한지는 죽어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를 번갈아 보며 결정해야 합니다.  
 
“통일 후 한국이 겪게 될 모습은?”에 초등학생이 답한 것입니다.  
 
좋은 점:
1. 이산가족의 슬픔 없어짐, 2. 인구 늘어남, 3. 자원과 기술이 결합해 경제력이 높아짐,
4. 유라시아 철도가 건설되어 관광 대국이 됨, 5. 일자리가 늘어남, 6. 북방-남방 한계선이 없어짐,
7. 전쟁 위험 없어짐, 8. 군사력 증가, 9. 북쪽으로 마음대로 갈 수 있음, 10. 북쪽의 문화재(역사) 체험 가능. 
 
나쁜 점:
1. 경제 혼란, 2. 세금 늘어남, 3. 지뢰 제거가 어려움, 4. 언어 잘 통하지 않음, 5. 보이지 않는 차별 존재, 6. 돈이 많이 필요함, 7. 사회적 혼란(대통령 선거, 민주주의-공산주의, 정치).  
 
부모에게 떼쓰는 아이를 봅시다. 자신이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좋은 것만 생각합니다.
그것으로 인해 올 나쁜 것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좋은 것만 생각해야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부모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가르치기 위해 그 선택에 대해 좋은 좀과 나쁜 점을 A4 반반으로 나누어서 써오라고 시키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이런 연습을 많이 해야합니다. 
그래야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떼쓰는 자아의 편을 들어주지 말고 잠시 종이를 꺼내 장단점을 써보는 노력을 하면 좋습니다.
지혜롭게 자란 아이는 반드시 부활의 그리스도를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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