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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2-15 조회수 : 1311

달력에 일정이 빽빽하게 적혀 있는 사람과 아무런 일정이 없는 사람 중에 누가 더 행복할까요? 일의 많고 적음으로는 행복도를 측정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 지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에 따라 행복이 결정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저의 일정표는 늘 가득했습니다. 저의 일정을 우연히 본 사람들은 “이렇게 바빠서 어떻게 살 수 있어요?”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바쁘면 좋은 거잖아요. 그만큼 저의 쓸모가 있다는 것이니까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 일정은 빈칸만 있습니다. 일정이 몇 개 되지 않아서 굳이 일정표를 확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말합니다. 

“계속 바빴으니 이제 조금 쉬라고 그러나 봐요. 이 시간 동안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쓰면서 바쁜 시간을 미리 준비해야지요.”

바쁘거나 한가하거나 상관없이 모두 다 행복할 수 있습니다. 돈이 많고 높은 지위에 올라야 무조건 행복할까요? 아닙니다. 그 순간을 누릴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배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남자들끼리의 여행이라 아무도 식사를 준비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마르 8,15)라고 분부하십니다. 제자들은 이 말을 바리사이와 사두가이에게 가서 빵을 구걸하지 말라는 명령으로 알아들었습니다. 빵이 없다는 걱정이 잘못된 이해를 가져왔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뜻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들은 표징을 요구하며 불신앙을 표시하고, 헤로데 임금의 부도덕함을 눈감아주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그들의 위선을 조심하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먹을 것을 준비하지 못함을 꾸짖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사실 빵의 기적을 직접 본 제자들이 아닙니까? 따라서 예수님만 있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걱정해야 할 것은 주님 뜻에 따라 살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믿음을 가지고 주님의 뜻을 찾고 따라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상황이 찾아와도 걱정 없이 지금 이 순간을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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