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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3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2-13 조회수 : 1129

참 행복의 길


[말씀]

■ 제1독서(예레 17,5-8)

이스라엘의 영적 전승은 인간의 삶을 상호 대립되는 두 가지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살아가는 여정으로 이해하면서, 율법에 대한 순종은 생명으로, 율법에 대한 저항은 죽음으로 이끈다고 가르친다. 이러한 전승을 수용하면서도 한발 더 나아가 예레미야는 사라져 없어질 피조물에 마음을 둔다면 인간의 운명은 파멸을 피할 길이 없다고 역설한다. 주님과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실천에 옮기는 삶이야말로 신앙인의 참된 삶이다.


■ 제2독서(1코린 15,12.16-20)

영혼과 육신의 구별에 기초한 이원론을 바탕으로 영혼만을 중시할 뿐 육신을 경시하던 그리스 사상에 젖어 부활 신앙에 소극적이던 상당수의 코린토 교회 신자들을 거슬러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은 근본적으로 영혼과 육신을 구별하지 않는 부활에 기초하고 있음을 상기시킴과 아울러 이 신앙을 통해서만이 인간의 삶은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부활 신앙 없이 우리의 신앙은 헛된 것이며 존재할 가치도 없을 것이다.


■ 복음(루카 6,17.20-26)

그리스도께서 ‘참 행복’에 대해 말씀하실 때, 그분 앞에는 청중으로 가난하고 천한 사람들, 세상의 힘 있는 자들에 의해 버림받는 사람들이 자리한다.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미래의 행복이 아니라 지금 그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에 대하여 말씀하신다. 그들이 겪고 있는 외적인 불행을 통하여 참된 삶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인은 재력과 권력으로 인생을 평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마음의 참된 행복을 보장해주는 요소, 하느님께서 몸소 채워주시는 요소에 대한 희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새김]

■ 신구약성경을 막론하고 성경의 하느님은 당신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이 언제 어디서나 참 행복, 참 생명을 누리기를 원하시는 분이다. 이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인간은 창조주의 뜻이 담긴 말씀, 끝내 ‘율법’이라는 전문용어로 포장된 말씀을 받아들이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 성경의 기본 가르침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비우려는 노력 없이 이 말씀을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더 채우려 하고 심지어 빼앗아 채우려는 모습으로는 행복은 요원할 뿐이다. 배고프고 울어야 하고 미움을 사고 욕을 먹는 현실이 아무리 고통스러워 보일지라도 비워야 한다. 말씀을 받아들이고 실천하여 참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말이다. 


■ 행복에 대한 주님의 가르침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용어 가운데 하나는 ‘지금’이라는 표현이다. 결단을 내려 비워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며, 그에 대한 선물로서의 행복 역시 미래가 아니라 지금을 위한 행복이다.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허락해주신 이승에서의 삶의 시간들, 이 시간들은 저승에서의 영원한 행복을 위해 그저 희생되어야할 시간들이 아니라, 영원한 행복을 미리 맛보고 희망할 수 있는 시간들이어야 한다. 지금 행복할 때 우리는 저승에서도 행복할 것이며, 지금 부활하는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영원한 생명에 이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우 여러분, 참 행복은 비울 때 비로소 다가오고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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