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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2-02-03 조회수 : 1161

2018년, 69세의 어떤 네덜란드인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한 것이 화제입니다. 서류상의 나이를 고쳐 달라는 소송이었습니다. 자기 신체 나이는 훨씬 젊은데 서류상의 나이가 많아서 일과 연애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별것이 다 소송 거리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젊었을 때는 나이 들기를 원하고 늙어서는 젊어지길 원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즉, 남의 떡이 늘 커다랗게 보이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지금의 나를 왜 인정하지 못할까요? 지금 현재 최고의 ‘나’를 살고 있음을 왜 깨닫지 못할까요? 

젊음은 젊은 대로, 늙음은 늙은 대로 받아들이고 그 순간을 사는 최고의 나를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하게 서류상의 나이를 고치는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최고의 ‘나’를 살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기에 우리는 늘 걱정합니다. 나이를 들어 걱정하고, 돈이 없어 걱정하고, 출세하지 못해 걱정하고, 부모와 자식 걱정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 밖의 많은 걱정이 지금의 ‘나’를 별 볼 일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를 늘 지금의 자리에서 최고로 만들어 주십니다. 그렇게 살지 않은 ‘나’의 의지 때문에 주님의 선물을 발견하지 못할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하지만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심지어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어도 옷은 두 벌 껴입지 말라고 이르십니다. 우리가 짧게 여행해도 챙겨야 할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복음을 전하는 중대한 임무를 주시면서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 하게 하는 주님의 명령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아무것도 없이 떠나는 제자들이 걱정되지 않으실까요?

사실은 걱정을 없애기 위한 주님의 명령이 아닐까 싶습니다. 빵, 여행 보따리, 그리고 돈을 가져가다가 혹시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강도를 만나 뺏기지 않겠냐는 걱정 자체를 없애는 말씀이었습니다. 대신 오로지 하느님 일만 생각하라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그 결과는 회개의 선포와 더불어 마귀를 쫓아내고 병을 고쳐 주는 놀라운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전교 여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윗왕도 자기 죽음을 걱정하는 솔로몬 왕에게 “나는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을 간다. 너는 사나이답게 힘을 내어라.”(1열왕 2,2)라고 말하지요. 

세상의 걱정보다 하느님의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세상의 것은 가지고 있으면 걱정이 계속되지만, 하느님의 일을 하면 걱정보다 큰 기쁨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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