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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2-13 조회수 : 1215

당신이 세례자 요한을 대하는 방식 그대로 예수님도 당신을 대하신다
 
오늘 복음도 세례자 요한에 관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바로 세례자 요한의 ‘권한’에 관한 논쟁입니다.
먼저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시는 것을 보고는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라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이상하게 세례자 요한의 권위를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 묻겠다. 너희가 나에게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주겠다.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하늘에서냐, 아니면 사람에게서냐?”
 
그들이 만약 세례자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왔다고 하면 예수님께서 “그러면 왜 그가 증언한 나를 믿지 않느냐?”
라고 할 것이고, 땅(사람)에서 왔다고 하면 그를 하늘에서 보낸 사람으로 아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을 것 같아서 “모르겠소”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도 그들에게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너희가 세례자 요한을 대하는 그대로 나도 너희를 대하겠다!”라고 말씀하시는 것과 같습니다.
그들이 세례자 요한에게 관심이 없다면 예수님도 그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유튜브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뭐 이런 일이 거의 있을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늘 복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긴 이야기인데 짧게 정리하면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주 큰 회사의 회장이 은퇴하고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주었습니다.
집에서만 있기가 무료한 회장은 아들의 회사에서 주차관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회장은 그렇게 회사를 위해 작은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습니다.
그런데 그 회장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직원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자기가 회사에 늦게 도착하고는 차 열쇠를 던지며 주차해달라고 하고 열쇠를 다시 자신이 일하는 곳으로 가져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장은 “그것은 저희가 할 일이 아닌데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젊은 직원이 자신이 누구인지 아느냐며 화를 내고 올라가 버렸습니다.
회장은 꾹 참고 그 사람이 일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고맙다고 하기는커녕 자신이 사장과 아는 사이인데
이런 식으로 하면 잘라버리겠다고 윽박질렀습니다. 
 
그때 지나가던 사장이 이것을 보았습니다. 아버지가 어쩐 일이시냐며 인사를 했습니다.
비로소 사장의 아버지, 곧 회장님이라는 사실을 안 그 직원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지만, 회사에서 쫓겨나는 것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회사를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낮은 곳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이 세례자 요한의 모습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가난하고 겸손하고 절제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것이 그리스도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완성되려면 나의 세속-육신-마귀는 죽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 때문에 세상 사람들에게는 인정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돈 있고 권력 있는 많은 사람에게 무시당하기에 십상입니다. 
하지만 당신을 위해 가장 밑바닥에서 일하는 세례자 요한과 같은 이에게 함부로 대하는 이들을 주님은 어떻게 대하실까요? 그 사람을 대하는 방식으로 똑같이 갚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괜히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그래서 예수님과 친하다고 하면서 그분께로 인도하는 사람들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 때엔 사장 친구의 꼴이 됩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안다면 그리스도 때문에 세례자 요한이 된 이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세상에 소속-육신-마귀가 그리스도로 향하는 길의 걸림돌이기에 자신이 몸소 가난하고 정결하고 겸손해진 이들을 존중하고 본받으려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분도 그렇게 대해주십니다. 
그분은 사랑이고 행복입니다. 
 
영화 ‘패밀리맨’(2000)은 출세를 위해 사랑하는 케이트라는 애인을 떠나서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잭이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13년 뒤 큰 투자기업의 사장이 되어있는 그는 성탄절도 즐기지 못하고 일합니다.
그러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이전에 사랑했던 여인과 결혼하여 아이들 둘을 데리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남자가 되어있는 것입니다. 
 
처음엔 가난한 삶이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아내 아내와 아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가정이 주는 행복에 젖어갑니다.
그리고 다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때쯤 눈을 뜹니다.
그는 회사의 중요한 일도 집어치우고 성공을 위해 버렸던 자신을 떠나 비행기를 타려는 한 여인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이것이 성탄절이 주는 선물이었습니다. 
 
행복은 욕심과 동행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알려주는 이가 케이트입니다.
케이트에게 대하는 대로 행복도 잭을 무시합니다. 그러나 대신 돈이 행복이라는 마약으로 순간적인 쾌락은 허락합니다.
하지만 케이트를 잠시만이라도 받아들이면 욕심이 없는 행복을 맛봅니다.
 
세례자 요한과 같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곧 사랑과 행복이 나를 대하는 방식이 되는 것입니다.
욕심을 버림과 행복이 그렇듯, 요한과 예수님은 둘이 아닙니다. 
 
그러니 세상에 나를 가난하게 하고 겸손하게 하고 절제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꼭 붙드십시오.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곧 사랑이요, 행복이요, 영원한 생명인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입니다.
 
교회가 바로 세례자 요한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돌아가실 때 “결국 저는 교회의 딸입니다”라고 말한 예수의 데레사 수녀는 하늘나라에서 어떤 대접을 받게 될까요?
“너도 내 딸이다”라며 맞아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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