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1월 8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1-08 조회수 : 1239

11월08일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복음: 루가 17,1-6 : 죄의 유혹과 용서, 믿음의 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경고하신 다음 형제자매를 용서하라고 하신다. 죄라는 것은 무엇인가? 죄는 비열하고 불쾌한 행동, 정당한 이유가 있든 없든 화내고 모욕하고 모함하고 다른 사람을 걸려 넘어지게 하는 짓들이 죄이다. 주님께서는 이런 일이 없을 수 없다고 하신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인간을 그렇게 만드신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로 부터는 어떤 악한 것도 비롯되지는 않는다. 그분은 모든 덕의 원천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날까? 나약한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고, 그래서 많은 일에 걸려 넘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은 불행하다고 말씀하신다.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1절)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란, 신자들을 유혹에 빠지게 하고, 조심스러운 이들을 피곤하게 하며, 조심스럽지 못한 사람을 넘어지게 하고, 모든 일을 어지럽히고, 모든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다. 죄짓게 하는 일이 있어서 죄가 생겨나기 때문에 죄를 짓게 하는 일이 곧 죄이다. “우리는 모두 많은 실수를 저지릅니다.”(야고 3,2) 실제로 우리는 많은 잘못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예수님은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루카 16,19-31)에서 벌을 받으며 괴로워하는 부자 이야기에 이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는 사람들을 용서하라고 하신다.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3절) 만일에 용서해 주지 않아 절망한다면 한 사람을 죄악에서 소생시킬 수 없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르고 저지르는 잘못이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만 그때마다 책망하고 바로잡아 주어 나쁜 습관이 굳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4절) 우리는 병을 한두 번 치료해주고 마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이라도 아플 때마다 치료해주는 의사들과 같아야 한다. 우리 모두가 나약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다고 한다면, 우리를 꾸짖고 벌할 수 있는 이들이 자비롭고 쉽게 용서하는 사람이기를 기도하여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2) 
 
사도들이 주님께 청한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5절) 사도들은 믿음을 더해 주십사고, 그래서 믿음 안에서 더 강하게 해 주십사고 청하고 있다. 믿음은 우리에게 달려 있는 동시에 거룩한 은총의 선물이다. 믿음의 시작은 우리에게 달려있고,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는 가운데 유지되지만, 그러기 위한 확신과 힘은 거룩한 은총에서 온다. 그래서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9,23) 
 
겨자씨 한 알은 아주 작아 보인다. 겉모습은 보잘 것 없어도 맛은 이보다 강한 것이 없다. 교회가 지닌 신앙의 뜨거운 열정과 내적인 힘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