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1월 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1-08 조회수 : 1236

여름과 겨울 날씨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너무 덥고 또 습한 날씨, 여기에 엄청난 비를 뿌리는 여름. 그리고 너무 춥고 또 운전하기 힘들게 엄청난 눈을 뿌리는 겨울. 모두 싫은 날씨입니다. 그래서 봄과 가을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맑은 하늘을 보여주는 날씨만 ‘날씨’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폭풍우, 천둥, 번개, 안개, 눈, 소나기 역시 ‘날씨’입니다. 즉, 날씨란 내가 좋아하는 날씨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좋은 날만 내 삶이고, 어렵고 힘든 날은 내 삶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좋은 날뿐 아니라 나쁜 날 역시 나의 삶입니다.

이렇게 좋은 날과 나쁜 날 모두를 포함해야 내 삶이 완성되는 것이 당연한 진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쁜 날을 거부하려고만 하고 있으며, 그런 날은 내 삶이 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어떻게든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쁜 날이라고 생각했던 그 날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음을 깨닫습니다. 나쁜 날이라고 생각했던 그 날도 나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날이든 나쁜 날이든 그 자체를 판단하기에 앞서 그 모든 날에 감사하며 받아들이는 사람은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믿음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새로운 삶을 만들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용서에 대해 말씀을 하십니다.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하면 용서해 주라고 하십니다. 절대로 쉬운 말씀이 아닙니다. 한두 번이야 용서할 수 있다고 하겠지만, 그것도 하루에 자그마치 일곱 번 반복해서 죄를 짓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용서한다는 것은 힘듭니다. 그래서 믿음이 있어야 했습니다. 이 믿음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한 일이 되도록 해줍니다.

이 사실을 사도들도 알았나 봅니다. 그래서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고 청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라고 하시면서, 이미 우리에게 와 있는 주님의 은총과 사랑을 조금이라도 받아들이면 놀라운 기적을 체험할 수가 있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전혀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에게 다가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들의 부족한 믿음을 주님께 청해야겠습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원하시고 우리에게 강조하셨던 그 사랑의 삶을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