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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11-04 조회수 : 1660

회개한 자가 바라는 단 한 가지: 임마누엘!
 
오늘 복음은 루카 복음 사가의 ‘회개’의 이해를 엿보게 해줍니다. 본래 회개란 ‘행복’의 방향이 변하는 것입니다.
세속-육신-마귀의 욕구가 행복인 줄 알았다가 이 욕구들과 반대되는 사랑의 실천이 행복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회개입니다.
 
사랑의 실천은 내가 하느님을 나의 부모로 여기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부모를 부모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형제와 이웃도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부모로 인정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자녀는 부모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오늘 복음도 ‘기쁨’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나의 행복’이 ‘하늘의 행복’이 되게 하는 것이 루카 복음의 회개입니다.
나의 행위를 통해 하늘이 기뻐하는 것 때문에 나도 기쁘면 행복한 것입니다. 
 
우리도 회개하였다면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입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 잃어버린 동전 하나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다시 자신을 당신 것으로 삼아주는 것입니다.
당신만 옆에 있어 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러기 위해 그분께서 기뻐하시는 것만을 생각합니다.
이러한 삶으로의 회귀가 바로 회개입니다. 
 
유튜브 채널 ‘포크포크’에 다 성장한 의붓딸 미스티가 한 깜짝 선물에 아빠 라이언이 눈물을 쏟는 동영상이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선물 봉투를 줍니다.
겉에는 편지가 쓰여 있습니다.
가족들은 큰 소리로 읽으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울 것 같다면서도 읽습니다. 
 
“아빠는 제가 만난 사람 중에 누구보다도 가장 멋진 남자란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평생 저를 키워주셨죠. 그리고 5학년 때는 사인을 위조하다 걸린 사고뭉치였죠.
처음으로 함께 록 콘서트에도 가고요.
우리는 우스꽝스러운 추억들을 함께 해왔고 그게 바로 아빠인 셈이죠.
아빠 없는 제 삶은 이제 상상할 수 없어요.
아빠를 아빠라고 부를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해요.
이 편지가 뭘 말하려는지 궁금하실 거예요. 그러니까 얼른 이 못생긴 상자를 열어보세요.”
 
이미 이걸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의붓아빠에게 딸이 여러 선물과 함께 넣어서 내민 것은 하나의 쪽지였습니다.
아빠는 그 쪽지를 보고 흐느낍니다.
그 쪽지는 딸 미스티가 수십 년간 자신을 길러준 라이언이 법적으로도 ‘아빠’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입양신청서’였습니다.
아빠는 말은 안 했지만 흐느끼며 “난 이날만 기다렸다!”라고 말했습니다.
얼마 후, 미스티는 그토록 바라던 아빠의 성을 자신의 이름에 갖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면 우리는 진정 회개한 사람입니다.
그렇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 청한다면 아직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분께서 진정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당신이 ‘임마누엘’이 되어달라는 우리의 청원일 것입니다.
임마누엘은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뜻이고 그분은 우리가 그것만 바랄 때 모든 것을 내어주실
준비가 되어계십니다. 
 
회개하면 누구처럼 될까요? 당연히 하느님을 부모로 여기니 어린이처럼 될 것입니다.
어린이는 본능적으로 부모를 사랑하고 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며 그것을 청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한 것임도 압니다. 
 
유튜브 ‘터치터치’란 채널에 ‘마지막 순간에 네 살 딸이 부모님께 전해준 말’이란 제목의 동영상이 있습니다.
생후 육 개월부터 급성 급성 폐렴을 앓다가 네 살에 죽음의 위기를 겪는 여자아이와 부모의 절박한 대화 내용입니다.
아이는 말합니다. 
 
“나 살아있어요.” “물론이지.” 이 말을 부모님과 몇 번이고 반복합니다. 
“저 괜찮은 거 맞죠?” “당연하지!”
 
저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는 분명 건강해져서 집에 가고 싶기도 한데 죽음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려고 하는 것이 자신이 죽으면 부모님이 슬퍼할 것을 걱정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는 죽기 직전임에도 아직 죽지 않았다고 말하며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합니다.
부모를 위로해 드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아직 자신의 숨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부모에겐 유일한 위로입니다. 
 
그리고 아이는 잠시 기도를 합니다.
무언가 새로운 말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아빠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는 더 사랑해.” “아빠는 네 곁에 있을게.”
 
드디어 아이는 부모에게 자신이 가장 원하고 부모도 기뻐할 것을 청합니다. 
“엄마 제 옆에 계속 있어 줄 수 있어요?”
아이가 원하는 것 하나는 그저 부모가 자신의 옆에 있어 달라는 것뿐입니다.
이것이 내가 가장 원하고 부모가 가장 원하는 한 마디입니다. 
 
아이는 다시 부모님을 걱정합니다. 
“아빠, 엄마. 울고 있어요?” “아니야, 이젠 안 울어.” 그리고 숨을 헐떡이며 말합니다. 
“제가 괜찮아질 거라 믿어요.”
아이는 자신이 괜찮아지려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다시 숨을 쉴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괜찮아지고 있음을 확신하며 숨이 찬데도 큰 소리로 말합니다. 
“저 괜찮아지고 있어요!”
 
제르뚜르다 성녀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내 뜻을 들어주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나도 네 뜻을 들어주기로 결심했다.”
 
아이는 죽기 직전임에도 하는 모든 말이 부모의 뜻에 맞는 말만 합니다. 부모에게 기쁨을 줍니다.
아이는 부모의 기쁨이라는 감정에서 벗어나는 말을 찾아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원하는 것이 자신 안에서 다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 것입니다. 믿어야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아이는 몇 번의 위기를 겪었지만, 건강을 회복하여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것이 회개한 신앙인의 삶입니다.
 
내가 잃은 양 한 마리이며, 잃어버린 동전 하나라는 것을 아는 것. 그래서 무엇이 주님과 나를 기쁘게 할 수 있음을 아는 것. 하느님께서 함께 계셔달라고 청하는 것만이 하느님을 가장 기쁘게 해 드리고 나를 위해서도 가장 좋은 것임을 아는 것이 회개입니다.
 
이것만 청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다 잘 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것. 이것이 회개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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