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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11-02 조회수 : 1420

오늘은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입니다. 아마 기억되는 ‘죽은 이’가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특히 기억되는 분이 계시지요. 부모님이십니다. 작년에 어머니, 올해 아버지께서 하느님 나라에 가셨기에 더 많이 기억이 납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이 위령의 날에 기억해야 할 분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연세가 많으셨으니 당연히 이런 날이 올 것이 분명한데도, 아직도 멀었다고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겪어야 할 ‘죽음’이라는 순간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휴가 때, 멋진 풍경이 펼쳐진 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유명 관광지라서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친구와 함께 온 어떤 청년의 말이 들리는 것입니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다. 여기 정말 좋다.”

이 말에 친구도 “맞아. 여기 정말 좋다. 나도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다.”라고 대답합니다.

이 둘의 말을 듣고서 눈물이 났습니다. 저에게는 모시고 올 부모님이 안 계시기 때문입니다. 또 생전에 함께 여행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이 세상보다 훨씬 더 좋은 하늘 나라에 계신다고 생각은 되지만, 그래도 허전한 마음입니다.

위령의 날,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면서 그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열심히 기도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이와 더불어 지금을 사는 우리의 모습도 반성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죽음’ 앞에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많은 이가 죽음 앞에 후회합니다. 자기 죽음 앞에서도 그렇고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 앞에서도 후회합니다. 인간의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어쩔 수 없이 만드는 후회이겠지만, 이 후회를 줄여나가는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비결이 아닐까요?

예수님께서는 그 비결을 오늘 복음에서 진복팔단에 담아서 말씀해주십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는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야 후회를 줄여나가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주님,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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