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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3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0-31 조회수 : 1362

사람들이 저를 싫어해요. 성당 다니는 사람들이 어떻게 왕따를 시킬 수 있죠?”

어떤 분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면서 눈물로 호소하십니다. 그래서 이분들에 직접 물어보았냐고 여쭤보니, 자신이 나타나면 시선을 돌리고 말도 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직접 그 이유를 물었는지 여쭤보니, 자기들끼리만 따로 모임을 하면서 자기를 왕따시킨다고 말씀하십니다. 다시 한번 분명하게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이유를 ‘직접’ 물어보셨어요?”

직접 물어본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것을 보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직접 물어본 뒤에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고 했습니다. 

며칠 뒤, 이분은 환한 미소를 띠며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서로 오해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제 모두 풀었다는 것입니다. 눈치를 보는 자매님 모습을 보며 그 공동체 분들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힘들어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말을 걸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눈도 잘 마주치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또 사적인 모임이 갑작스럽게 생겨도 이런 자리를 힘들어 할 것 같아서 연락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십니다. 

지레짐작은 서로 간 오해를 낳고 서로 힘들게 하는 시작점이 됩니다. 여기서 잘못된 판단이 나오고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주님의 뜻과 정반대의 모습을 낳게 됩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랑’입니다. 

율법 학자의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고 당신 몸으로 보여주셨던 ‘사랑’은 지레짐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든 인정하고 지지하면서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을 향해서도 그렇습니다. 주님에 대해서도 지레짐작하면서 불평불만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사랑’이 우리의 삶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레짐작으로 하느님을 판단하고 나의 이웃을 판단하는 어리석은 사람의 모습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으로 하나를 이룰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이에 불신과 오해가 가득해서는 안 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지지하는 가운데 사랑은 점점 커져서 우리의 진정한 삶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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