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에 60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이색 놀이터가 있다고 합니다. 이 놀이터는 잔디밭과 테니스코트와 볼링장, 어린이공원과 숲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다른 놀이터와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입구에 ‘젊은이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붙어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나이트브리지협회의 매들린 엘스던은 BBC 등과의 인터뷰에서 “공원마다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데 나이 든 이들을 위한 시설은 거의 없다”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며 반기는 사람도 있지만, 나이 든 티를 내고 싶지 않다면서 이용하지 않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하긴 젊은이들을 위한 공간은 참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젊은이가 출입할 수 없는 60세 이상 노인의 놀이터도 생겨났겠지요. 하지만 솔직히 이렇게 서로 분리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함께한다는 것이 중요함을 잘 알면서도 이 세상은 계속해서 분리해나갑니다. 젊은이와 늙은이, 남자와 여자, 보수와 진보…. 이러한 분리 속에서 아픔과 상처를 겪는 사람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함께 하기 위해서는 내 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서는 함께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도 하늘 나라의 모든 것을 포기하시고 이 땅에 완전한 인간으로 오셨기에 우리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도 어제 복음에 이어서 주님께서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를 향한 불행선언을 하십니다. 그들은 자기 판단이 바로 하느님의 판단인 양 사람들을 단죄하고 꾸짖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언자들을 자신의 판단으로 박해하였으며, 이것도 부족해서 이제는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예수님까지도 죽음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판단만이 최고인 듯한 생각으로 행동하면 결코 함께할 수 없습니다. 자기만 맞고 남은 모두 틀렸다고 생각하는 데 어떻게 함께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자신의 판단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곳에는 사랑도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랑보다는 거짓된 위선과 자기만 아는 이기심만 있을 뿐입니다. 주님께서 함께할 수 없는 자리가 되고 맙니다.
사랑은 판단하지 않고 오랜 기다림 속에서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것입니다. 기다리면서 다른 사람들의 부족함을 판단하기 전에 먼저 채워주려고 애쓰는 것, 그 마음이 바로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마음입니다. 이런 사랑의 마음 안에서만이 우리 모두 함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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