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처음 배울 때가 생각납니다. 특히 주요 영법 중에서 ‘배영’을 배울 때 참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몸의 힘을 빼고 물 위에 가볍게 누우라고 강사는 말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물 위에 누우면 가라앉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수영 초보였던 저는 계속해서 물을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라앉지 않기 위해 제 근처에 아무도 오지 못할 정도로 힘차게 발차기를 해도 점점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바로 그때 강사가 이렇게 외쳤습니다.
“고개 들지 마요. 이 물에 빠져도 안 죽어요.”
물에 빠질까 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고, 그러다 보니 몸이 계속 가라앉는 것이었습니다.
힘을 뺀다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고개를 들지 않고 오히려 머리가 잠기도록 해야 저절로 물 위에 뜰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두려워할 것도 아닙니다. 물에 빠지면 전문 강사가 도움을 줄 것이고, 그리 깊지 않은 수영장이니 빠져 죽는 경우도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자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힘 빼고 살라는 것입니다. 이것저것 신경을 쓰면서 힘 꽉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주님께 맡기는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주십니다.
1세기의 손님 환대법에 따르면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을 대접할 때 공동체가 모두 돕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과 같이 친구에게 가서 빵 세 개만 꾸어 달라고 청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적인 귀찮음으로 손님 환대법을 지키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런 사람도 줄곧 졸라 대면 부탁을 들어준다고 하십니다. 하물며 하느님은 어떻겠냐는 질문이었지요.
사람에게 하는 정성의 반만 있어도 하느님께서는 더 큰 은총의 선물을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라고 하십니다. 즉, 기도로 청하고, 바른 삶으로 찾고, 한결같은 신앙으로 두드려야 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하느님께 다가가는 사람은 어떤 순간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힘을 쫙 빼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살게 됩니다. 하느님과 진정으로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우리를 하느님께서는 절대로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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