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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9-26 조회수 : 636

스파게티를 좋아해서 가끔 직접 해 먹습니다. 주로 혼자 해 먹는 것이기에 1인분만 하면 되는데, 사실 그 양 조절이 쉽지 않더군요. 스파게티면 봉지 뒤쪽에 1인분을 알려 주는 동그라미에 맞추면 1인분이라고 하는데 그 양을 보면 너무 적어 보입니다. 실제로 약간 부족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 줌 더 넣어서 삶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산더미처럼 불어난 면의 양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적당히 1인분’은 제게 너무 조절하기 힘든 양입니다. 

‘적당히’라는 말의 모호함으로 일상 안에서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저 ‘적당히’입니다. 그러나 ‘적당히’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냥 부족하거나 반대로 많은 것이 더 편합니다. ‘적당히’가 정답처럼 생각되면 ‘대충’하게 될 뿐입니다. 

삶에 적당히는 없습니다. 주님의 일도 '적당히'가 안 됩니다. 늘 최선을 다해야 할 부분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주님께서 당신을 따르는 데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적당히 대충해서 따르는 것일까요? 아니었습니다. '적당히'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삶으로 따르라고 하십니다.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낫다고 하시지요. 손이 죄짓게 하면 그 손을 잘라 버리라고 합니다. 또 발이 죄짓게 하면 역시 잘라 버리는 편이 낫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눈이 죄짓게 하면 그것을 빼 던져 버리라고 하십니다. 

어떻습니까? ‘적당히’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까? '적당히'가 아닌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삶도 ‘적당히’에서 멈추고 맙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같은 편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도 주님의 뜻을 따른다면 함께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사람을 막으려고 했던 제자들의 뜻과 달리, 예수님께서는 막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다함께 사랑의 길을 최선을 다해 걸어가야 할 것을 명령하시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제시하시는 사랑의 길을 어떻게 실천하면서 걸어가고 있었을까요? 적당히, 대충이라는 모호한 말이 아닌, 최선을 다하는 확실한 우리의 모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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