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 신부의 가족과 함께 식사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식사 한 끼 대접하겠다고 약속을 했었고, 그날이 바로 그 약속을 지키는 날이었습니다. 같이 갔던 식당은 요즘 강화 내에서 인기 있는 장소였습니다. 예약하지 않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다른 식당과 달리 주 5일 근무를 철저히 지키는 곳이었습니다.
저도 처음 가는 곳이라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그렇게 인상적이지 못했습니다. 가격 대비 훌륭하다고 말하기 힘든 곳 같았습니다. 그런데 동창 신부의 어머니와 그 여동생은 달랐나 봅니다. 식당 명함도 챙기면서 나중에 다시 와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남자가 보는 관점과 여자가 보는 관점이 확실히 구분되는 식당이었습니다. 저는 다시 올 것 같지 않은데, 다른 사람은 다시 오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는 다른 사람을 내 뜻만 내세워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실제로 이런 판단이 커다란 잘못으로 나아갔던 적이 얼마나 많습니까? 자신에게는 관대하게, 그러나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내세워서 서로의 간격을 더욱 멀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런 우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루카 6,41)
이런 사람을 가리켜 ‘위선자’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먼저 자신의 눈에서 들보를 빼낸 다음,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내라고 합니다. 남을 판단하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이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까요? 자기 성찰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남에 대한 비판만 늘어놓는 사람을 좋아할까요? 자기 성찰을 하는 사람은 겸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남에 대한 비판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주는 너그러움을 간직합니다. 이 너그러움에 사람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커다란 존경과 사랑을 전달합니다.
넓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주님만큼은 될 수 없을 것이 분명하지만,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분명히 지금보다는 더 넓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속 좁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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