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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8-24 조회수 : 1495

이런 사람 꼭 옆에 두세요
 
오늘은 성 바로톨로메오 사도 축일입니다. 나타나엘이라고도 불렸던 바르톨로메오는 메시아의 탄생을 기다리는 인물이었습니다.
필립보는 메시아를 만났다고 알려줍니다.
하지만 나타나엘은 나자렛에서는 예언자가 나올 수 없다며 그의 의견에 반대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라고 말하자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라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나타나엘이 무화과나무 밑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씀하십니다. 
무화과나무와 거짓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아담과 하와는 자신들의 죄를 숨기기 위해 무화과나무 잎으로 자신들의 몸을 가렸습니다.
나타나엘은 무화과나무가 거짓말의 상징임으로 자신은 모든 것에서 진실하여야 함을 되새겼을 것입니다.
이 묵상을 예수님께서 마음까지 들여다보셨던 것입니다.
 
그러자 바르톨로메오도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곁에서 배워 결국엔 피부가 다 벗겨지는 고문을 이기고 사도로서 위대한 성인이 되셨습니다.
 
만약 나타나엘이 예수님을 곁에 두지 않았다면 하느님 나라에서 그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엔 앉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내 곁에 누구를 두느냐가 나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를 내 곁에 두어야겠습니까? ‘나를 알아주는 사람’입니다.
누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겠습니까?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나타나엘을 거짓이 없는 참 이스라엘 사람이라며 인정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인정해주는 사람이란 누구겠습니까?
나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한 독일인 부부가 서른 곳의 병원에 다니고도 절망에 빠져 벤 카슨이란 흑인 의사를 찾아옵니다.
그 부부는 요한과 슈테판이란 샴쌍둥이 분리 수술을 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당시까지 그 수술을 성공시킨 사람은 전 세계에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엄마는 이런 아기를 낳고 자살을 하려고 했지만 그러면 아기들도 죽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견디고 있었습니다.
남편도 두 명의 아기가 다 살기를 원했습니다.
벤 카슨은 수술 중 과다출혈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아기들 몸 안엔 수술 시간을 버틸 충분한 혈액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벤은 시도해보기로 합니다.
물론 확신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한 흑인 아이가 멀리 독일에서 의뢰가 들어올 만큼 신경외과의 세계적 권위를 가지게 되었을까요?
그는 어렸을 때 공부를 잘했을까요? 아버지 없이 자란 벤은 공부도 아주 못했습니다.
어머니는 글도 모르는 사람으로서 자녀들을 잘 키우고 싶었지만 남의 집 청소를 하고 남의 애를 봐주면서
자녀를 잘 돌볼 충분한 시간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자신이 바보라고 말하는 벤에게 엄마는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지 않아. 넌 똑똑한 아이야. 다만 노력을 하지 않았을 뿐이야. 넌 최고야.”
 
엄마가 하루에도 수백 번 이렇게 말해주는 데에는 자신이 어렸을 때 그런 마음이었을 때 아무도 자신에게 용기를 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할 수만 있다고 하지 않고 대학교수들이 사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두 권 이상 책을 읽을 것을 권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고생하는 것 때문에, 그리고 어머니가 믿어주는 것 때문에 어머니 말씀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벤은 전교 1등을 합니다.
하지만 당시 인종차별이 심할 때여서 상을 받는데도 선생님들은 아버지도 없고 흑인인 벤도 하는데 백인인 너희들은 왜 못하냐며 오히려 벤 앞에서 상처 주는 말을 합니다.
 
인턴 때도 흑인이기에 그의 의견은 무시되는 때가 많았습니다.
한 번은 의사들이 모두 콘퍼런스에 갔을 때 폐엽 절제술을 해야만 하는 응급수술 환자가 들어옵니다.
어쩔 수 없이 자격도 없는 그는 수술을 진행하고 성공적으로 마칩니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의 의사 생활은 거기서 끝났겠지만 숙련된 전문의들도 후유증을 남기기 쉬운 어려운 수술을 인턴이 해낸 것에 모든 의사가 놀랍니다.
 
아내의 유산으로 그는 아이들을 살리는 의사가 되기로 합니다.
그의 실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33세에 존스 홉킨스 최연소 신경외과장이 됩니다.
그렇게 머리가 붙은 샴쌍둥이 수술을 시도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피를 멈추게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때도 어머니가 도움을 줍니다. 
“샴쌍둥이 수술 때문에 걱정하니? 넌 할 수 있어.”
 
그때 설거지하는 어머니 모습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수도꼭지처럼 심장을 틀어막는 것입니다.
피가 돌지 않아도 뇌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한 시간 동안 심장을 멈추고 머리를 분리하고 피가 새는 혈관들을
막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벤이 매일 기도를 한다는 한 마디에 부모도 그 수술에 동의합니다.
물론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결국 22시간이 걸린 세계 최초로 샴쌍둥이 분리 수술을 성공시킵니다.
 
수술을 마치고 나와 걱정하는 부모에게 “어느 애부터 보시겠어요?”라고 말할 때 얼마나 기뻤을까요?
그 이후로도 벤 카슨은 엄청난 업적들을 이뤄내며 나이가 들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자가 될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영화 제목은 ‘타고난 재능: 벤 카슨 스토리’(2009)이지만 과연 타고난 재능이었을까요?
그에게 자신을 믿어주는 어머니가 계시지 않았다면 그만큼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나를 알아준다는 말은 나의 무한한 가능성, 곧 신의 경지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어준다는 말입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꼭 옆에 두십시오.
벤 카슨은 10달러 지폐에 들어갈 위인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꼽았습니다.
“넌 할 수 있다.”란 말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하며 그를 믿어주고 인정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인정받는 만큼 성장합니다.
바르톨로메오에게 그분이 예수 그리스도셨던 것입니다. 
 
아마 여러분 곁에는 헛된 꿈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애초부터 그런 꿈은 꾸지 못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헛된 꿈을 꾸게 만드는 사람을 곁에 두십시오.
나를 아는 사람을 옆에 두어야 하는데 우리는 물 위도 걸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못할 것이 없는 사람인 것입니다.
그런데 물 위를 걷다가 누군가 “그런 생각은 교만한 거야.”라고 말해버리면 멘탈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해주려면 나도 분명 그런 사람을 곁에 두었더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고 믿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그저 무화과나무 밑에서 생각이나 하던 한 사람을 알아주셔서 그를 위대한 성인으로 만드셨습니다.
 
예수님은 결코 누구의 기도 꺾으신 적이 없으십니다.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말할 때 그건 교만한 생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당장 멀리하십시오.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사람을 가까이하십시오.
내가 옆에 두는 사람이 곧 나의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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