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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8-19 조회수 : 1417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를 아십니까? 토끼와 거북이 중에 누가 이겼을까요? 거북이입니다. 분명 토끼가 훨씬 더 빨라도 중간에 잠들어서 결국 거북이에게 승리를 빼앗긴다는 이야기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먼 훗날, 이 토끼의 후손이 거북이에게 이겨서 역사를 바꾸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문제는 토끼는 금세 피곤함을 느껴서 중간에 잠들어 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토끼는 잠이 오지 않는 약초를 구해서 경기 직전에 먹었습니다.

이 약효 때문인지 토끼는 거북이보다 여유 있게 먼저 결승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토끼는 너무 기뻐서 만세를 외쳤습니다. 한참 뒤에 거북이도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거북이는 도착하자마자 또 이겼다면서 만세를 외치는 것이 아닙니까? 토끼는 “내가 이렇게 먼저 와 있는 것이 안 보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거북이는 크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너는 약물 복용으로 실격패야!”

맞습니다. 약물 복용으로 실격패가 맞습니다. 사실 우리는 승리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얻은 승리가 진정한 승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특히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얻은 승리가 아니라면, 큰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승리 자체보다 승리를 위한 과정을 먼저 바라봐야 합니다. 주님께서 원하는 과정을 밟고 있는 지를 말입니다.

혼인 잔치의 비유 말씀을 해주십니다. 임금이 사람들을 초대했는데 초대받은 이들이 각종 이유로 초대에 응하지 않고, 그것도 부족해서 부르러 간 종을 붙잡아 때리고 죽이기까지 합니다. 당연히 임금이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살인자를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립니다. 당연한 조치로 보이지 않습니까?

사실 성경에서 혼인 잔치는 하느님과 그분 백성의 기쁘고 결정적인 일치의 상징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초대에 응답하지 않고, 거부의 표시로 임금의 종을 죽이기까지 하는 폭력을 행사합니다.

하느님 나라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랑의 삶으로의 초대를 거부하는 모습, 그리고 거부의 표시로 하느님께서 싫어하는 죄를 범하는 모든 것이 바로 커다란 폭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의 초대는 아무런 조건이 없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초대받은 이들은 나름대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혼인 예복을 차려입지 않는 사람들이 쫓겨나는 모습에서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사랑의 실천이 바로 혼인 예복입니다.

각종 죄를 범하면서 세상에서 첫째 자리만을 차지하려 한다면, 하늘 나라에 결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주님으로부터 실격패 당합니다.

공식의 중요성.

학창 시절에 제가 좋아했던 과목은 수학이었습니다. 대부분이 싫어하는 과목을 저는 이상하게도 좋았습니다. 문제 푸는 것이 싫다고 친구들은 말하지만, 저에게는 다른 과목과 달리 몇 개의 공식만 외워서 적용하면 정확하게 풀리는 이 수학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수학이라는 과목이 ‘암기과목’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공식을 외워야 하니까요.

수학에서 공식을 외우고, 이 공식을 잘 응용할 수 있는 사람의 성적이 잘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공식도 못 외우고 응용도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고 어려운 과목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주님을 따르는 것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주님을 따르는 공식을 외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공식을 잘 응용해서 주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그때 주님과의 관계가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공식은 주님께서 직접 당신의 몸으로 보여주셨던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나의 입장이 아닌,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해줄 수 있는 황금률로, 더 나아가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이 사랑의 공식을 잘 응용하는 사람이 주님과 더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행복이 멀리에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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