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느 형제님 두 분이 언성을 높이며 이야기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딱 들어 보니 정치적인 이야기입니다. 진보와 보수의 다툼처럼 보였는데, 서로가 자신의 말이 맞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다 인터넷 유튜브 영상입니다. 요즘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의 알고리즘은 우리를 비슷한 사람들과 짝지어 주고 우리의 취향 및 의견과 가장 잘 맞는 매체나 뉴스를 연결해주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유튜브에 들어가 있지만, 자신이 보는 것은 상대방과 전혀 다를 수가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연결로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촛불혁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앞에 두 형제님의 다툼에서 볼 수 있듯이 연결이 오히려 분열이 일어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무조건 틀렸다는 생각 자체를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단지 다른 것임을 인정하면서 더불어 더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분열이 아닌 일치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일치의 하느님을 우리 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바로 주님의 어머니이신 동정 마리아께서 하느님에게서 받으신 영광을 찬미하는 날입니다. 이런 성모님이 부러워 보이지 않습니까? 하느님의 영광을 받아 승천하셨으니 얼마나 좋을까요? 갑곶성지 봉안당을 운영하면서 거의 매일 죽음을 보다 보니, 죽음을 건너뛰고 하늘로 오른다는 것은 정말로 부러워 보이는 일입니다. 하지만 성모님의 영광은 단 한 번의 결과로서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잉태 순간부터 예수님의 죽음 때까지 성모님께서는 엄청난 고통을 당신의 가슴으로 안으셔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그 고통에 대한 답답한 마음이었을까요?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엘리사벳 성녀를 만나십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성모의 노래’라는 찬미의 노래를 부르십니다.
하느님의 일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처녀가 아기를 가지면 간음죄로 공개적으로 돌에 맞아 죽어야만 했던 때였습니다. 이런 어려운 순간을 주시는 하느님 곁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드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음을 아시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십니다.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는 삶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선택이 우리 모두의 부러움을 받을 수 있는 영광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어떠한가요? 하느님과 철저하게 일치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찬미의 노래를 힘차게 부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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