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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7-03 조회수 : 2177

미국의 한 자선단체가 거리의 노숙자를 대상으로 이런 실험을 했습니다. 30여 명의 노숙자에게 매달 일정 금액의 돈을 지급하며 일상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매달 30만 원 정도의 돈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일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악화하였습니다. 그 돈으로 담배나 술을 샀고,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취해 잠든 모습이 자주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돕지 않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금액을 높여 보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 의견에 따라 매달 80만 원 정도의 돈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더 많은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웠을까요? 아니었습니다. 대다수 노숙자가 금주와 금연을 결심했고 강력한 의지로 목표한 바를 이뤄서 자신의 삶을 바꿨습니다. 


30만 원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하면서 나쁜 쪽에 더 끌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80만 원으로는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두게 되었고, 그 결과 나쁜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의미를 둘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의미를 두어야 의지를 세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토마스 사도 축일을 맞이하는 오늘의 복음은 믿음에 대한 말씀을 주님께서 하십니다. 주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토마스였지요. 그러나 주님께서는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라고 하십니다. 이 문장을 직역하면, ‘믿지 않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이가 되어라.’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품어 온 불신 곧 의심을 떨쳐 버리라는 말씀이지요. 


이는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하시는 말씀이 아닐까요? 주님을 믿지 못하고 의심을 하고 있을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의심하고 있을 때를 잘 보면 의미를 두지 못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으므로 의심하고 믿음을 두지 못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직접 봐야지만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보는 것에 근거하지 않고, 본 사람들의 증언에 의미를 두고 믿음을 두는 것을 이야기하십니다. 이런 신앙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부활하시는 그리스도와의 깊은 일치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행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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