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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30일 -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6-30 조회수 : 2781

돈은 언제부터 악이 되는가?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가다라인들의 지방에서 마귀 들린 두 사람을 치유하시는 내용입니다. 
가다라인들은 로마인들을 위해 돼지를 치는 실질적인 이방인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유다인들은 모세의 법에 따라 돼지를 극도로 혐오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마귀들의 청을 들어주십니다. 
그들은 돼지 떼로 들어가고 싶다고 말하고 예수님은 그들의 청원을 들어주십니다.
그러자 그 돼지 떼가 언덕을 내리달려 바다에 빠져 죽습니다.
가다라인들은 이 모습을 보고 자신들의 재산을 잃게 만든 예수님을 쫓아냅니다.
실상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귀, 즉 재물을 섬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드는 돼지가 곧 마귀와 같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돼지는 본래 마귀 들린 것과 같은 악한 동물일까요? 아닙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돼지 자체로는 나쁜 동물이 아닙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떠나가게 만들 때는 나쁜 동물이 됩니다. 
 
돈은 본래 나쁜 것일까요? 돈은 나쁘지 않습니다.
돈이 없으면 가족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고 이웃을 도울 수도 없습니다.
돈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몰아내게 만드는 원인이 될 때는 마귀 들린 것과 같이 됩니다. 
 
그렇다면 재물이나 명예, 음식 등은 언제부터 예수님을 몰아내게 할까요? 물론 통제가 되지 않을 때부터는
그것의 지배를 받는 것이니 악입니다.
그러나 언제부터 통제가 되지 않을까요?
 
영화 ‘오만’(2019)입니다. 현우는 한 건설자재 영업회사의 막냅니다. 그는 선배들과 함께 매일 술자리에 참석해야 했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세희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진심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세희도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주는 현우를 좋아합니다.
그렇게 좋은 관계가 유지되던 때 세희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현우는 거기서 그만두려 합니다. 
 
하지만 다시 술자리에서 세희가 다른 사람과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질투를 느낍니다.
그래서 세희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상처 주지 않겠다면 다시 시작해보자고 합니다. 
그리고 세희의 빚을 다 갚아줍니다.
세희 딸도 아저씨가 싫지 않은 눈치입니다.
그들은 동거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회사 말단 직원의 월급으로는 이미 아이까지 있는 여자를 책임지기는 버거웠습니다.
현우는 밤에 대리운전하고 낮에는 회사에 출근하여 일합니다.
그런데 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서류를 잘못 올려 회사에서 권고 해직을 당합니다.
세희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 없었던 현우는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 보려 합니다.
하지만 돈에 대한 압박이 심해 오고 세희는 다시 빚을 집니다.
여기에서 서로 싸움이 오고 가고 현우는 세희의 뺨을 때립니다.
이때 자신이 그렇게도 미워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자신에게서 보게 됩니다.
 
둘은 다시 남남이 되었고 현우는 다행히 다른 직장에 취직합니다.
우연히 길에서 세희와 딸의 뒷모습을 봅니다.
하지만 이젠 덤덤합니다. 자신과 맞지 않았던 사람임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왜 영화 제목이 ‘오만’일까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겠다는데 그것이 무슨 오만일까요? 그러나 그것은 오만입니다.
인간이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랑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 것이 오만입니다.
세상에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도 내가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하면 그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되는대로 살아야 할까요? 그리스도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목표가 그리스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 때문에 결혼도 하고 그리스도 때문에 돈도 벌고 그리스도 때문에 열심히 살면 문제가 없습니다. 
 
무엇이든 이 세상 것은 내가 목표를 정할 때부터 악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 목표액이 나를 지배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귀가 들어간 돼지는 통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목표를 정해놓으면 그것은 통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악마가 되어 나를 지배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피조물임을 잊는 것이 ‘오만’입니다.
영화 ‘리얼 스틸’처럼 만약 내가 만든 로봇이 목표를 갖게 된다고 생각해봅시다.
로봇은 주인의 명에 따를 때야만 생존이 보장됩니다. 그러나 로봇이 목표가 있다고 주인을 버리게 되면
주인은 더는 그 로봇에게 도움을 줄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그 로봇은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과 함께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피조물에게는 주인이 필요하고 주인이 허락해주면 갖고 그렇지 않으면 갖지 않는 삶이 가장 적당합니다.
이것이 악이 끼어들어 자신을 망치게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입니다.
 
하느님 뜻 외에 다른 목표를 갖지 맙시다. 그것이 결국은 하느님을 잃게 할 것입니다.
인간이 피조물임을 잊을 때 오만이 발생하고 그러면 목표가 세워지고 그 목표 안에 사탄이 개입하여
그것의 지배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하느님을 버리는 이유가 됩니다. 
 
베타니아의 마리아는 예수님을 위해 300데나리온이나 하는 향유 옥합을 깼습니다.
부자였지만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그러면 그 돈은 악이 아니라 선한 것이 됩니다.
물론 돈이 있어야 자녀도 키우고 헌금도 내고 할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돈을 벌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내일 걱정은 내일 하라고 하셨습니다.
열심히 일하되 결과는 주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추구하는 것에 악의 기운이 스며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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