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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6-25 조회수 : 2323

학창 시절 때, 지금과 달리 선생님의 체벌은 당연했던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숙제 안 했다고 맞고, 떠들었다고 맞고, 복도에서 뛰었다고 맞고, 성적 떨어졌다고 맞고, 준비물 가져오지 않았다고 맞고…. 참 많이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의 일 하나가 생각납니다. 밤 11시에 끝나는 야간 자율학습인데, 더 공부하기 싫어서 10분 일찍 가방을 싸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문에 선생님이 서 계셨습니다. 그리고 일찍 나온 학생들을 정문 옆에 세웁니다. 10분 일찍 나왔으니 10대씩 때리겠다고 말씀하신 뒤에 한 명씩 나와 때렸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모두 20명이었습니다. 총 200번의 스윙을 하면 선생님도 마지막에는 힘이 빠질 것이라는 생각에 저는 맨 마지막에 맞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가 되었습니다. 남 맞는 것을 계속 보면서 더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실제 겪은 것이나 상상하는 것을 똑같이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매 맞는 것을 보면서 상상하게 되니, 진짜 매 맞는 고통을 느끼게 된 것이지요. 10대 맞았지만, 저의 뇌에서는 200대 맞는 고통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고통과 시련은 뒤로 미룰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든 지금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괜한 걱정과 불안으로 고통의 크기를 키울 필요가 없습니다.

전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으면서 얼마나 많은 아픔과 상처를 남겼습니까? 이산가족의 아픔도 있고, 경제적으로 성장하는데도 큰 장애가 되었습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끼리 서로 원수가 되어 남과 북으로 대치하는 것 역시 커다란 상처입니다.

문제는 그 시간이 70년이 넘어가면서 점점 통일이라는 가치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의 이름으로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나만을 위한 기도, 내가 아는 사람만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기도를 함께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어렸을 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는 저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 또래의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다른 나라는 훨씬 더 잘 사는 것 같았습니다.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부족해 보였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더 좋아.”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삶의 조건은 그렇게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삶의 질이 향상되었습니다. 특히 삶의 질을 높이는 분야가 우리나라에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삶의 조건보다는 삶의 질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운동을 즐기고 건강한 식단을 찾고 영양제도 꼬박꼬박 챙겨 먹습니다. 그런데 삶의 질은 육체적 만족에서만 얻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적인 만족을 얻어야 진정한 삶의 질을 높일 수가 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 자신의 삶을 가장 높이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주님을 따르는 것을 너무나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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