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5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5-27 조회수 : 3094

1923년 핀란드의 중거리 육상선수 파보 누르미는 1.6km를 4분 10초로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1930년대와 40년대에 걸쳐 1초씩 기록이 당겨지다가, 1945년 스웨덴의 군데르 하그가 4분 1초 3까지 끌어내렸습니다. 이제 곧 4분의 벽이 깨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록은 오랫동안 깨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마의 4분 벽’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 기록은 1954년이 되어서야 영국의 로저 배니스터에 의해 깨졌습니다. 3분 59초 4. 사람들은 4분의 벽이 오랫동안 깨지지 않았기에, 이 기록은 오랫동안 깨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두 달도 되지 않아 그 기록은 깨졌고 계속 기록이 경신되었습니다(그 뒤 로저 배니스터의 기록을 깬 사람은 자그마치 1,400명이 넘었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스스로 한계를 만들었던 것이 아닐까요? 4분의 벽은 도저히 깨질 수 없다는 한계. 그 한계가 깨지자 비로소 계속된 기록 경신이 이루어진 것이지요. 한계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 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님의 길을 따르는 한계, 사랑의 삶을 사는 한계, 기쁘고 행복하게 사는 한계…. 이 모든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만이 지금보다 더 큰 ‘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에리코의 거지 ‘바리티메오’를 묵상해보았으면 합니다. 그는 한계를 짓지 않습니다. 주님 앞에 감히 나아갈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지 않습니다. 많은 이가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소리를 지를 수 있었던 것은 주님 앞에 나아갈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부른 뒤에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라고 물으십니다. 그때 그는 곧바로 대답합니다.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므로, 다른 방해들에 한계를 두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스스로 한계를 만들지 않으며, 어떤 구속 없이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는 이제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 것에 한계를 짓지 않는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무엇이 중요할까요?


2005년 미국 뉴저지 주립 럿거스대학교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선물을 받았을 때와 꽃을 받았을 때의 표정을 비교하는 실험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꽃 선물의 완승이었습니다. 꽃을 받은 사람은 모두 ‘진정한 미소’를 지였고, 다른 선물을 받았을 때보다 좋은 기분이 더 오래갔습니다. 또 꽃은 스트레스를 큰 폭으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식량 문제가 절실한 와중에도 꽃을 심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병원에서도 꽃을 본 사람들의 회복이 더 빠르다고 합니다.


가장 좋은 치료제이며 선물인 ‘꽃’입니다. 그러나 물질적인 것이 더 좋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면 꽃을 기억하지 못하게 됩니다. 꽃으로부터 얻는 혜택도 당연히 얻지 못합니다.


주님께서도 이 꽃과 같은 분이십니다. 세상의 눈으로는 별로 쓸모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이 첫째 자리를 차지하면 절대로 주님을 생각할 수가 없게 됩니다. 하지만 주님을 받아들이면 스트레스를 줄여나가면서 참 행복을 얻게 됩니다. 이 세상을 더 힘차게 살 수 있습니다.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조명연 마태오 신부)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