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르10,32)
그래서 우리는 너를 섬기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이의 종이 되려고 합니다.
높은 사람이 되고 싶고, 첫째가 되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 곧 인간의 보편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들에게 앞으로 당신께 닥칠 일들, 곧 당신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에 대한 예고를 하십니다.
그런데도 제베대오의 두 아들인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 자신들을 하나는 예수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 달라고, 곧 높은 자리에 앉게 해 달라고 예수님께 청합니다.
다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불쾌하게 여기자, 예수님께서 그들을 가까이 불러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닥쳐온 십자가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이심으로써, 열두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완성시키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삶을 충실하게 따른 성인들 중에 한 분이 바로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성 필립보 네리 사제'입니다.
필립보 네리 사제는 부에 대한 꿈을 접고 수도자가 되었고, 젊은이들을 위한 활동과 병들고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일과 영적으로 고통 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너를 섬기는 사람, 모든 이의 종이 되는 길을 충실하게 걸어갔습니다.
저도 그런 길을 걸어가고자, 늦은 나이에 부르심을 받고, 마흔한 살의 나이로 사제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때로는 신자들에게 짐을 지울 때도 많지만, 그런 부족함은 하느님 자비에 맡겨드리면서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너를 섬기려는 사람, 모든 이의 종이 되려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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