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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3-15 조회수 : 3193

남의 믿음이 나의 믿음이 되게 하는 두 필수 요소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에서의 두 번째 표징입니다. 첫 번째 표징은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있었습니다. 요한은 첫 번째 표징과 연결하라는 의미로 ‘다시’라는 말을 쓰며 이렇게 정보를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적이 있는 갈릴래아 카나로 다시 가셨다.”


또한, 이런 정보도 줍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를 떠나 갈릴래아로 가셨다. 예수님께서는 친히, 예언자는 자기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증언하신 적이 있다.”


여기서 ‘카파르나움’으로 대표되는 갈릴래아는 다른 복음에서 ‘나자렛’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혹은 실제로는 믿을 마음이 없으면서 표징만 요구하는 바리사이-율법학자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첫 번째 표징을 일으키게 했던 성모 마리아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오늘 왕실 관리가 이것을 보여줍니다. 그는 예루살렘에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들을 보고 들었습니다. 다른 이들은 그것으로는 믿기가 부족했으나 왕실 관리는 그 표징들로 자신 안에서 ‘용기와 끈기’를 뽑아냈습니다.


그는 왕실 관리이면서도 예수님께 기적을 청하는 ‘용기’를 보였고 예수님의 “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청하는 ‘끈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보여주신 바로 그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고 정말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와 그의 온 집안이 믿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믿음이 없이 예수님께 청했던 것일까요? 그가 예루살렘에서 보거나 들은 예수님의 표징들은 완전한 믿음을 그에게 주지는 못했습니다. 남의 믿음으로 생겨난 표징이기 때문입니다. 그 표징이 나의 것이 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종합하여 나에게서 ‘용기와 끈기’를 뽑아내야만 합니다.


미국 심리학자 에릭슨이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을 했습니다. 사람이 어떤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1만 시간은 하루 3시간씩 훈련할 경우 10년이고, 하루 10시간이면 3년이 걸립니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와 아마추어 연주자 간 실력 차이는 대부분 연주, 연습 시간에서 비롯되고, 우수한 집단은 연습 시간이 1만 시간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타고난 재능보다는 인내와 끈기가 그 사람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결론입니다.


 ‘1만 시간’을 투자할 용기와 그 시간 동안 지치지 않을 ‘끈기’는 바로 누군가의 성공을 보았기 때문에 나옵니다. 타인들이 이뤄낸 것은 그들의 표징입니다. 일단 그들의 표징을 보지 않으면 아무리 100만 시간을 투자해도 그 자리일 뿐입니다. 움직이기는 하나 목적지가 없으면 빙빙 돌 뿐입니다. 남의 성공을 보고 나도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이제, 그 성공이 나의 성공이 되게 만들기 위해 나도 ‘용기와 끈기’를 끌어내야만 합니다.


저도 사제가 되라는 하느님의 뜻에 일반 대학을 자퇴하고 신학교에 입학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면, 그리고 신학교에서 끝까지 버틸 끈기를 내지 못했다면 지금 가지게 된 그 작은 저만의 믿음도 가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모세를 따랐던 이스라엘 백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모세에게서 본 열 가지 재앙은 그저 모세의 표징이었습니다. 그 표징을 보고 홍해를 건널 용기와 광야를 이겨낼 끈기가 없었다면 성막 위에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표징은 가질 수 없었습니다. 용기가 ‘세례’의 필수 요소라고 한다면 끈기는 ‘견진’에 필요하고, 그렇게 가지게 되는 믿음이 ‘성체성사’의 준비가 됩니다. 외부로부터 오는 표징은 나의 용기와 끈기를 끌어내면 그 역할을 다 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없으면 아무리 닮으려 해도 닮기 불가능합니다.


어느 날 몇몇 젊은이들이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해박한 지식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소크라테스의 답변은 “일단 돌아가서 매일 팔 돌리기 300번을 해 보게. 그렇게 한 달을 채우거든 그때 다시 나를 찾아오게나.”였습니다. 젊은이들은 ‘아니 팔 돌리기와 학문이 무슨 상관이 있지?’라며 의아해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겠노라 대답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간단한 일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한 달이 지난 후, 절반의 인원만 다시 소크라테스를 찾아왔습니다.


“잘했네. 좋아. 다시 한 달을 해 보게.”


또다시 한 달의 시간이 지나고 소크라테스를 찾아온 젊은이는 지난달보다 3분의 1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러 번 반복한 끝에 1년이 지난 후에도 소크라테스에게 자문하러 온 젊은이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가 바로 ‘플라톤’입니다.


진정한 표징은 남이 일으킨 표징이 아니라 내가 일으킨 표징이어야 합니다. 내가 일으킨 표징만이 진정한 믿음을 줍니다. 표징을 일으키기 위한 용기와 끈기는 타인이 일으킨 표징을 통해 힘을 얻습니다. 그러니 믿는 것이 있으면 용기를 내고 용기를 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커넬 샌더스”는 트럭에서 자며 환갑이 넘어서 시작한 튀김 닭 사업을 위해 ‘1,008’번의 거절을 버텨낼 수 있었기에 ‘KFC 프라이드치킨’ 창업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1,500번의 거절 끝에 자신을 20여 차례나 거절했던 감독에 의해 첫 주연을 맡게 되었습니다. 영국 수상이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윈스턴 처칠이 해로우 스쿨 졸업식에서 이런 연설을 하였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절대, 절대, 절대,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전삼용 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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