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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2-07 조회수 : 2917

결단력 있는 지도자가 되는 시간,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하시다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이런 결단을 내리시는 배경에는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 일어나 외딴곳으로 가시어 기도하셨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아버지의 뜻을 여쭙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분명 기도를 통하여 아버지의 뜻을 찾으셨을 것이고 그 뜻대로 결단을 내리셨을 것입니다. 
 
살아가다 막막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때만큼 힘들 때가 있을까요? 
막막한 상황에서 한 리더로서 결단을 내리는 것은 매우 힘이 듭니다. 
그러나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리더만큼 위험한 존재도 없습니다.  
 
우리는 매번 누군가를 우리의 리더로 뽑습니다. 
이때 참으로 결단력 있는 사람을 뽑을 필요가 있습니다. 
잘못된 정치인들이 나라를 망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문제를 낼 테니 한 번 맞춰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같으면 공직에 출마한 이 세 사람의 후보 중 누구를 리더로 채택하겠습니까? 
 
1번 후보: 젊어서부터 술, 담배, 마약을 했던 불량소년입니다. 
숨겨둔 여자와 자식이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다리가 불편해서 휠체어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2번 후보: 어려서부터 말썽꾸러기 학생이었고, 낙제생이었으며, 사관학교도 3수 만에 들어갔습니다. 
줄담배를 피우고, 술고래였으며, 괴팍한 성격이어서 사람들이 가까이하기를 꺼렸습니다. 
 
3번 후보: 자기 관리가 확실한 사람이고 채식주의자입니다. 
술과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으며, 애국심이 강해서 전쟁에 나가 훈장도 받았습니다. 
시간 날 때는 그림을 그리며 여가를 즐기기도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대부분은 3번 후보를 선택할 것입니다. 
1번은 루즈벨트, 2번은 처칠, 3번은 히틀러입니다.
2차 세계대전 동시대 리더로서 루즈벨트는 미국을 승리로 이끈 역사상 유일한 4선 대통령이고, 처칠은 히틀러보다 항상 한 수 앞서 그를 이긴 영국 총리였으며, 히틀러는 말을 안 해도 알 것입니다. 
그는 독재자였고 그의 자기 확신 때문에 자신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리더입니다. 
 
이런 리더가 가장 위험합니다. 자기를 믿는 리더입니다. 
사람은 유한하고 실수투성이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이뤄놓은 그동안의 업적에 취해서 언제라도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리더의 대표적인 사례는 히틀러뿐 아니라 나폴레옹도 있습니다. 
여러 경제적 어려움이 닥쳤을 때 나폴레옹은 이를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극복해보려 했습니다. 
그동안의 승리에 심취해 있던 그는 러시아 원정을 계획하였습니다.  
 
분명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독선적으로 자신만 믿었습니다. 
“나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라는 정신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출발 당시 60만 대군이었지만 살아서 돌아온 숫자는 4만이었고 그중 전쟁을 할 수 있는 수준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온 사람은 천 명가량이었습니다.  
 
물론 히틀러도 이런 역사적 사실이 있음에도 독선적인 성격으로 러시아 원정을 감행하며 독일 패망을 앞당겼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위험한 유형의 리더가 결정장애 리더입니다. 
물론 자신의 결정이 틀릴 수 있음을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리더의 자리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결정장해형 리더는 독선적인 리더만큼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립니다. 
“나쁜 결정이 무결정보다는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 
 
결정장애가 생기는 원인은 결정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지나치게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결정으로 손해 보는 것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짜장면을 먹자니 짬뽕을 못 먹는 게 안타깝고 짬뽕을 먹자니 짜장면이 아까운 것입니다. 
짬짜를 먹자니 울면이 당기는 식입니다. 
죽을 것이냐, 살 것이냐 고민했던 햄릿이 그 대명사입니다. 
결단을 못 해서 온 가족이 다 죽는 비극으로 끝납니다. 
 
우리는 세월호 침몰 당시 이런 리더를 보았습니다. 세월호 선장입니다. 
그는 침몰 직전 여러 이상 징후에도 전혀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자기 살 궁리만 하며 자신은 빠져나오고 배에 타고 있던 나머지 아이들은 배에 머물라고만 했습니다. 
그가 탈출하고 자신의 젖은 돈을 방바닥에서 말리던 장면은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우리가 세상 애착이 많은 이들을 리더로 뽑을 때는 이렇게 자신 것을 잃지 않기 위해 타인을 희생하는 사람을 뽑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가장 훌륭한 리더는 누구일까요? 
예수님처럼 결단력 있는 분입니다. 
그러나 자기 생각으로 결단하는 사람이 아닌 새벽에 혼자 일어나 하늘의 뜻을 묻는 사람입니다.  
 
리더는 무조건 결단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독선적인 결단이 아닌 하늘의 뜻을 묻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잔 다르크’를 들 수 있겠습니다. 
너무나 결단력이 있지만 정작 그녀는 한 소녀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리더는 항상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평상시에는 다른 이들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만 어떠한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칼과 같습니다. 
그리고 100년간의 긴 영국과의 전쟁을 끝내게 했습니다. 
 
본당신부보다는 보좌신부가 속은 더 편합니다. 
결정할 일이 적기 때문에 책임질 일도 적습니다. 
그러나 보좌신부도 결정해야 할 자리가 분명히 있습니다. 
적어도 주일학교 안에서는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리더십 공부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도 리더이고 친구들도 자기들 사이에서는 리더가 있습니다. 
단 두 명만 모이면 리더가 생깁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어떻게 결단력 있는 리더셨는지를 오늘 이 구절에서 명확히 깨달아야겠습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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