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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2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1-22 조회수 : 2500

1월 22일 [연중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마르코 3,13-19 
 
훌륭한 리더는 조직체계를 만든다 

 

마르코가 생각하는 그리스도를 닮은 리더란 첫째, 자비로워야 합니다.
그래야 실수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둘째,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옳은 신념을 굽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 편애하지 말아야 합니다. 편애는 공동체를 갈라지게 하는 가장 무서운 행동입니다.
그리고 오늘 네 번째는 ‘시스템을 만드는 리더’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당신 열두 제자들을 뽑으시어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습니다.
이름은 새로 태어났을 때 짓는 것입니다.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새로운 시스템입니다.
성 프란치스코 성인이 세 수도회를 세운 것과 같고, 마더 데레사도 사랑의 선교회를 세운 것과 같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카리스마를 이어갈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리더가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개인적 역량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공동체는 리더가 사라지면 금방 와해됩니다.
또 리더가 아무리 카리스마가 넘치더라도 혼자 힘으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소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세가 이스라엘을 광야에서 이끌 때 처음엔 혼자 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든 것이었습니다.
그때 모세의 장인이 와서 모든 백성의 송사를 본인 혼자 다 처리하려 하지 말고 그 권한을 천 명, 백 명, 오십 명, 열 명에 해당하는 리더를 뽑아 그들에게 맡기라고 충고합니다.
모세는 그 충고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훨씬 편하게 좋은 결과를 얻어냅니다. 
 
사람은 한 조직에서 참모형이 있고 리더형이 있습니다.
참모형 리더는 참모로 있을 때는 큰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큰 그림을 보지 못합니다.
이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자신이 모든 일을 다 처리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참모들은 뒷짐만 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두세 사람이 합친 힘보다 나을 수 없습니다.  
 
반면 리더형 인간은 남 밑에서 일을 할 때도 리더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최선을 다하지만, 지도자가 되면 훨씬 큰 능력을 발휘합니다. 
 
유비와 제갈공명을 예로 들자면 유비는 리더형 인간이고 제갈공명은 참모형 인간입니다.
유비가 만약 남의 밑에 있었다면 그는 중간급 정도밖에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조라는 엄청난 사람이 판치는 곳에서 한 나라의 왕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실력으로는 제갈공명이 더 뛰어납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능력이 너무 뛰어난 것에 비해 사람들을 일치시킬 능력이 부족했음을 알고 유비의 대를 이어달라는 청을 거절합니다.
만약 유비와 제갈공명의 위치가 바뀌었다면 삼국지의 이야기는 생겨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관계야 많이 있겠지만,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과 사장실장인 시마 사토시를 들 수 있겠습니다.
손정의 사장은 비전을 제시하고 무작정 나아갑니다. 그래서 무모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습니다.
이 중간에 시마 사토시는 그 무모한 도전을 시스템화하여 전략을 짭니다. 
 
예를 들어 손 사장이 몽골에서 일본으로 전기를 끌어오는 엄청난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 시마 사토시는 중국 시진핑 주석을 만났고 한국 이명박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대선 후보인 박근혜 측근, 문제인, 안철수까지 다 만나고 다녔습니다.
보스가 꿈을 꿀 때 그 꿈의 실행 계획을 짜주며 일반 직원들도 그 꿈이 황당무계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 주는 것이 참모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손발이 잘 맞으면 못할 게 없지만, 참모 스타일이 지도자가 되고 보스 스타일이 참모가 되면 손발이 맞지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각자의 능력에 따라 참모도 되고 리더도 되어야겠지만, 리더가 되었을 때 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 나온 예화를 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마을 촌장이 물을 공급해주는 사람과 계약을 원한다는 공고를 냈습니다.
딱 2명 하고만. 에드가 먼저 땄고, 신이 나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하며 두 개의 양동이로 호수에서 물을 날랐습니다.
빌은 한동안 마을을 떠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에드는 경쟁자가 없어서 더욱 신나게 양동이로 물을 나르며 돈을 벌었습니다. 
 
여러 달이 지난 후 빌은 양동이 두 개 대신 사업 계획을 짜고, 투자자 네 명을 모으고, 일할 사장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또 여러 달이 지나고 건설 팀과 함께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일 년 동안 빌의 팀은 아주 두꺼운 강철 송수관을 건설해서 마을과 호수를 연결했습니다.
빌은 일을 하건 안 하건 매일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에드는 평생 일만 했고 겨우 먹고 살았습니다. 이야기 끝. 
 
에드와 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자신의 능력으로 하려는가, 아니면 시스템의 힘을 빌리려고 하는가의 차이입니다.
예수님도 사도들을 뽑아 교회라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개인의 힘만을 믿는다면 그건 교만일 수밖에 없습니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어 자신 밑에 있는 사람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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