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9일 [대림 제2주간 수요일]
복음: 마태오 11,28-30
사랑에서 요행을 바라지 말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멍에는 ‘뜻’입니다.
주인의 멍에를 메면 주인의 뜻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은 ‘사랑’입니다.
사랑하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지 못하다면 주님의 멍에를 맨 것이 아닙니다.
먼저 마음을 바꾸지 않은 상태로 사랑하려 해봐야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본래 스스로의 힘으로는 사랑할 수 없게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뱀은 본성상 사랑할 수 없습니다.
어떤 분은 가정을 돌보지 않고 매우 폭력적인 남편과 사십니다.
그분은 남편이 바깥사람들에게는 천사처럼 잘하는데 자신과 자녀들에게만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 변한다고 말합니다. 그럴 수 있을까요?
같은 마음으로 다른 성격이 나올 수 있을까요?
물론 바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두려움 때문에 바깥에서는 표출하지 못하고 집안에서 다 풀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참아낸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사람의 마음을 모를까요?
집안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남편이라면 바깥에서도 사랑받지 못합니다.
물론 이익적인 관계가 얽혀있어 주위에 사람이 많을 수 있더라도 진정한 친구는 사귀지 못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바깥에서는 잘 못 하는데 자신에게만 잘해준다고 믿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결혼 상대를 고른다면 어떤 사람을 고르겠습니까?
1. 다른 여자들에게는 냉정하지만, 자신에게만은 따듯하게 대해주는 사람.
2. 모든 여자에게 인기가 있고 자신에게도 잘 해주는 사람.
2번의 사람은 여자를 매우 힘들게 할 것입니다.
그런 사람과 결혼하더라도 그 남자를 좋아하는 수많은 여자 중 하나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밖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성격이 좋지 않은 사람으로 여겨지는 1번이 2번보다 더 낫지는 못할 것입니다.
지금이야 그렇지만 함께 살다 보면 본래의 성격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한 수도꼭지에서 물도 나오고 맥주도 나오지 않습니다.
마음은 수도꼭지와 같습니다.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라면 바깥에서 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격이 교만하고 화를 잘 내는 사람인데 자신만은 사랑해 줄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장착하고 사랑의 멍에를 쓰라고 하시는 이유는 마음이 바뀌지 않으면 멍에를 써도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겸손하고 온유한 성격이 아니면 진정한 사랑은 불가능합니다.
성격이 그런데 나에게만 잘해줄 수 있는 사랑은 참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한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만약 돈을 좋아하고 화를 잘 내는 성격이라면 그 사람이 부모라도 그 사람의 사랑을 사랑이라 믿으면 안 됩니다.
영화 ‘내생에 최고의 경기’는 20세의 나이로 1913년 US오픈에서 우승한 ‘프란시스 위멧’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위멧은 브루클린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는 소년입니다.
골프의 열정이 있었지만,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한 것이 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아버지는 헛된 꿈은 꾸지 말라고 프란시스가 골프 치는 것을 반대합니다.
아버지는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화를 내며 아들을 쫓아내기도 합니다.
그래도 위멧을 지원해주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위멧은 아버지의 말에도 기죽지 않고 어린 나이에 US오픈에서 우승하고 나중에 백만장자가 됩니다.
만약 위멧이 진정으로 아버지가 자신에게 하는 행동들이 사랑이라고 믿었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위멧은 아버지의 행동이 참사랑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길을 갔습니다.
화를 잘 내고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비록 아버지일지라도 그 사랑은 오염되었을 수밖에 없음을 알았던 것입니다.
온유하고 겸손하지 못한데 사랑한다고 하는 말은 믿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은 마음에서 어떻게 참사랑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사랑에 속지 않으려면 그 사람의 성격이 온유하고 겸손한지 먼저 살펴야 합니다.
자아의 멍에를 벗어버리지 못한 사람은 사랑한다고 해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나’라는 것 안에는 세속-육신-마귀의 사랑과 반대되는 욕구가 샘솟습니다.
이는 물이 오염되어 먹으면 죽는 것인데 남에게 마시게 해주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은 한마음에서 나오는데 마음이 사랑과 반대되는 성격이라면 그 사람이 나만은 진정으로 사랑해 줄 것이란 기대는 접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진정 사랑할 능력이 있는지 알려면 그 사람의 마음이 본래 자신의 마음인지, 아니면 그리스도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바뀌었는지 잘 관찰해야 합니다.
마음은 내가 누구냐는 믿음에 의해 바뀝니다.
‘나는 나’라고 대답하는 사람을 주의하십시오.
자신을 그리스도라 믿는 사람만이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지닐 수 있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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