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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12-06 조회수 : 1462

회개했다면: 주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난 주일은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알아보기 위해 먼저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일, 곧 ‘사랑실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레베카는 아브라함의 종과 그의 낙타들에게 물을 마시게 함으로써 아브라함의 며느리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이들을 통해 우리에게 오십니다. 
그리스도는 가난한 요셉과 마리아를 맞아들일 줄 알았던 마구간과 같은 사람들 안에서만 태어나십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랑실천을 하고 있다면 이것이 ‘깨어있는 삶’입니다.
  
오늘 복음은 ‘회개의 세례’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셔서 하시려는 일은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 뜻이 지배하는 나라입니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나의 뜻은 죽는 나라가 됩니다.  
 
그러니 예수님을 맞아들인다고 하면서 자신을 믿고 자신의 힘을 믿는다면 아직 회개한 것이 아닙니다.
  
회개의 세례를 위해 파견된 인물이 있었으니 ‘세례자 요한’입니다. 
그는 물로 세례를 주지만 그 목적은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그리스도를 맞기 위한 준비였습니다. 
요한은 광야에서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살았습니다. 
길쌈을 하거나 경작을 하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의 뜻에 의존하며 살았다는 뜻입니다.  
 
광야에서 어떻게 옷을 만들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 
광야는 그저 주님의 뜻에 따라 살고 죽는 곳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힘을 믿지 않게 될 때야만 하느님의 힘에 맡기게 됩니다. 
예수님을 맞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이 회개의 세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CBS 새롭게 하소서’에 윤치영 목사가 ‘감옥조차 하나님 나라로’란 제목으로 간증을 한 내용이 유튜브에 있습니다.
  
윤치영 목사는 전도사 때부터 호주에서 사역하였습니다. 
특별히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좋아 교회는 나날이 발전해갔습니다.  
 
그런데 고3짜리 여자아이 때문에 교도소에 가게 됩니다. 
그 아이는 남자친구와 문란한 생활을 하고 부모에게조차 폭력을 쓰고 있었습니다.  
 
부모의 연락을 받고 윤 전도사는 다른 청년들을 동원해 그 아이를 강제로 교회로 데려옵니다. 
하도 떼를 쓰는 바람에 아이의 등을 몇 대 때립니다. 
그리고 뉴질랜드로 가려 하는 아이를 말리기 위해 스마트폰과 여권을 빼앗습니다.  
 
부모는 윤 전도사가 한 일에 찬성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불만이었고 전도사를 고발합니다.  
 
죄목은 납치, 집단폭행, 강도였습니다. 
사실 죄목만 가지고는 수십 년의 형량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구치소에서의 생활은 끔찍했습니다. 
모든 옷이 다 벗겨지고 마약 등을 몸속에 넣어오지 않았는지 개가 냄새를 맡았습니다. 
그런 수치는 처음이었습니다.  
 
1년 이상의 징역을 살면 호주에서 추방당한다고 합니다. 
윤 전도사는 복음을 전하려고 하였는데 자신을 이런 처지에 몰아넣은 주님을 원망하였습니다. 
그래서 기도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아니 고통 때문에 주님을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재판이 다가옴에 따라 두려움이 급습해와서 머리를 벽에 처박고 싶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벽에 부딪히는 순간 기도가 나왔습니다.
  
“주님, 살려주세요!” 
 
그날 주님이 나타나셨다고 합니다. 
머리에 손을 얹으셨는데 그때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던 두려움의 고통이 싹 사라졌습니다.  
 
주님은 끊임없이 “내가 가르쳐주고 싶은 게 있다”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기도할 수 있게 되자 자신과 함께 있는 수감자들도 신앙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렇게 재판에 나아가게 됩니다. 
아이의 부모가 많은 변호를 해주었지만 어쨌건 강제적인 위력이 행사된 것은 사실이기에 실형 1년을 살게 됩니다.  
 
윤 전도사는 또 실망합니다. 
그래서 이전처럼 아주 기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하느님께 삐져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감옥에서 이슬람교도들과 마찰이 있게 됩니다. 
교도소 막사는 A에서 E까지 있다고 합니다. 
처음 들어오면 A막사에 살고 E막사는 출소 직전에 있는 수감자들이 사는 곳입니다.  
 
A막사에 있던 윤 전도사를 어느 날 갑자기 E막사로 옮기라는 명이 떨어집니다. 
그런 것은 거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막사를 옮기고 나서 이슬람 사람들이 자신을 그다음 날 죽이려는 계획을 다 짜 놓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을 본 윤 전도사는 주님께서 자신의 생명까지도 쥐고 계심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목숨까지도 주님께 맡기기로 합니다.
  
1년 형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아이에 대한 분노로 공황장애와 공황발작, 폐쇄공포증 등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목사 안수를 몇 시간 남겨놓지 않고 눈물이 터졌습니다. 
계속 눈물을 흘리며 목사 안수를 받는데 ‘쉬익~’ 하는 소리와 함께 분노가 다 사그라지고 병이 치유되었습니다.  
 
그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도 자신의 힘으로는 할 수 없었던 것임을 알았습니다.
  
어느 광고에 자주 나오던 문구가 있습니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You can do it!)
  
포기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이것이 회개하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 안에 가진 생각입니다. 
하지만 회개한 사람들은 이 말씀을 더 깊이 공감합니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 15,5)
  
윤 목사는 처음에 자신의 힘으로 한 아이를 회개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자유를 빼앗고 위력까지 행사했습니다.  
 
이렇게 무언가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다고 여길 때 아직 회개한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 안에 예수님께서 태어나셔도 곧 또 십자가에 못 박히십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나라가 임하게 하시기 위해 끊임없이 “넌 나 없이 아무것도 못 해!”라는 것을 알려주십니다. 
그래야 그분 말씀에 순종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때 하느님 나라가 세워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하게 됩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
  
윤 목사의 광야는 감옥이었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도 크건 작건 이런 무너지고 부서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주님께서는 우리 힘을 빼게 하십니다. 
그래서 기도하게 하십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아직 내 힘을 믿는 사람이고 
아직 내 힘을 믿으면 주님을 맞아들이기에 적당한 집이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가기 이전에 해야 할 일은 나의 나라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자신을 믿는 베들레헴의 큰 여관들이 아니라 광야의 마구간처럼 오직 주님께 의지해야만 하는 나를 만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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