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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2-03 조회수 : 1354

12월3일 [대림 제1주간 목요일] 
 
복음: 마태오 7,21.24-27 
 
당신의 가치는? 

 
 
오늘 복음의 주제는 ‘회개’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리시자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이라며 투덜거립니다.  
 
자신들처럼 율법을 잘 지키는 이들은 그리스도께 합당하지만 세리와 죄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의 비유와 잃어버린 은전 한 닢에 대한 비유를 통해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음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은 되찾은 어린 양과 되찾은 은전 한 닢에 대해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회개한 사람들입니까?
회개했다면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게 될 것입니다. 한 번 대답해 보십시오.
“당신의 가치는 얼마입니까?” 
 
영화 ‘담보’(2020)에서 사채업자 두석은 불법체류자로부터 돈을 받기 위해 그 딸을 담보로 잡습니다.
9살 승이인데 다음 날 돈을 가져다주면 담보를 넘길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승이 엄마는 그날 저녁에 불법체류자로 잡혀 추방을 당하게 됩니다.
승이는 두석으로부터 탈출하여 엄마를 찾으려 하지만 엄마는 추방당한 상태입니다.
두석은 졸지에 승이의 책임자가 되어버립니다.  
 
엄마는 두석에게 승이의 작은할아버지를 소개해주며 그가 돈을 갚을 테니 승이를 그에게 맡기라고 합니다.
그러면 승이가 좋은 집안에 입양되게 되고 자신이 다시 한국에 들어올 수 있을 때면 승이를 데려가겠다고 합니다. 
 
승이는 그때 엄마를 찾아다니다가 위험한 사람에게 유괴를 당하기 직전이었습니다.
두석은 간신히 승이를 찾아내 구해줍니다.
그리고 승이 작은할아버지로부터 돈을 받고 승이를 넘깁니다.  
 
승이 작은할아버지는 승이를 술집에 팔아넘깁니다.
술집 주인은 승이 엄마 행세를 하며 학교도 보내지 않고 승이에게 잡일을 시킵니다.
손님이 던지는 것에 얼굴이 상해도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습니다. 
 
승이는 울면서 두석에게 전화합니다.
두석은 자신이 담보로 맡았던 것에서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 때문에 마음 아파하며 승이를 다시 데려옵니다.
승이를 데려오기 위해 유일한 재산인 차를 팝니다.
그리고 승이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가진 모든 것을 내어놓습니다. 
 
다행히 승이는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갑니다.
엄마도 잠시 한국에 입국하여 승이가 크는 것을 보았지만 두석이 워낙 승이에게 잘해주는 것을 보고
그냥 중국으로 돌아갑니다.
지병이 있어 자신은 오래 못 살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승이 아버지도 살아 있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잘 살고 있습니다.
두석은 어머니도 찾아주고 아버지도 찾아줍니다.
그러나 승이는 자신에게 모든 것을 바친 두석을 결국엔 이렇게 부릅니다.
“아빠!” 
 
승이가 다 컸을 무렵 두석은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이 망가집니다.
그렇지만 승이가 성공하여 유명한 통역사가 되고 의사와 결혼할 때 유일한 부모로서 승이를 데리고 입장합니다. 
 
승이는 처음에 돈을 받아내기 위해 자신을 담보로 챙긴 두석으로부터 도망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고 그를 노리는 나쁜 사람에게 납치를 당합니다.
두석이 없었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작은할아버지도 승이를 팔아넘겼고 결국 승이는 어렸을 때부터 학교도 못 가고 술집에서 자라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승이는 이 세상에 자신을 인간답게 여겨준 단 한 사람이 두석이었음을 알고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합니다.
두석은 담보의 뜻이 처음엔 돈을 받기 위해 담보였다가 “담엔 보물이 되는 것”이라 말합니다. 
 
승이에게 “너의 가치가 얼마냐?”라고 물으면 돈 때문에 팔려 다니는 물건에 불과하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나 두석과 함께 있으면 못할 것이 없는 귀중한 존재가 된다고 말할 것입니다.
두석은 승이를 위해 목숨까지도 내어놓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아는 것이 회개입니다. 
 
99마리 양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상징합니다.
그들은 스스로 무엇이나 되는 듯이 행동합니다.
자신의 율법을 지키는 행동들이 주님 앞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라 여깁니다.
그러나 세리와 죄인들은 그리스도가 없다면 자신들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음을 압니다.  
 
그러니 그들은 회개한 이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어깨 위에 얹혀도 꿈틀대지 않습니다.
그분의 어깨에서 내려와 자신 뜻대로 가면 곧 죽음 목숨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약한 존재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잃어버린 은전 한 닢처럼 주인의 손에 있지 않으면 장롱 바닥에 떨어져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임을 아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회개입니다. 
 
회개한 사람들은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손에 쥐어지고 예수님의 어깨에 매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 기도입니다.
저도 주님께 감사하여 “주님, 제가 어떻게 당신의 은혜에 보답해 드릴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주님은 “나는 포도나무이고 너는 가지다.
가지가 나무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단 말이냐?
넌 그냥 나에게 붙어있기만 하여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가치는 나뭇가지에 불과합니다.
내가 그분께 드릴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아버지!”라고 불러드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분에게 떨어져 나가면 버려진 가지처럼 아무 쓸모가 없는 존재가 됩니다.
이것을 아는 것이 회개입니다.  
 
“당신의 가치는 얼마입니까?”라고 물을 때,
회개한 사람은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저는 저 스스로는 정말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아버지로 믿고 따르면 무한한 가치를 지닙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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