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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3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0-23 조회수 : 751

10월23일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복음: 루카 12,54-59 
 
따를 법칙을 갖고 싶다면 예외를 인정할 수 없을 때까지 실험하고 연구하라  
 
지금까지 예수님은 새로 태어남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동물을 낳고 있다면 나는 동물이고 내가 인간을 낳고 있다면 인간이며 내가 하느님의 자녀를 낳고 있다면 나도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이는 자연의 이치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좀처럼 하느님 자녀를 낳으려 하지 않습니다.
음식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것을 알면서도 좀처럼 절제하지 못합니다.
이런 이유는 무엇일까요?
막상 음식을 먹을 때는 ‘오늘은 예외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외 없는 규칙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외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법칙이 아닙니다.
개에게서 개가 태어나고 사람에게서 사람이 태어납니다.
이것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예외가 있을 수 없으니 법칙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자녀들을 낳지 못한다면 나는 그리스도의 자녀가 아닙니다.
이것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를 나무라십니다. 
 
“너희는 구름이 서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다.’ 하고 말한다.
과연 그대로 된다. 또 남풍이 불면 ‘더워지겠다.’ 하고 말한다. 과연 그대로 된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진리를 자신에게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에게만 예외가 존재할 것이라는 교만 때문입니다. 
 
도박에서 패가망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에는 딸 것이라는 착각 때문입니다. 이 착각이 반복되면 망하게 됩니다.
도박하는 사람들이 부자가 된다면 도박장이 돈을 벌 수가 없습니다.
도박하면 잃게 되는 것이 순리입니다. 도박해서 부자 된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무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내림 받은 무속인의 말을 들었는데, 나중에 자신을 도와주었던 신들이 자신이 필요 없게 되면 반드시 해를 가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모든 신내림 무당의 비참하고 예견된 말년입니다.  
 
무당들도 이것을 알지만 당장 지금의 이익을 위해 신을 우선 이용합니다.
그러며 자신에게만 마지막 예외이기를 기도합니다. 
 
진화론도 그렇습니다.
진화론은 항상 ‘예외’라는 가정하에서 출발합니다.
무생물에서 생물이 나오는 예는 없습니다.
그래도 예외는 있다고 가정합니다.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면 퇴화는 가능하지만, 진화는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예외는 있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예외를 남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교만 때문입니다.
자연이나 타인에게는 다 적용되더라도 특별한 자신에게만은 예외일 수 있다고 믿는 것이
교만입니다. 
 
이런 교만과 오류에서 벗어나려면 그 법칙을 자신에게 적용해보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예전에 어떤 목사님의 설교에서 들은 내용입니다.  
 
한 남자 신도가 육체적 쾌락에 빠져있었습니다.
출장을 자주 다녀야 했는데 갈 때마다 술집에 가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설교에서 죄가 주위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출장을 갈 때마다 가정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가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술집에 다녀올 때면 예외 없이 집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자녀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나거나 아내가 이상하게 자신을 대했습니다.
그런데 술집에 다녀오지 않고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면 집안이 평안했습니다.
몇 번을 반복하며 살피다 보니 죄를 지으면 ‘반드시’ 주위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간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나의 죄와 나의 거룩함이 이웃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 제자들을 거룩하게 하시기 위해 당신을 거룩하게 하신다는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는 예외일 거야!’, 혹은 ‘매번 그럴 리가 있나?’라며 자신에게만 예외규정을 두려 합니다.  
 
진리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하나의 자연법칙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비유 말씀은 나를 고소한 자가 재판관에게 나를 끌고 가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재판관에게 갈 때, 도중에 그와 합의를 보도록 힘써라.
그러지 않으면 그가 너를 재판관에게 끌고 가, 재판관은 너를 옥리에게 넘기고 옥리는 너를 감옥에 가둘 것이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심판으로 나아가면서도 심판에 대해 준비하지 않습니다.
지옥에 갈 사람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연옥에 갈 것이 확실하면서도 준비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자신은 특별하니 자신에게는 그런 법칙이 예외일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고소하러 가는 사람이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화해를 청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자신이 먼저 화해하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합니다. 
 
진리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예외가 없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진리입니다.
나만은 예외이고, 이번만은 예외일 것이라는 교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못 믿겠으면 자신에게 적용해서 실험을 꼭 해 보십시오.
법칙은 수 없는 실험을 반복하여 예외가 나오지 않을 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실험도 해 보지 않고 내가 옳다고 판단하는 것이 교만입니다.  
 
진화론은 실험으로 단 한 번도 증명된 적이 없는 것을 하나의 법칙처럼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인간의 교만이 만들어낸 오류입니다.
우리는 그런 오류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우리가 삶에서 분명히 실험하며 적용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실험하지 않고 믿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만약 믿지 못하겠거든 죄가 아닌 이상 정말 맞는지 안 맞는지 꼭 실험을 해 봅시다.
그러면 주님의 말씀에는 오류가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자신만 예외일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려면
실험하고 조사해 보아야 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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