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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10-22 조회수 : 719

10월22일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복음: 루카 12,49-53 
 
불이 붙으면 불을 붙게 함 
 
 
오늘 복음은 화요일부터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화요일 복음에서는 ‘깨어있음’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뜻에 깨어있다면 주님께서 그 사람의 시중을 드실 것이라 하십니다.
이 말은 내가 뜻을 따라주는 대상으로부터 내가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펭귄은 사막에서 살 수 없습니다.
창조하신 분의 뜻에 따를 때야만 먹이가 풍부한 남극에서 살게 됩니다.
수요일 복음은 그런데 주님의 뜻을 따름은 곧 ‘나도 누군가에게 양식을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것’
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주님으로부터 힘을 얻는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남극에 살더라도 자녀를 낳아 자녀를 키울 때야만 먹이가 풍부한 시기를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 두 내용의 결론으로써 ‘내가 새로 태어났다면 어떻게 누군가를 새로 태어나게 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는 결론을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라고 말씀하십니다. 
 
세례는 새로 태어남입니다.
이전의 내가 죽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분명 이전의 내가 죽을 때 흘리는 피가 있는데 그것으로 누군가가 불타게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오시는 그분의 피와도 같은 성령으로 뜨거워져 우리도 그분의 삶을 본받으려는 열정으로 불타오르게 됩니다. 
 
손흥민 선수는 올해도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엔 3-0으로 이기고 있다가 손흥민이 빠지자 10분 만에 3-3 동점이 되는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손흥민이 있게 만든 사람이 부친 손웅정씨임을 모두가 인정합니다.
손웅정씨는 지금도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가 안 되었다고 하며 이 하늘이 주신 기회를 하루하루 집중해서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며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말은 “저도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입니다. 
 
손웅정씨도 한 때 실업 축구선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축구선수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키가 작아서 몸싸움에서 밀렸고 기본기가 부족하여 공을 많이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들에 대해서는 엄청난 투자를 하였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손흥민이 다니던 학교 축구장에 매년 소금을 100포대씩 뿌렸고 축구공도 100개씩 기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에게만 유독 혹독한 훈련을 시켰습니다.
기술과 체력을 성장시키기 위해 훈련은 물론이요, 밥도 우유에 말아 먹게 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의붓아버지라 할 정도로 혹독하게 아들을 훈련한 것입니다.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술을 마셨을 때 아버지는 손흥민 선수에게 제정신이냐고 불호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이런 훈련을 아들 혼자 하게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손웅정씨가 먼저 일어나 최대한 똑같은 훈련을 자신에게도 했습니다.
자신이 무뎌지면 아들도 무뎌질 것을 알기 때문에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연구하며 먼저 자신에게 임상시험을 합니다.
그리고 손흥민 선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으면 그것은 반드시 습득할 수 있게 합니다. 
 
손흥민 선수에게 인성을 가르치기 위해 1년에 30권 이상의 책도 읽게 하는데, 손웅정씨가 먼저 읽고 밑줄까지 친 것을 아들에게도 읽게 한다고 합니다.  
 
이로써 손웅정씨는 진정한 축구인으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아들을 진정한 축구선수로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진정한 축구선수로 새로 태어났다면 그 사람은 분명히 축구선수를 탄생시키고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를 탄생시키지 않으면 진정으로 새로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그 사람은 또한, 자신과 같은 사람을 낳고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이고 하느님이 주신 법칙입니다. 
 
손웅정씨는 아들이 번 돈 170억으로 춘천에 손흥민 축구 공원을 만든다고 합니다.
또 다른 손흥민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손웅정씨는 말합니다. 
 
“170억으로 건물을 사면 너와 나는 앞으로 편하게 살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돈을 대한민국 축구 산업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면 그게 더 가치 있는 일이다.” 
 
아버지의 설득을 단번에 받아들인 손흥민 선수의 이 피 흘림은 또 다른 자신과 같은 이들을 탄생시킬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불을 붙이고 있다면 자신에게 불이 붙은 것이 확실합니다.
내가 또 다른 그리스도인을 탄생시키지 못하고 있다면 나도 아직 그리스도인으로 탄생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누군가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 흘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부모의 피 흘림 없이 태어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다 피를 흘리지만, 그 피가 또 누군가를
자신과 같은 사람으로 만들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자신이 부족하여 고생하는 것뿐입니다.  
 
따라서 부모의 피가 자녀에게 불이 됩니다.
그 불이 또 피를 흘리게 할 것입니다.
내가 또 다른 그리스도인을 탄생시키고 있다면 나는 비로소 그리스도인으로 새로 태어난 것입니다.
누군가를 태어나게 만드는 이는 이미 태어난 것이 맞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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