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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20-08-14 조회수 : 763

8월 14일 [연중 제19주간 금요일] 
 
에제키엘 16,1-15.60.63
마태오 19,3-12 
 
결국 끝까지 해내는 사람의 비밀! 
 
오늘 복음 말씀의 주제는 ‘결혼’입니다.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율법을 들어 이유가 합당하다면 아내를 버려도 좋은 것 아니냐고
예수님께 따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는 하느님이 맺어주셔서 한 몸이기 때문에 감히 인간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은 그러면 어째서 모세는 아내를 버려도 좋다는 율법을 주었느냐고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때는 이스라엘이 어린아이와 같아서 그것에 맞는 음식을 준 것뿐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사람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도 왜 결국엔 끝까지 가야 할까요?
왜냐하면, 결혼은 끝까지 가는 것이 성공이기 때문입니다.  
 
결혼은 행복이 목적이 아니라 결혼생활이 끝날 때 변한 나의 모습이 목적입니다.
내가 누군가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은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한 것입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란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며 많은 사람이 감동하였습니다.
분명 그 두 분 어르신들이 살아오면서 많이 다투기도 하고, 많은 실수도 서로 주고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갔기에 많은 분으로부터 박수를 받게 된 것입니다. 
 
‘삼국지’에서 삼국을 통일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유비도 죽고, 조조도 죽고 손권도 죽었습니다.
세 나라의 건국 영웅들이 다 죽었지만, 중국은 통일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유비의 ‘제갈량’과 조조의 ‘사마천’만이 마지막 두 영웅으로 살아남았습니다.
그런데 사마천은 항상 제갈량에게 패했습니다.
당대 제갈량을 이길 영웅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중국을 통일한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제갈량과 겨루어 승리다운 승리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마천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래 살았기 때문입니다. 
 
워런 버핏도 성공의 비결을 물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오래 살았기 때문입니다.” 
 
왠지 우스갯소리처럼 들리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한 가지 길로 끝까지 가면 반드시 어떠한 형태든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러나 중도에 포기하면 죽도 밥도 안 됩니다. 
 
여기서 끝까지 가는 사람들의 중요한 특징이 하나 나옵니다.
바로 끝까지 견디면 반드시 열매가 맺힌다는 믿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중도에 실패하는 것을 겁내지 않습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납니다.
일등이 목표가 아니라 끝까지 뛰어 결승점을 통과하면 그것이 이기는 것임을 압니다. 
 
사마의와 제갈량의 전투에서 사마의는 제갈량의 덫에 걸리지 않기 위해 시간만 끌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제갈량이 사마의의 마음을 흔들어놓기 위해 선물을 보냅니다.
그 비단으로 싼 상자 안에는 여인의 장신구와 옷이 들어있었습니다.
여자처럼 그러고 있지 말고 당당하게 한 판 붙자는 말이었습니다.  
 
사마의는 평정심을 잃지 않고 그 상자를 들고 온 군사에게 제갈량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군사는 제갈량을 자랑하였습니다.
음식도 반밖에 안 드시고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않으며 업무에 집중하고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사마의가 생각했습니다.
‘얼마 못 가겠군!’ 
 
결국, 천하의 제갈량은 54세에 과로로 사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중국통일의 주인공은 사마의가 되었습니다. 일단 시작했으면 끝까지 가야 합니다.
승리하는 것보다 끝까지 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가는 것만이 좋다는 것을 안다면 게으를 수 있습니다.
열매는 맺히겠지만 볼품없을 수 있습니다.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합니다.
가정생활을 엉망으로 하면서 끝까지 가기만을 고집한다면 그 결혼생활에서는 끝까지 견뎌낸 상대만 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빠져서 안 되는 것은 ‘소명’입니다.
이것 역시 믿음입니다.
바리사이들은 결혼의 주체가 자신이라 여겼지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결혼의 주체가 하느님입니다.  
 
하느님께서 일을 맡기신 것이니, 당연히 끝까지 가야 하면서도 ‘잘’ 가야 합니다.
어머니가 심부름을 시켰는데 갔다 오기만 하면 성공이라고 여기고 다른 곳을 헤매다가 다음 날 들어온다면 비록 일은 했으나 칭찬을 듣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일을 하거나, 누구와 결혼하기 전에 반드시 그것이 ‘하느님의 뜻’인지, 나에게 맡겨진 ‘소명’인지 살펴야 합니다.
결혼하기 전에 반드시 하느님 앞에서 그 상대가 주님께서 선택하신 상대인지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확신이 있으면 결혼하고, 일단 결혼했으면 끝까지 가야 합니다. 
 
사마의가 관직에 올라도 될 나이가 차자 조조가 그에게 벼슬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조조가 두려운 나머지 그 벼슬을 거부했습니다.
이는 북한에서 김정은이 내리는 관직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사마의는 조조의 성격을 알기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죽임을 당할 것이라 여긴 것입니다.
그리고 중풍 병자 흉내를 냈습니다.
이를 믿지 않은 조조는 사마의를 염탐하게 시켰고
사마의는 몇 년 동안이나 중풍 병자 흉내를 내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조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사마의도 이 정도면 하늘의 뜻이라 여겨 결국 받아들입니다.
사마의는 이후 몇 대의 조조 후손을 임금으로 모시며 통일의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끝까지 가려면 하늘의 뜻인지 구별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늘의 뜻임을 확신한다면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결과도 좋습니다.
중도에 포기하는 일도 없습니다. 시련을 잘 견뎌냅니다.  
 
‘끝까지 가는 게 이기는 것이다.’,
‘이 일을 맡기신 분이 주님이시다.’  
 
이 두 믿음만 있다면 끝까지 가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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