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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29 조회수 : 577

7월29일 [성녀 마르타 기념일] 
 
요한 1서 4,7-16
요한 11,19-27 
 
감사할 일이 없는데 어떻게 감사하나요?  
 
우리는 감사해야 더 감사한 일이 많이 생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감사는 은총을 받기 위해 우리가 은총을 주시는 분께 내어놓는 손과 같습니다.  
 
크게 벌리고 있어야 더 큰 은총을 주십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은 감사할 일이 없는데 어떻게 맨날 감사하느냐고 묻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당연히 감사해야 할 때는 감사하며 잘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에서까지 감사할 수 없다면 아직은 잘 감사하며 사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죽음 앞에서까지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완전한 믿음일 것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는 마르타 성녀는 예수님 당시는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오빠가 죽은 상황에서 감사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마르타가 믿음이 완전했다면 주님께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라는 원망 섞인 말은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부활이요, 생명이라면 그 은혜를 이 세상에서 더 받고 다른 이들에게도 믿음을 전하는 도구로 쓰이는 것에 감사해야 하지 않느냐는 뜻입니다.  
 
가장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으려면 주님께서 생명이요 부활이심을 믿어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틀 안에 하느님의 자비를 가두려 합니다. 
 
배우 겸 방송인 문천식씨가 한 TV 방송에 나와서 뜨거운 눈물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어린 아들 때문입니다.
그는 아들이 선천성 화염상모반이라는 희귀질환에 걸렸습니다.
해당 질환은 모세혈관으로 이뤄진 양성종양으로 붉은 반점이 피부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는 녹내장을 동반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는 태어난 지 6일 만에 수술해야 했고, 수면 마취 12번, 전체 레이저 시술은 17번을 받았습니다.
갓 태어난 작은 아기에게 주삿바늘을 꽂아 가면서 전신 마취해 수술하는 모습을 보는 부모 마음은 미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소금이 있는 음식을 먹으면 붓거나 혈압이 올라가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눈 안압이 올라가서 온 가족이 음식을 늘 싱겁게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천식 부부는 아기 첫 돌 때 이러한 편지를 읽어주었다고 합니다. 
 
“지난 일 년간 엄마아빠가 눈물로 기도하며 깨달은 것이 있단다.
우리가 널 키우고 걷게 하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네가 우리를 바로 서게 만들더라.
세상에 널 만드시고 가족으로 만들어주신 하느님께 영광을.” 
 
어떠한 삶의 밭에서도 감사의 보물을 발견할 줄 아는 것이 믿음입니다.
우리 삶의 밭에는 항상 보물이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밭을 적극적으로 일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돌밭에서 어떻게 농사를 짓느냐고 불평하기 때문입니다.  
 
보물이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밭을 열심히 갈다 보면 반드시 그 밭에서 보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보물이 항상 ‘감사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사할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보물은 믿음이 있어야만 발견이 됩니다.
반드시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눈에 보입니다.
그 믿음은 바로 하느님께서 역사를 초월해 계시고 그래서 그분께서 주시는 모든 것들은 다 은총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합니다.
이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모든 상황에서 감사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독일의 한 중년 그리스도인이 대학병원의 수술실에서 설암 때문에 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취 주사를 손에 든 의사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마지막으로 남길 말씀은 없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글로 쓸 수는 있겠지만 혀를 사용하는 언어는 이것이 최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간호원, 조수, 수습 의사들을 비롯하여 둘러선 모든 사람의 표정과 분위기는 심각했습니다.  
 
잠시 침묵과 긴장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마다 만일 나에게 한 마디 언어 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 누구의 이름을 부를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두 줄기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환자의 입이 움직였습니다.
그는 같은 말을 세 번 되풀이함으로써 최후의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주 예수님, 감사합니다. 주 예수님, 감사합니다. 주 예수님, 감사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라자로가 죽도록 버려두신 이유는 썩은 몸을 부활시켜서 이스라엘 백성이 믿게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라자로와 그의 누이들은 이 일을 위해 희생제물로 봉헌된 것입니다.
그분이 부활이요, 생명이라고 하신 이유는 내가 죽더라도 은총임을 믿으라는 뜻입니다.  
 
부활이요, 생명이 우리 곁에 있으니 지금 죽어야 한다고 할 때도 그 안에서 감사를 찾아냅시다.
우리 앞에 부활과 영원한 생명이신 분이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감사할 일이 전혀 없을 때조차 감사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 곁에 계신 분이 부활이요, 생명이시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그분보다 소중한 은혜는 없습니다.
그분이 항상 우리 곁에 계십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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