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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27 조회수 : 609

7월27일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예레미야 13,1-11
마태오 13,31-35 
 
늙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입니다.
익으면 성공한 인생을 산 것입니다.
익는다는 말은 내 안의 어떠한 가치를 향하여 꾸준히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그 가치란 하늘 나라의 행복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행복에 조건을 붙이기 때문에 지금의 행복을 잃습니다.
익어간다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복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 향상한다는 뜻입니다.  
 
현 코로나 시대에 죽음 앞에서도, 가장 큰 고통 속에서도 행복을 잃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 안에 ‘사랑’을 성숙시킨 이들입니다. 
 
지난달 멕시코에서는 한 손자가 코로나19에 걸려 쓰러진 할머니에게 필사적으로 인공호흡을 하는 사진이 화제가 됐습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손자는 코로나19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고 멕시코시티에 있는 병원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병원 주차장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손자는 곧 바로 할머니에게 인공호흡을 시도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로 전염되기 때문에 인공호흡은 감염 위험이 큰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할머니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도 그의 할머니는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4월 미국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노부부가 병원으로 떠나기 전 찍은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됐습니다.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진의 주인공은 조셉 델리스(88)와 욜란다 델리스(83)입니다.
조셉과 욜란다는 40년 전 브루클린의 한 볼링장에서 만나 데이트를 시작했고, 10년의 연애 끝에 지난 1992년 결혼했습니다.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욜란다는 관절이 나빠져 계단을 오르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약해졌고, 알츠하이머 진단까지 받으며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됐지만, 그들은 여전히 함께하며 서로를 아꼈습니다. 
 
그러던 중 이들 부부가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에 걸리며 비극이 찾아왔습니다.
부부는 병원에 가기 전 서로의 마지막을 직감하며 작별의 키스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들은 며칠 후 함께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팔레스티나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어머니를 보기 위해 매일 밤 병원 벽을 기어오른 아들 자하드 알스와이티(30)씨도 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몇 주 전 기침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이미 백혈병으로 몸이 쇠약해져 있는 상태였고, 병원 측은 생존 확률이 극히 낮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몸이 좋지 않았던 어머니는 입원하게 됐고, 감염 위험으로 면회는 금지됐습니다.
그러자 알스와이티는 매일 밤 병원 건물의 배수관을 타고 올라 창문 너머로 어머니를 지켜봤고, 어머니가 잠들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이 같은 사연은 병원 근처를 지나던 사람이 그의 모습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난 16일 끝내 그에게서 어머니를 빼앗아 갔습니다.
어머니는 그날도 창 너머에 있는 아들의 얼굴을 본 뒤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머니는 죽음 앞에서도 아들의 사랑을 느끼며 불행하다 느끼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참조: ‘코로나로 생명은 잃었지만 ... ’, 박수현 기자, 머니투데이, 2020.7.25]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습니다.
행복은 마치 작은 겨자씨처럼 우리 안에 뿌려져 큰 나무가 됩니다.
그 행복을 추구한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람이 됩니다.
그의 곁에 머무는 사람들이 그 사랑을 받기 때문입니다.  
 
늙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야 하는 이유는 익은 것의 씨가 또 열매를 맺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익은 사람이 아니기에 누구의 마음에도 행복을 줄 수 없습니다.
남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면 자신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 행복의 나무 밑에 새들이 와서 쉴 수 있습니다. 
 
일본 최고 납세자 ‘사이토 히토리’씨도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행복’이라 말했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어야 내 삶의 밭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보물을 발견합니다.
그래야 그 행복을 잡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다 쏟을 수 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마음 상태가 어떤지에 집중합니다. 
 
“나는 이따금 마음이 고통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마음의 균형이 깨졌구나!’라고 생각하고, 그 균형을 깨뜨린 원인이 어떤 욕심인지
생각해봅니다.
그러면 ‘아, 나한테 이런 욕심이 있었구나!’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리고 행복해지는 비결을 이렇게 말합니다. 
 
“중졸 학력에 돈도 없었던 내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신을 믿고 신이 기뻐하는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신이 싫어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이치를 말하다」, 사이토 히토리) 
 
신이 좋아하는 일은 사랑입니다.
그리고 사랑이 행복하게 합니다.
그것을 키워가는 것이 인성의 성숙입니다.  
 
행복의 씨앗은 마치 누룩처럼 우리를 완전히 변하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매 순간 고통스러우면서도 행복할 줄 압니다.
그런 사람이 하늘 나라에 합당한 사람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사랑의 씨앗을 받아 그 사랑 때문에
매 순간 행복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한 번에 익는 열매는 없습니다.
매일을 사랑으로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는 연습의 장으로 삼아야 합니다.
익은 사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고 타인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때 늙은 것이 아니라 익었다면
성공한 인생을 산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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